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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후트리 Nov 03. 2024

오늘을 살아가는 우릴 위해 건배

모든 것을 걸고 걸어가자 빛나게

수어그림 < 빛 > / 지후트리 / 2016




오늘을 살아가는 우릴 위해 건배


어느덧 11월이 됐다.

 

인생 선배들이 입버릇처럼 해주던 말. 

"나이만큼의 속도로 시간이 훅 지나가 저 앞으로 가버리더라.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란 걸 잊지 마."


젊었을 때는 전혀 체감하지 못했으나 이제는 온몸의 감각들로 체감하고 있다. 조금씩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피부의 탄력감과 숨기지 못하는 체력적 피로감이 그걸 증명해 주는 느낌이다. 그동안 부모님이 물려주신 정신력과 타고난 피지컬로 시간을 버텨온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니 이제는 조금 영리하게 이 에너지를 사용하리라는 다짐을 하며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가 '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며 살아가는 데에는 많은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선택들을 통해 이 자리에 와 있다. 늘어지게 늦잠을 잤던,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미루고 미루다가 마감시간 직전에 완성했던,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며 도파민이 폭발해 일을 벌였던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모습들이 모여 부족하고 연약한 시간들의 버팀목과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언제나 일정한 상태로 호흡할 수 없고 가끔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수 있는데, 삶을 살아가는 방법 또한 이와 유사하다 본다. 뛰다 힘들면 천천히 걸으면 되고 걷다가 지루하면 조금 빨리 걷다가 뛰거나 자전거를 타도 된다. 긴 터널 안에는 어둠만이 있어 조그마한 빛이 어디로 움직여야 다른 공간으로 갈 수 있는지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삶에 있어서 그런 조그마한 빛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른으로 계속 성장하려 노력 중이다. 조바심 내거나 조급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저마다 각자 만들어놓은 자신만의 세계들이 있다. 그것을 발견하여 흡수해 체화할 수 있는 것은 체화하면 된다. 이거는 이래서 할 수 없고 저거는 저래서 안된다라고 속단하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자. 나의 인생 일대기 자체가 영화 한 편을 그려나가는 중이라 한다면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미래가 기대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무조건 나이니까 잘 관찰하고 연구하고 호흡하고 탐구해서 대작품을 만들어보리라. 히히.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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