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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여행자 정연 Jul 15. 2022

글쓰기에 진심이야!

Feat. 글쓰기로 연결된 인연들

내일 아침에 있을 정지우 작가님의 글쓰기  북토크 참여를 앞두고, 책장에 꽂혀있는 글쓰기 관련 책들을 모조리 꺼내 봤다. 얼핏 떠올렸을 때보다  많은 책을 발견하곤 사뭇 놀랐다. 작법 서적을 작정하고 탐독한  아니었지만, ‘글쓰기에 대한  마음만은 진심이었구나!’ 새삼 알아챌  있었다.


‘창작’과는 먼 사람이라고 자신을 스스로 규정하며 꽤 오랜 시간을 살았다. 워낙 자연과 인체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터라 과학자나 의사가 될 거로 생각했고, 자연과학이나 의학을 하는 사람은 ‘창의적 창작활동’과는 거리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님 같은 분이 계신 줄 몰랐다.)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던 초등학생 시절, 독후감만큼 끔찍한 숙제도 없었기 때문에, 미술이라면 모를까, ‘글쓰기’는 더더욱 내 삶의 영역에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아버지를 보면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기도 하고, 성장 과정에서 훈련의 기회도 많았던 건, 글쓰기가 아니라 ‘말하기’였다. 한두 명과 깊이 있게 대화 나누는 것에서부터 몇십 명 대상의 퍼실리테이션이나 백 명 넘는 대규모 인원 대상의 강의까지, 말하기에 난 그리 거침이 없었다. 타고난 기질은 내향형이나 말하기의 영역에서는 또 다른 성향의 내가 발현되는 것만 같았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함께 일하고 있는 후배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당연히 MBTI의 ‘E type(외향형)’을 떠올렸던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내가 또각또각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십 년 전쯤 소설가 김혜나 작가님의 ‘몸으로 쓰는 시’라는 수업에 참여하면서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의 맛을 봤고, 이만교 선생님의 글쓰기 강의를 들으며 큰 자극을 받았다. 그즈음부터 관심 독서의 영역도 전문 서적과 실용서, 자기계발서에서 수필과 시, 소설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그 수업과 책이 마중물이 되어 내 심연의 글쓰기 세포를 깨워낸 것 같다. 읽기와 듣기를 통해 마음과 머리에 부어진 문장과 생각이 쓰기를 불러오고, 다시 쓰기는 읽기와 듣기, 말하기를 불러왔다.


벌써 1년반 넘게 목요일 저녁이면 규칙적으로 글을 쓴다. ‘Hug Me Writing’이란 이름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매주 글을 쓰고 나눈다. 브랜딩 커뮤니티 ‘비마이비에서 만난 최예시님이 수고해주는 덕분에  모임이 계속되고 있다.  고맙다. 원년 멤버 미라님은  글쓰기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있는 힘을 내게  부어준다. 고마움 한가득이다.


정지우 작가님은 책과 글로 만나 팬이 되었고, 어느덧 글쓰기 선생님으로, 공동 출간 프로젝트 리더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내일은 그의 글쓰기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북토크가 있어 그곳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공동 출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보배님 이야기처럼 ‘뽀얀 도자기같은 그를 만나서 이야기 나눌 생각에,  기다림에  행복한 금요일이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나는 세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어린왕자에 나오는  명대사가 마음속에서 솔솔 떠오른다.


다음 주에는 북스톤 대표이자 편집자인 김연희님 강연을 들으러 간다. 얼마 전 북스톤에서 펴낸 <12주 작가 수업>을 바탕으로 워크숍 및 강연을 진행하신다고 해서 냉큼 신청했다. 김동일님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Likewise 202> 작가로서 작품으로 처음 연을 맺게 되었다. 그분의 사진과 글은 많이 봤지만 직접 뵙는 건 처음이라 더 기대된다.


‘일단 쓰기, 계속 퇴고하기, 함께 나누기’, 글쓰기의 왕도나 정도가 있다면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고마운 분들과의 만남, 함께 나눈 이야기들이 계기가 되어, 오늘도 글을 쓴다. 브런치 작가로서, 그룹 칼럼니스트로서, HR 담당자로서, 아빠로서, 요가수련자로서, 카운슬러와 코치로서 글을 쓴다. 그러고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며 내가 담당하는 역할 옆에 늘 글쓰기가 있고, 그 글쓰기가 매개가 되어 좋은 만남으로 이어져, 새롭고 깊은 관계와 커뮤니티 속으로 나를 이끈다.


#인생여행자 #글쓰기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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