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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한나 Apr 20. 2021

더는 피할 수 없는 환경 보호,
그린 테일 마케팅

 대한민국을 덮쳤던 ‘쓰레기 대란’은 환경문제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경종을 울렸다. 그 이후로 정부 시책에 따라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 일회용 컵 대신 머그잔 등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졌고, 고객 또한 환경보호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 여기며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사회적 트렌드에 기업 또한 상품 개발과 판매 과정에 친환경을 더하는 ‘그린 테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필(必) 환경의 시대

코에 빨대를 꽂은 채 죽은 바다거북의 사진.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가 비닐봉지 80개를 삼킨 채 죽음을 맞았다는 소식까지. 슬프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이러한 뉴스들을 심심치 않게 들었던 터라 솔직히 별 감응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2개월이나 장마가 지속되고, 너무나도 심각한 코로나 위기가 기후 변화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 사람이 가까이하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들까지. 진짜 환경 문제가 심각해졌구나 싶다. 

 시각적으로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심각성을 체감할 수 없었던 예전과 달리 일상이 위협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 ‘친’환경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필(必)환경’의 시대가 되었다. 환경을 챙기면 ‘더’ 좋은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챙겨야만 하는 ‘필수’ 사항이 된 것이다.

 이미 상당수의 사람은 환경보호를 위한 개인의 노력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웹인덱스’에서 미국과 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 보호 책임에 대한 조사에 답변자 중 70%가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있다고 답했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모습에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요즘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고 버리는 모습을 불편해한다.

 더구나 새로운 소비의 주력으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이 뚜렷하다. 1946년~1965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의 경우,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답변자가 전체의 46% 정도였으나 1982년~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61%나 차지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밀레니얼 세대가 앞으로 소비의 주력으로 부상할 세대라는 점에서 환경을 중시하는 그들의 생각을 간과할 수는 없다.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다, 그린 테일 마케팅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기업들 또한 친환경을 내세워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겠다기보다는 생산, 유통, 홍보 등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고객들을 잃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기업의 고민은 ‘그린 테일' 마케팅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린테일이란 ‘green’과 ‘retail’의 합성어로 상품 개발 및 판매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다.  

 사실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미 많은 기업이 그린 테일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음료 회사 펩시는 소나무와 옥수수 껍질 등으로 만든 100%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코카콜라 또한, 2030년까지 자사의 제품에 사용되는 병과 캔을 전부 재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장이 없는 가게 '오리지날 운페어팍트 Original Unverpackt'

 포장지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것을 넘어 포장을 아예 하지 않는 점포도 등장했다. 독일 베를린의 '오리지날 운페어팍트 Original Unverpackt’나 미국 뉴욕의 ‘더 필러리 the Fillery’가 대표적이다. 집에서 미리 가져온 장바구니나 매장 한쪽에 놓인 재활용 용기에 담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더 피커 The picker’, 상도동에 있는 ‘지구’ 등 국내에도 포장 없는 식료품 가게가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예 운영 전반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기도 한다. CU는 친환경 편의점인 ‘그린 스토어 Green Store’를 오픈했다. 점포 인테리어, 집기,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환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또한, 친환경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환경마크를 받은 친환경 티슈, 샴푸, 주방세제, 에코 지퍼백 등의 녹색 제품 코너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더구나 CU는 전국 모든 직영점에 100% 식물성 소재로 만든 친환경 봉투를 도입했다. 당연히 환경보호를 필수로 생각하는 요즘 고객들에게 매우 칭찬받는 중이다.



환경보호로 얻는 또다른 이득

 지구 온난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환경 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도 상품 개발과 판매 과정에 친환경 요소의 도입을 가속하며 ‘그린 테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업은 그린테일을 실천함으로써 고객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기업에만 이득인 것은 아니다. 고객 또한, 친환경 기업의 물건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노출하는 미닝아웃에 동참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페어 플레이어’, ‘선한 영향력’ 등이 또 다른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그린 테일 마케팅의 영향력이 지속 될 것이다. 

 빨대 하나 받지 않는 것, 봉투 하나 바꾸는 것 등이 일상으로 보편화된 것처럼 기업의 작은 변화와 많은 고객의 동참이 친환경 소비라는 큰 변화를 이끌어오길 바란다.


CU 사보 'I LOVE CU 2020년 9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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