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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Mar 18. 2024

반셀프 인테리어 리뷰5


  메지는 백시멘트로 하려다가 케라폭시가 내구성이 좋다는 말에 케라폭시로 시공하게 되었다. 케라폭시가 백시멘트 보다 걸쭉한 탓에 작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타일 쪽에서 작업을 꺼려하셨다. 유튜브로 보니 생각보다 작업이 쉬워 보였다. 그래 반셀프도 하는데 셀프도 해보자.

  먼저 어느 부분에 메지를 채울지 정하고, 필요한 양이 얼마나 될지 알아보았다. 설명에는 화장실 2개에 한통이면 충분하다는 말에 화장실 2개만 우리가 메지를 한다고 타일 쪽에 얘기하고 1통을 주문을 했다. 막상 배송이 왔는데, 적어 보여서 하나 더 주문했다. 타일 아저씨들이 주방벽타일과 현관바닥, 베란다 바닥 메지를 채우지 않으셨다. 주방은 3면 벽전체 타일이었다. 또 의사소통 실패구만. 다시 또 주문해야 하나 걱정이었는데 나중에 보니 딱 알맞았다. 메지 두통으로 모든 타일 있는 곳을 다하고 살짝 남아서, 나중에 맘에 안 드는 부분은 다시 긁어서 파내고 다시 하고 나니 딱 알맞게 잘 썼다.

  저울은 원래 쓰던 주방용 저울에 지퍼백을 씌워 보호하고, 옵션으로 우리는 초보니까 케라폭시 제거제랑 실리콘헤라를 함께 사서 지워가면서 했다. 처음엔 엉망이었다. 금세 굳는다는 말에 틈새를 채우고 맘에 안 드는 부분을 지우는 과정을 한 칸 한 칸씩 해나가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제거제가 독한 냄새가 많이 났는데, 하루종일 맡고 있으니 몸이 아주 힘들었다.

  둘째 날은 삼촌이 도와줬다.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 해야 더 잘되는지 알고 계셨고, 제거제 없이도 쉽게 작업할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대충대충 틈새를 일단 메꾸고 스펀지에 물을 흠뻑 묻혀 물바다로 만들어 잘 굳지 않는 상태에서 스펀지로 문질러서 매끄럽게 만드는 방식이었는데 방법을 알고 나니 순식간에 끝이 났다.

  다음날 다른 시공자 분들이 오셨는데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백시멘트는 6시간이면 마른다는데 케라폭시는 완벽히 마르는데 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몰랐다. 여기저기 신발로 밟아 얼룩덜룩해진 메지를 보며 맘속으로 광광 눈물을 흘렸다. 보통 양생하는데 열흘정도 걸린단다.

  나중에 남편이 이렇게는 안 되겠다며 긁어서 다시 보수 작업을 했다. 주방벽 메지 넣을 때 후드 뒤엔 잘 안보이겠거니 싶어서 대충 했는데, 나중에 주방하부장이 생기고 보니 인덕션과 후드 위치가 안 맞는다. 후드를 10센티 넘게 이동해야 했다. 보수 작업은 필수 인가보다.

  참고로 메지는 옷에 묻으면 절대 지워지지 않을뿐더러 세탁기를 돌리면 메지 냄새가 세탁기에 배어서 세탁조 청소를 해야 한다. 엄마가 옷이 꼴이 이게 뭐냐며 메지작업한 날 입었던 옷을 세탁기를 돌려주셨는데 다음날 엄마한테 더 많이 잔소리를 들었다.

  다음에도 셀프로 할 거냐 하면 할 거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땐 나이가 많이 들어서 체력이 될지 싶긴 하다. 그래도 주변에 사람들이 고려하고 있다면 요 내용이 도움이 됫음싶다. 꽤 재밌기도 하고 뿌듯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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