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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나 Mar 25. 2021

신제품 선택을 두려워하는 고객을
설득할 방법

신제품 선택을 두려워하는 고객을 설득할 방법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제품! 바로 '맥주'다. 4캔에 만원 프로모션은 일상이고, 8캔 구매 시 5,000원 캐시백 등 틈틈이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인기 맥주보다 수입 맥주나 신제품 등 인지도가 낮은 제품 위주로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닌 고객이 잘 모르는 제품 위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일까? 



신제품 ‘뉴코크'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

 사람들은 자신이 사지 않던 제품을 잘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 금전적인 손해를 입거나 타인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듣는 것보다 익숙한 것을 선택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구매하던 제품 또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익숙한 제품만 산다. 

 이러한 사람들의 성향을 '현상 유지 편향'이라 한다. 자신의 현재 상태에서 변화하는 것을 회피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심리다. 심리학 실험으로도 이러한 사람들의 특징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A그룹은 현금 상속을, B그룹은 중위험군의 주식 상속을 받았다고 가정한 후 상속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살펴보았다. 실험 결과, 현금을 물려받은 A그룹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시작했지만, 주식을 상속한 B그룹은 투자 종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설정된 그래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것이 귀찮기도 했겠지만, 주식을 매도한 이후 혹시라도 해당 종목의 가격이 올라 손해를 보는 등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가 두려운 것이다.


야심차게 출시한 '뉴코크'는 망했다

 오죽하면 사람들의 현상 유지 편향 때문에 코카콜라도 실패했을까. 1985년 코카콜라에서 ‘뉴코크’를 야심차게 출시했었다. 그때 로베르토 고이주에타 전 코카콜라 회장은 “이렇게까지 성공을 확실하게 보장할 만한 신제품은 지금까지 없었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정도였다. 심지어 출시 전 약 20만 번의 시음회를 진행했을 때도 시음회에 참여한 사람 중 60%가 기존 코카콜라보다 뉴코크가 더 맛있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전개로 흘러갔다. 사람들이 신제품인 뉴코크가 아닌, 그동안 마셔왔던 코카콜라를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뉴코크보다 익숙한 코카콜라를 더 좋아했다. 어떤 것이 더 맛있든지 말이다. 뉴코크는 결국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신제품 선택에 대한 손해를 덜어주는 할인

 고객들이 그동안 구매하던 제품이 아닌 잘 모르는 제품을 사려면 좋은 물건인지 정보도 찾아봐야 하고, 혹시라도 잘못 샀을 때의 금전적 손해도 감당해야 한다. 식음료의 경우에는 먹기 전에 이상한 맛은 아닐까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레 입을 대야 한다. 원래 구매하던 제품을 선택했으면 이런저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그러니 계속 구매하던 것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신상품이나 홍보가 덜 된 상품은 도통 고객의 손길이 닿지 않는다. 

 이러한 고객의 두려움을 덜어줄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할인’이다. 할인은 잘 모르는 제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제거해주고, 혜택을 제공해 구매라는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목이 말라 편의점에 갔다가 옆에 진열된 신제품이 할인하니 집어 들게 되고, 대량 구매 때도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신제품을 먼저 보게 되는 것이다. 

 CU는 이러한 사람들의 특성을 잘 알고 ‘금요일은 신상데이’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매주 금요일마다 포켓 CU 앱에서 신제품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새로운 것을 잘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CU가 가격 할인이라는 혜택으로 줄여주는 것이다. 



기업도, 고객도 이득인 할인 혜택

 사실 잘 팔리는 제품은 할인이 필요 없다. 어차피 고객들이 구매해준다. 그러나 신제품이나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내놓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고객의 선택을 이끌 방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바로 ‘할인'이다. 특별한 아이디어나 노하우 없이도 기업에서 결심만 하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 그러니 기업으로서는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제품에 손 내밀기 두려워하는 고객을 바로 움직이는 마법이기 때문이다. 


CU 사보 'I LOVE CU 2020년 6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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