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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현호 Dec 24. 2017

창업을 말리는 이유

통계로 살펴본 청년 창업

2017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실업률.

그중에서도 청년 실업은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의 중간층이자 허리인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과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현 사회의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세수확보에 큰 역할을 해주어야 할 청년들이 장기 실업으로 가정과 사회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여러 취업 지원 정책과 창업 지원 정책을 활발히 전개하여 청년들을 후원하고 격려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오늘 포스팅 글에서는 국세청의 통계자료들을 통해서 현 상태에서의 청년 창업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중심으로 집중 논의를 펼쳐 보려고 한다.  핵심은 아래 5줄이다.



청년 창업의 순기능


연애, 결혼, 출산, 집 장만, 인간관계 이 5가지는 삶에서 어떤 의미일까? 분명한 것은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한 개인의 행복의 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호서대학교 등의 청년 면접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8명의 청년들이 이 중 대부분의 것을 포기하는 소위 5포 시대가 등장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구직 평균 준비기간도 1년이 넘어가며 (대졸 청년의 1년 내 취업률은 55% 미만) 장기화된 수입의 부족은 학자금 대출에서 시작되어 어느덧 고금리 대출로 연결된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청년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대구시청년센터의 2017 정책솔루션 팀으로 지역 청년의 부채를 조사한 청년 부채팀의 연구결과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은 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우울증으로 악하되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삶을 좀 먹고 있다. 


서울시청년지원센터에서는 47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정신증(Hysteric Symptom), 자살위험 등의 정서 고위험군과 잠재적 위험군의 비율이 15.4%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아주 심각하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조사에 응한 청년 중 10%가 넘는 비율의 청년들이 자살을 자주 생각하며, 자살의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구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다는 사실이다. 2016년도에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를 살펴보면 OECD 국가 중 자살률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평균 자살 위험군은 2~3% 정도 추정이 된다고 하는데 10%를 기록한 청년의 정서건강 상태는 심각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이다.

왜 청년들은 이런 우울증의 고리(Vicious Circle)에 빠지게 된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장기적인 취업준비과정에서 손상된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자아 존중감(Self-Esteem)이 낮아진 것과 그로 인한 사회관계 단절이 주요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기 미취업 구직 청년들은 개인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지역적으로, 국가적으로도 장기 미취업 청년들의 적체 현상과 그로 인한 사회 경제적, 심리적 비용은 아주 큰 사회문제이다. 이에 국가와 지역 정부에서는 다양한 취업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청년 창업은 일자리 매칭 서비스가 제공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솔루션이다. 기존의 한정된 일자리를 다투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는 것으로 아주 이상적이며 바람직한 해결책으로 보인다.


청년이 성공적으로 창업하여 자신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나아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또 다른 일자리를 창출하여 다수의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고용자가 되어준다면 그 자체만으로 이미 사회적 가치 또한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청년 창업의 성공 스토리가 연일 언론과 매거진을 장식하며 알려지고 있다. 청년 창업 성공 스토리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 창업기업의 생존율에 대해서 고민해보아야 한다. 통계청 중소기업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창업 5년 차에 이르면 소상공인 2/3 이상이 폐업에 이르게 된다. 불황과 시장 포화로 인한 경쟁과다로 대부분의 창업기업이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숙박, 음식점(17.3%), 금융, 보험(13.4%), 예술, 스포츠, 여가(14.7%)등이 평균 생존율보다 더욱 취약한 산업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전기, 가스, 수도(74.1%), 운수업(40.3%), 부동산 임대업(39.6%)로 앞서 언급한 업종과는 대조적인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청년 창업의 경우는 자본과 특정 기술이 필요한 업종보다는 평균 생존율이 취약한 산업구조에 속하고 있는 점이 대다수이다. 분명 청년창업의 사회적 순기능이 존재하지만 창업 실패에 대한 안전망도 고민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살아남은 기업보다 폐업한 기업이 훨씬 많은 청년창업(중년,노년 창업도 유사한 형태)


통계로 살펴본 청년창업의 현주소


2016년 국세청에서 발표한 청년창업활동 데이터는 청년 창업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잘 알려준다. 2017년 현재 대구에서는 약 11,096개로 청년들이 창업하여 기업을 운영 중이다. 청년 창업기업은 경기 54,595개, 서울 50,846개, 부산 14,673개, 경남 13,466개, 인천 12,939개에 이어 6번째로 청년 기업가가 많은 도시이다. 대한민국 전체적인 청년의 수를 바탕으로 청년 창업률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청년 창업 비율은 전체 청년인구 13,407,355명 중 약 1.7%인 226,082명이다.


청년 창업 인구수는 전체 청년 인구의 약 1.7%인 22만 6천여명


2017년 11월과 12월에 걸쳐 대구 동성로, 경북대학교, 침산네거리 인근에서 100여 명의 만 39세 이하의 청년에게 창업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약 8%로 창업의사를 보인반면 취업 선호 75%, 학업 선호 15%, 기타 2%로 취업과 학업연장에 비한다면 그렇게 높은 숫자가 아님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분명 창업은 쉽게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실질적으로 대구의 현재 창업 기업의 대표인 11000여 명의 청년창업가는 60만 명 내외의 대구시 청년 인구의 1/60에 속하는 적은 수이다. 하지만 창업을 희망하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실질 청년 창업인들을 고려해본다면 이 비율은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대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100명의 표본 집단에서 나온 6%는 대한민국 전체 청년 모집단으로부터 나온 결과값인 1.7% 보다 높은 통계적 답변을 보여주었다. 이는 전국에서 창업 분포가 상위권에 속하는 대구광역시 청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이유가 클 것이며 만약 대한민국 청년 전체 설문이었다면 모집단의 답변인 1.7%에 근사한 값이 나왔으리라 예상이 된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해석을 해보자면 창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바라는 청년의 숫자는 6%대이지만 실제 창업자수는 2%에도 못 미치는 것은 창업의 과정이 그만큼 고되고 힘들기에 기대하고 바라는 숫자만큼 창업을 실질적으로 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청년창업기업의 평균 생존율


대부분의 청년 창업 아이템은 변하지 않는다. 


힘들게 창업한 청년 창업인들의 평균 생존율은 어떻게 될까?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국세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청년 창업 통계 자료는 상위 5위 업태의 사업 지속률과 하위 5위 업태의 사업 지속률을 보여준다. 좀 더 업종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조업 40.7%, 보건업 40.3%, 건설업 35.4%, 도매업 32.6%, 운수창고 통신업 31.8%, 서비스업 30.6%, 금융보험업:23.6%, 대리 중계 도급업 19.6%, 소매업 17.0%, 음식숙박업 15.5% 순이다.


청년 창업아이템은 소매업, 음식숙박업,서비스업이 대부분

5년 동안 사라진 기업들의 % 는 100%-앞서 언급한 % 이다. 제조업 59.3%, 보건업 61.7%, 건설업 64.6%, 도매업 67.4%, 운수창고 통신업 68.2%, 서비스업 69.4%, 금융보험업:76.4%, 대리 중계 도급업 80.4%, 소매업 83%, 음식숙박업 84.5%이 5년 동안 사라진다.


청년 창업아이템 상위 4개 종목(전체 창업 아이템의 67.7%)에서 청년창업기업 5년 생존율은 소매업 17%, 음식숙박업 15.5%, 서비스업 30.6%, 도매업 32.6%으로 나타나므로 대부분의 청년 창업자들은 창업 후 5년 이내에 폐업하게 된다.

실패한 청년 창업인들이 겪는 2가지 어려움 



창업을 해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문제에 시달린다. 창업을 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물론 돈 문제에 시달리고 있지만 창업을 하는 과정과 사업 지속 , 사업 종료 이후에 이르기까지 창업기업가들은 끊임없이 돈 문제에 시달리며 이것은 창업가의 숙명이다. 돈 문제와 더불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심리적 어려움이다. 


심리적 어려움은 단순히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이따금 언론에 보도되는 다양한 극단적 선택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경영상의 어려움이 제법 많다. 사업 실패로 인해 생긴 경제적 어려움과 동반된 심리적 어려움은 결국 가장 열정적이고 꿈에 가득 찼던 한 개인을 무참히 무너뜨린다. 


힘들게 모은 자본과 어렵게 낸 시간으로 창업의 세계에 뛰어든 우리 청년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난 뒤에 재창업이나 취업이 수월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청년 창업을 권하기에 앞서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청년 재기지원 정책에 대한 현실적 방안 마련이 청년 창업 권장과 함께 병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주요한 창업재기지원정책과 해당 대상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실패한 창업인들을 위한 창업지원 정책과 해당 대상에 대한 것을 표로 정리해보니 대다수의 소상공인 아이템으로 창업한 청년창업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전무해 보인다. 


더군다나 소상공인 업종 영위기업은 융자제한 그룹에 속한다.


자금을 펀딩 해주는 입장에서는 기술과 특허를 가진 기업들에게 지원이 쏠리고 몰리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 소상공인 아이템은 차별화도 경쟁력도 성장 가능성도 전무하기 때문에 창업과정과 운영 그리고 폐업 이후에도 지원정책의 상당 부분을 이용하지 못한다. 


후배 K가 나를 찾아왔다. 몇 해째 취업준비 중이던 K는 전문직, 공무원 시험들에 낙방하고 대기업 취업에 집중하다가 이 마저도 녹록지 않아 결국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창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사업 아이템은 지금 유행을 조금 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었고 품목은 자신이 평소 좋아하는 패션 잡화들을 큐레이션 해서 팔겠다는 거다. 나는 이러한 통계자료를 보여주었다. 


그 친구가 알리바바에 버금가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확률도 있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질 확률 정도 되지 않겠나? 어찌 되었든 없는 것이 아니고 있는 것이니 나는 후배 K가 실패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 현실적이지 않은 조언을 주면 청년 평균 부채 2600여만 원인 이러한 시기에 이 후배는 창업 실패로 인해 그 빚이 3-4배 혹은 그 이상이 되며 이러한 빚을 해결하기 위해서 청춘의 대부분을 바쳐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사업가의 본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좋은 것보다 고객이 좋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의 실패는 결국 고객이 원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제한된 자원을 다 써버리고

연소당하는 것이다.  


창업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실패는 가혹하다. 누군가 창업을 한다 하면 우선 말린다. 그러고 안된다는 default를 꺾을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점을 설명해달라 한다. 어려운 점은 창업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안된다고 말하면 98프로 대체로 정확하다. 대체로 그만큼 결국 망하니까. 분명 통계로 살펴본 청년 창업의 현 상황은 어둡다. 


그럼에도 창업은 매력적이다. 청년의 창업은 청년을 정말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만약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하다면 더 많은 이들에게 창업을 권하고 싶다. 그래도 창업을 하고 싶은 청년이라면 아래 사항을 고민하고 실천해보면 좋겠다. 


1. 창업을 해야 한다면 "차별화" 요인을 반드시 따져야 한다. 차별화되지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2. 그 차별화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 고객이 판단해야 한다. 고객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 

3. 고객 검증을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인터뷰, 최소 기능 제품 시연 및 설문조사,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최소 프로젝트 실행 등) 4. 고객 검증을 통해서 드러난 자료를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난 후에 창업을 한다면 실패율을 조금은 더 떨어트릴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전체에서 스티브 잡스는 몇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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