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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Nov 28. 2019

20191128 단상

#1. 장기 실종가족 몇 분을 인터뷰하다 시지프 신화가 떠올랐다. 하여 이를 비유로 글을 쓰려 했으나 자제했다. 장기 가족이 실종자를 찾는 행위 자체만을 숭고히 여기는 것은 그들을 기만하는 짓이기에. 끝 없이 바위를 산으로 올려야만 하는 행위와 계속해서 실종자를 찾는 행위는 달라야만 하기에. 무엇보다 실종가족은 죄를 짓고 벌을 받는 게 아니다. 악랄하게 생각한다면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다.


#2. 자신이 우스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볼 때면 웃음이 절로 난다. 오늘이 그랬다. 악재가 겹겹이 쌓인 오후 4시경 나는 혼자서 입꼬리를 올렸다. 동시에 탄력 있게 숨도 내뱉었다. 마음이 어둠속으로 침전하지 않았다. 그저 약간의 신경질과 함께 웃음이 났다. 


#3. 잘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말들을 늘어놨다. 같이 대화하는 이들의 말도 더해졌다. 말은 계속해서 불어났다. 잘 하고 싶은 것과 더 멀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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