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 작업이 완료되었다면,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된다. 목공과 타일이다. 여기서부턴 이제 어떤 이슈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노트북과 핸드폰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 빠른 판단력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요하는 일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먼저 일정에 대한 계획이 많이 어그러졌다. 문틀이 있어야만 문틀을 기준으로 타일을 붙이기 때문에, 순서는 목공 -> 타일 이 돼야 했는데, 잘하시는 목수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정을 설 전에 일주일 동안 하려 했는데 실패하고, 설 다음 주로 잡게 되었다. 목수분 일정을 맞추고 나니 타일 작업하시는 분과도 살짝 충돌이 생겼다. 하루정도 일정이 겹치게 되었다. 원래 설 이후에 하려던 화장실 도기세팅, 화장실 천장, 새시필름, 새시모헤어, 가구실측 각각 업자를 불렀는데 모두 일정이 겹치게 되었다. 연락을 드리고 일정조율하고, 양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앞서 기반 작업하면서 추가되는 공정도 생겼다. 철거하는 과정에서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우물천장 몰딩이 띄어져 있었다. 이참에 우물천장을 없애버리게 되었고, 전기작업하시는 분이 인터폰을 만지다가 떨어트리셨는데, 떨어질 때 안쪽 선까지 뽑혀버려서 셀프로 기계만 교체하는 게 어려워 작업자를 불러야 했다.
에어컨 기사님이 에어컨 자리를 타공하고 보니, 천장에 목각이 붙어있어야 하는데 목각이 떨어져 있고 천장이 가운데가 축 쳐져서 천장 보강 작업이 필요했다. 화장실 타일 작업하는 동안에는 물이 뚝뚝 떨어져서 알고 보니 윗집에서 물이 세고 있었고, 우리 집에 배수구는 막혀있어서 뚫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 와중에 나의 실수도 꽤나 크리틱 했다. 화장실 천장이랑 도기세팅할 때 옆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무엇을 둘지 옆에서 말씀드리는 게 좋다고 해서 오전에 10시까지 가기로 했다. 작업 전에 화장실에 3인치 다운라이트 2개를 두려고 한다고 했다가 너무 어두울 거라고 하신 게 마음에 걸렸다. 당근에서 동일한 제품을 파는 사람이 있어서 아침에 8시 반에 문고리 거래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막상 가보니 문고리에 제품이 걸려있지 않았다. 게다가 몇 층인지만 알려주고 몇 호 인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대략 인테리어 한 거 같은 집이 하나여서 거기만 집중적으로 초인종을 눌러보고 당근 메시지도 여러 번 남기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30분 만에 돌아섰는데, 공사 현장으로 가는 중간에 다시 연락이 왔다. 아이 재우다가 깜박 잠이 들었고, 아이 때문에 초인종을 무음으로 해두셨다고 하시며 굉장히 미안해하셨다. 다시 왔다 갔다 하면 10분 정도 늦을 거 같았다. 고민하다 얼른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10분은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거래하기로 했다. 10시쯤 되자 출퇴근시간으로 굉장히 막혔고, 결국 원래 시간보다 30분은 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화장실 천장은 작업 전이라 조명 타공은 무사히 할 수 있었지만, 도기 세팅은 작업자 분께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생각지 못한 높이에 샤워 수전이 달리게 되었다. 고작 만원도 안 되는 다운라이트 때문에 여러 사람 불편하게 한 거 같아 마음이 쓰였다. 씻으려고 물을 틀 때마다 수전이 낮아서 다리를 살짝 굽힐 때마다 나의 실수를 생각한다. '중요한 일정 앞에는 불투명한 일정을 넣지 말자'
## 5,6,7일 차 : 목공/타일작업
## 8,9일차: 타일 메지(케라폭시를 한다면 가능한 메지 작업 후 말리는 시간을 길게 둬야 한다. 우리는 메지가 엉망진창이 되어서 다시 뜯고 작업하게 되었다.)
## 10일차: 화장실 천장, 도기, 새시 필름, 모헤어 교체(시간이 난다면 새시 작업 전에 창틀 청소를 좀 해두고, 샤시 작업할 때 기사님이 샤시 떼셨을 때 손이 안 닿았던 부분을 청소해 주면 좋다. 그땐 생각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