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창업기
“대장님 혹시… 워너고트립 망했나요??” 아니!! 다행히 아직이야�
가끔 생각이 났지만 힘드실 것 같아서 연락을 못 했다가 설날이라
연락했다고 했다~~
난 그냥 잊지 않고 연락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다행이야~ 아직은 하고 있어서�’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연락이 오면
‘기억 못하실 수도 있지만…’이라는 말로 대부분 연락을 시작한다.
시간이 지났고 그 뒤로도 많은 사람과 여행을 했을 거라 기억을 못할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참가자를 기억한다.
지원서를 쓰고 참가하는 우리 여행의 특징 덕분에 한 명 한 명 인터뷰도 하고 지원서도
오래 봐서 대부분 기억을 하는 편이다.
오히려 나는 기억하는데 참가자가 나를 기억하지 못할까 고민이 될 때가 더 많다.
나는 팀을 맡아서 나가는 인솔자에게 ‘우리에겐 반복되는 여행이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 여행을 오기 위해 많은 시간 고민하고 준비한 사람들의 여행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그런 여행의 좋은 기억에 우리가 있다는 건 정말 영광스럽고 즐거운 일이니 최선을 다해야 한다’ 라는
말을 해준다.
나는 아직도 좋은 여행의 기억으로 찾아오고 연락해주는 참가자(단원 또는 되고 싶은)들이
너무 반갑고 고맙다.
‘기억해줘서 고마워�’
코로나 직후 15명이 넘던 동료들이 2명이 되고, 여행을 언제 다시 떠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사실상 회사를 잠시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때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건 참가자와 동료들이 했던 이야기 덕분이었다.
‘긴 휴가가 생기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 프로그램에 참가자로
참여하고 싶다는 동료들이 많았을 정도로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좋았다.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참가자가 부러울 정도였다.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남겨준 후기들
‘다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취업 전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첫 여행이 된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살면서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평생 만나고 싶은 인연을 얻었다.’
모두 적어 자랑하고 싶지만. 정말 기분 좋은 후기가 많다. 단점이라고 써준 후기 역시도 애정으로 느껴졌다.
이런 후기들이 작년 멈출뻔한 회사를 다시 달릴 수 있게 만들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도 무언가를 다시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고 그런 용기를 준 여러분과 평생 좋은 인연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했지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얼마 전 실제로 ‘우리 프로그램에서 만나 7년간 연애 끝에 결혼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녀왔어요 ^^)
인연의 시작이었던 여기에 꼭 결혼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정말 별다른 일이 없다면
결혼식도 가겠다고 전했고
지금까지 기억해주고 인연의 시작이 되어줘서 감사하단 말을 들었다. 사실 내가 더 고마웠다.
서로 모르던 참가자들이 여행을 통해 만나 결혼하는 3번째 결혼이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여행 다녀온 뒤 서로의 크고 작은 경조사를 챙겨주는 사이로 발전한 많은 참가자를 본다.
#워너고트립으로 여행이 끝난 이후도 서로 만날 때 마다 태그를 달아주는 고마운 인연들이다.
코로나 이후 2년이 되었다.
모두에게 여행이 떠나고, 우리에겐 대부분의 직원이 함께하지 못하게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이 워너고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라는 후기처럼
나도 더 많은 사람이 워너고를 통해 더 다양하고 즐거운 것들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찾기로 했다.
모두가 떠난 뒤 우리는 몇 년 동안의 피드백 자료를 검토하고 다양한 여행지를 공부하고 새로운 사업들도 준비해보고 개발, 서비스 기획 등 그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지나쳤던 많은 것들을 시도했다. 업무에서도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 바꿨다.
그렇게 우리 방식대로 코로나에 이기는 방법을 찾아보면서 버티고 있었다.
*
그러던 중 코로나로 언제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몰라 대부분의 여행사가 폐업 위기라고 연일 뉴스가 나오던 작년 여름,
다양한 방법을 찾다가 투자를 받을 기회를 만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막상 기회를 만들고 보니
‘우리가 그런 걸 받을 만한 회사일까?’, ‘우리가 한다고 될까?’, ‘더 큰 회사들도 있는데..’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이런 못난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우리 회사는 지금 코로나라서 특히 보여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함에 월터라고 되어 있는데 영어 이름 쓰시나 봐요?’
네~ ‘님’ 문화 보다 더 편하게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 영어 이름을 썼었거든요.
자신의 비전을 떠올릴 수 있는 영어 이름을 골라서 부르기로했었어요.
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영화 제목 때문에 ‘월터’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막상 내가 그런 이유로 이름을 정했다는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고 보니 조금은 유치하지만 이름대로
‘그냥’ 상상을 현실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해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그냥’의 힘은 쎄다.
그때부턴 우리가 가진 규모의 단점은 무엇이든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의 장점으로 보이고
우리가 보는 여행의 미래와 바꾸고 싶은 문제들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느껴졌다.
우리보다 여행 경험에 더 집착하고 참가자들이 좋은 여행을 하길 진심으로 생각하는 회사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들에 생각을 믿어보자’
‘더 많은 사람에게 워너고를 보여주자’
지금도 생각하면 떨리지만 많은 임직원 앞에서 발표도 하고 몇차례 추가 미팅도 하고
부족함을 많이 느낀 숙제검사같던 회계 실사도 마무리하면서 다른 방향으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결국 2021년 9월 오피스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인터파크 같은 규모가 원래 컸던 회사들을 제외하고 코로나 시국에 그룹 여행을 하는 회사로는 거의 유일한 투자유치였다.
그 뒤로도 그동안 해온것은 사업이 아니었구나 싶을 정도로 내부 시스템을 바꾸고 지적받은 미흡한 부분들을 채우는 시간을 보냈다.
몇 차례 정말 이대로 끝인가 싶은 순간들도 갑자기 찾아오기도 했지만
늘 그랬듯이 위기는 계속 있을 것이고 우린 또 이겨내며 성장할 것 같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의 일들은 잘 마무리되고 2022년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아안아안 캠페인이라는 걸 혼자 만들어서 하고 있다.
바쁘더라도 감사함을 전하고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것도 그 캠페인 리스트 중 하나다.
왠지 일기를 인터넷에 쓰는듯한 기분이지만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해준 사람들에게 정말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뭐든 틀려도 지금부터는 계속 시도하고 노력해 보겠습니다. 머릿속에서만 안된다고 생각해서 진짜 안 하면 정말 아무일도 안 일어나니까~ 그냥 앞으론 그냥 계속해보려고요!! 참가자 및 인연이 된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 함께 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이상한 일들을 많이 시도하고 수습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혼나고 욕먹고 다시 시도하는 일들이 많이 있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과정에서 무언가 배우겠죠. 그 과정들도 앞으로는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2012년 문화놀이터부터 워너고트립까지 참가해준 모든 분들과 함께 인연이 된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20대에 처음 창업을 할 때 최선을 다해서 망해보자는 다짐으로 시작했었습니다.
몇 번의 큰 위기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통해 계속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워너고를 더 많은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그리고 최고의 여행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최고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늘 그랬듯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뭐가 이미 잘 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시작을 알리는 출사표입니다! 워너고트립 이제 시작합니다.
‘대장님 워너고트립 망했나요??” 아니!! 다행히 아직이야�
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