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서평으로 우수상 수상
제2회 우주리뷰상 시상식에 다녀왔다. 그림책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를 읽고 쓴 서평이 우수상에 선정됐다. 아내 지영이가 몇 년 전 선물해준 책이었고, 서평 공모전에 지원해보자고 제안해준 것도 지영이였다.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특히 9월에는 서평 쓰는 일에 개인 시간을 할애하며 집중했다. 퇴근 이후에는 밤이 산책, 집안일 이외의 시간은 모두 서평을 쓰고 퇴고하는 데 썼다. 한 주에 2~4일 가는 헬스장도 아예 한 달 동안 쉬었다. 긴 분량의 글은 처음 써보는 거라 쉽지 않았는데, 지영이와 함께하는 거라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어릴 때 심하게 말을 더듬곤 했다. 쉽게 긴장하는 성격 탓에 자주 말을 더듬고 말문이 막히곤 했다. 그래서 어릴 적 내 기억 중 많은 부분은 말더듬으로 인해 부끄러워 한 순간들로 얼룩져 있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주인공 소년도 심한 말더듬을 겪는다. 어느 날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고 주눅들어 하교하자, 아버지는 소년을 강가로 데려간다. 그리고 굽이치며 흐르는 강물을 보며 말한다.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하고.
책을 선물 받아 읽고서 나까지도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얼룩진 기억이 그림책 속 빛나는 장면들로 덧칠된 듯했다. 이 책을 더 많은 사람들, ‘강물처럼 말하는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서평을 썼다.
다 쓴 서평은 아내 지영이와 함께 퇴고했다. 지영이가 오탈자도 봐 주고 글의 순서 등 여러 부분을 수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든 글인데 상을 받아 기쁘다. 나는 한 달 전 수상작 선정 소식을 듣고 오늘 시상식 날까지 “덕분에 상을 받았어, 고마워”라고 말했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쁜 날들이었다. (지영이가 준 축하 꽃도 그림책 속 장면처럼 ‘반짝이는 강물’을 담아 하늘색, 파랑색이었다! )
10년 가까이 다닌 정신과 선생님도 이번 글을 계기로 앞으로 내 글을 계속 더 써봤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지영이도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고, 내가 살아온 삶의 순간들에서 글의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늘 용기를 준다. 지영이가 내게 준 용기와 위로가 우리를 어디로 더 데려갈지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게 된다.
심사에 참여하신 김두얼 <서울 리뷰 오브 북스> 편집위원은 심사평에서 “앞으로도 좋은 책을 선별해서 이번 글처럼 큰 감동을 주는 서평을 계속 써주시기를 기원한다“라고 해주셨다. 신형철 평론가님이 시상식에서 “글 잘 읽었습니다”라고 말해주셔서 뿌듯했다. 꼭 기억에 남기고 싶은 순간을 선물받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