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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지금Minow Dec 31. 2023

브런치 덕분입니다.

2023년 브런치 도전하길 잘했다.


2023년에는 조금 더 본격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며, 같은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담아보고 싶었다. 동영상 편집 어플 구매를 했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구독 취소를 했다.



여튼, 브런치 작가에 도전을 해서 내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며칠 전 발표 난 브런치 공모전을 보고 더 늦기 전에 나의 이야기를 엮어야겠다 생각하고, 불도저처럼 밀고 나갔다. 다행히 비행이 많지 않던 주간이라 내가 글을 쓰는 데 할애할 시간이 더욱 많았다. 가 적기로 결정한 스토리는 내가 승무원으로 일을 하면서 조종사 공부를 마친 과정이다. 풀타임으로 공부에 전념했더라면 1년 반에서 2년이면 끝이 난다. 하지만 비행과 공부의 병행, 퇴사 후 공부하러 갔을 때 엉켜버린 스케줄, 재입사와 코로나까지. 모든 나의 여정은 7년이 걸렸다.


이 짧은 7년을 한 시간 내외의 스토리로 열심히 담아내고 있었다. 띵띵 띵


잘 울리지 않던 브런치의 알람이 울리며, 조회수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유는 브런치 스토리에 '퇴사하고 날벼락 맞음'이 메인 페이지에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 글로 무언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나아갈 수 있는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거진에 실리다! 

@투룸 매거진 35호에 실린 나의 이야기


브런치에 연동이 되어있던 이 메일로 제안이 들어왔다. 투룸 매거진이라는 곳에서 나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해서 담고 싶다고 하셨다. 몇 개 올라와 있지 않은 비루한 나의 브런치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는 게 감사하면서도, 내 이야기가 인터뷰에 실릴 만큼 대단한 이야기는 아닌데... 두 가지의 생각이 밀려들었다.


비행을 하면서 글을 이어서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거기에 인터뷰까지. 일단은 해보자! 편집자님께서 편안하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잘 이끌어주셨다. 원고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가 깊이 있게 설명을 해드리지 않아, 이야기가 내가 의도한 대로 가지 않았다. 그래서 수정 과정을 거친 후 드디어 매거진이 나왔다. 나의 여정에 함께 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매거진을 보내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의 목표를 이루게끔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시간을 내서, 기회가 될 때 항상 고마운 마음은 나누면서 잘 살아야겠다.'





'이거 봐! 자기가 보내준 사진이 메인 페이지에 떴어.'


내 남자친구는 조종사다. 덕분에 내가 하는 공부, 그 과정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해 뜨고 지는 풍경을 너무 좋아해, 비행을 할 때마다 하늘에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준다. 이런 소중한 사진들은 비행 관련된 글을 쓸 때 내가 즐겨서 사용하는 이미지이다. 아직 내가 비행기 안에서 찍는 풍경은 창을 통해서 보이는 하늘인데, 이렇게 탁 트인 사진을 보면 동기부여가 엄청나게 된다. 저기가 곧 나의 일터다! 


하루는 내 블로그에 조종사 과정에 대해 달린 댓글을 모아 글을 작성했었다. 교육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드는 고민들, 교육 과정들 등등. 글 하나를 작성하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적도 없었다. 이 길을 시작하려 출발점에 서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제대로 알려드리고 싶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았겠지만. 



글을 적은 후 한 달이 지나 오늘의 스토리에 뜬 내 글을 보았다. 

나는 얼른 스크린캡처를 해서 남자친구에게 보내주었다.


나 : "이거 봐!! 내 글이 메인 페이지에 올랐어. 이 사진 기억나지??"


남자친구 : "우와~ 나는 그럼 작가 남자친구인 거야?" 


나 : "앞으로 멋진 사진 계속 배급 부탁해."


남자친구 :"아니, 안 할 건데? 이제는 자기가 조종사 돼서 직접 사진 찍고 글도 써."


"That sounds better."




고마운 독자분들 덕분에 나의 브런치에 9만 명이 넘는 분들이 방문해 주셨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적기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도 겨우 4만이 넘었는데, 거기에 비해 1년 동안 글에 대한 응원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다. 비슷한 관심사, 고민을 가지신 분들의 글을 읽고 위로와 응원을 받기도 했다. 내가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의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생기기도 했다. 



올 한 해 잘한 일들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브런치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다시 한번 내년을 돌아보면서 마치는 글을 적을 때는 이렇게 적고 싶다. 2024년 가장 잘한 일은 '꾸준히 브런치 활동을 한 것'이라고. 



아쉬웠던 것은 올해에 남겨두고, 이루고 싶은 일에 대한 설렘을 가득 안고 새해를 맞이해야겠다. 


브런치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도 다가오는 한 해 좋은 기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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