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쭈꾸미 Jun 10. 2024

바가지 쇼핑


  아버지 환갑 기념으로 가족끼리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인상 깊었던걸 꼽아보자면, 아버지의 바가지 쇼핑이다. 150만 원짜리 건강 보조 식품을 가격 비교도 없이 영업사원 말에 홀라당 넘어가 지갑을 여는 아버지의 모습은 너무 나도 속상했다. 신발 하나 사려고 ‘다나와’도 들어가 보고, ‘당근’도 열심히 활동하던 아버지였는데, 판단력도 흐려지고 주위 가족들 말은 듣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러다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진 않을까 걱정도 되었다. 무너진 아버지의 모습에 화가 나 이해가 안 간다며 쓴소리 하는 막냇동생과 ‘내가 나를 위해 이 정도 선물은 해줄 수도 있잖아. 날 위한다는 말은 앞으로 하지 마’라며 오히려 더 크게 정색하며 화내는 아버지 사이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막냇동생이 카드 수수료 혜택이 있어서 결제하고, 아빠가 나중에 주기로 했다. 그리고 여행 다녀오니 놀려먹을 수 있는 스토리가 생겨서 좋았다.



  

작가의 이전글 즐거운 주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