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작은 방 안은,
나의 바닷가였다.
한달 430유로짜리 더블 베드룸
침대 밑에선 곰팡이가 조용히 자라고
라디에이터는 한밤중 탁, 탁. 하고 울었다.
온갖 감정들이 파도 되어 몰려오던 그 방안.
나는 외롭고, 또 자유로웠다.
비가 많이 내리는 한 겨울 밤.
라디에이터는 또 탁, 탁. 하고 울었다.
전기담요에서 나와 발을 녹였지.
따뜻함이 달아나기 전에 수면양말을 한 겹 더 신고,
내 작은 등을 라디에이터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내 작은 몸뚱이에 따땃한 온기가 스며들고,
라디에이터는 탁, 탁. 하고 울었지.
레몬을 예쁘게 잘라 정향을 끼웠지.
따뜻한 물에 설탕과 위스키와 정향 끼운 레몬을 넣어 홀짝였다.
주홍빛 가로등 불빛은 고깃배 불빛마냥 일렁대고
타닥대는 촛불은 빗소리에 춤을 추며 바다의 노래를 불렀다.
탁탁. 타닥 타닥. 탁.
라디에이터 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