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주가 가리키는 길
일기 형식의 글에서 몇 번씩 언급했듯, 3년전 봤던 인생 첫 사주는 2021년에 내게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일렀다. 당시 나는 취준생이었지만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팀이 바뀌고 이직도 할 수 있고 들었다. 물론 이사를 할 수도 있고, 나아가 인생이라는 기나긴 시간 가운데 자주 찾아오지 않을 변곡점이 될 수 있음을 뜻했다.
사주를 통해 들었던 모든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가장 먼저 직장 내 팀이 바뀌었고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이사를 갔다. 그로부터 5개월 뒤에는 직장을 옮겼다. 중간에 새 애인도 만나게 됐다. 애인을 통해 처음으로 서핑을 접하기도 했다. 2021년이 끝나기까지 네 달을 남겨두고 나는 이제 그 여럿의 변화들에 적응해 가고 있다.
#2. 인생 첫 클라이밍화
2021년은 단순히 난생 처음 겪는 변화만으로 채워지진 않았다. 이 해는 지연된 미래이기도 하다. 취준생 시절 일주일에 네다섯번씩 클라이밍장을 다녔던 시절 샀어야 할 클라이밍화를 이제야 샀다. 8월 12일 목요일에. 처음 클라이밍화를 사야지 마음 먹었던 시점에서 2년도 더 지나왔다.
돌고 돌아 내 발에 아직은 꼭 맞지 않은 클라이밍화가 신겨졌다. 신을 신고 10초만 있어도 발이 부서져 버릴 듯 아프지만 꼭 맞는 신발을 얻기 위해 감내해야만 하는 과정이다. 꼭 맞는 신을 신으면 발의 형태가 갈고리로 확고하게 잡히는데, 이 때 발 끝으로 홀드에 서면 팔에 드는 부담이 덜해진다. 언제나 피로는 팔부터 오기에 좋은 신을 신으면 더 좋은(?) 클라이밍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관장님이 추천한 사이즈보다 한 사이즈 크게 샀다. 관장님은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보고 나보다 큰 덩치의 회원이 같은 신발을 지금 잘 신고 있다고 귀띔했다. 내 승부욕과 경쟁심을 잘 알고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 게다. 새 신도 샀겠다, 앞으로 더 의욕적으로 암벽에 오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