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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절미 Feb 11. 2018

1월의 잉터뷰

Sophie의 이야기

2월 1일에 주인공 Sophie(이하 소피)와 '함께 온 친구' Onew(이하 오뉴)를 인터뷰하였습니다.
녹음된 인터뷰 대화 내용을 읽기 자연스럽게 다듬었습니다.


# 슈퍼블루블러드문

- Q.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슈퍼블루블러드문이 떴는데, 혹시 보셨나요?

아니요. (오뉴: 둘이 모두 열띤 토론을 해서, 보지 못했어요.) 투자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오뉴가 저에게 설명해주었거든요.

- 그런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다니, 좋네요.

저는 투자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야기하고, 오뉴는 이를 방어하면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었죠.


# 새해

-  Q. 잉터뷰를 하기로 마음먹었는데, 1월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어요. 소피는 1월마다 새해 다짐을 하나요? 그럼 다짐을 잘 지키는 편인가요?

다짐을 하는 편이에요. 사실 이번해는 너무 바쁘게 맞이해서, 돌아보고 계획 세우는 시간을 만족스럽게 갖지는 못했어요. 다시 숨 고르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긴 해요. 그래도 적어놓은 것은 있어요. 오뉴와 잘 지내기, 등등이었는데 생각이 잘 안나네요. 제 마음에 새겨질 만큼 오랜 시간 숙고하지는 못했어요. (ㅠㅠ) 오뉴와 잘 지내는 건 뭐냐면, 관계에서 한번 나쁜 길(서로에게 화를 내며 대하기, 일부러 상처주는 말 하기 등)이 트이고, 한번 두번 그 길로 가다보면, 그 길은 탄탄한 대로가 되어 자꾸 그 길로 가기 쉬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다행인 건 또 안가려고 노력하다보면 그 길은 곧 수풀이 우거지고 더이상 길이 아니게 될 거라고요. 지난해엔 오뉴와의 관계에서 제가 나쁜 길로 가기도 했었는데 그 길을 아예 없애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셨네요!

네. 스케쥴러 용도로 샀어요. 여기 봉투에 2018년 목표를 적어둔 엽서가 있는데... (엽서를 보면서) 2018년 목표에 추가적으로 일기쓰기, 잘 쉬기가 있었네요! ㅎㅎ

- 그럼 새해에 새해 분위기를 잘 못 느꼈겠네요?

그렇죠. 환경적으로 새해 분위기에라도 떠밀려서 새로운 습관도 만들려고 시도해야 하는데. 뭐, 이제 2월의 시작이니까 혼자라도 해야죠.

- (웃음)음력으로 하면 되겠네요.

소피의 다이어리 & 함께 먹은 점심


# 최근 감명 깊은 일

-  Q. 최근에 머릿속에 남는 인상 깊은 일이 있을까요? 자연물도 좋고, 책 속 내용도 좋고, 맛집의 음식도 좋고요! 저는 사실 어제 슈퍼블루블러드문을 보았는데, 정말 인상 깊었어요.

(웃음)지금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음식점이 정말 인상 깊어요! 요리가 너무 맛있어요! (에디터 K주 : 판교의 '아나바' 일식집입니다.)

- 영화나 음악은 어때요?

글쎄요. 지금 당장 기억나는 건 없네요. 최근에 너무 단조롭게 살았던 걸까요?


# 발견

-  Q. 제가 최근 경험으로부터 가설을 세우고 사실로 발견한 건데요, 주변 사람들도 의아해했는데 설명하는 기사를 찾아서 너무 기뻤어요! 바로 '한파가 오면, 미세먼지가 안 낀다.' 혹시 두 개의 상황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소피는 무엇을 선택할 것 같나요? 엄청 추운데 미세먼지가 하나도 없는 날, 아니면 살만하게 추운데 미세먼지가 꽤 있는 날.

(한숨)정말 너무 슬프네요. 저는 활동적인 걸 좋아하고 맑은 날을 좋아하기 때문에 추운 걸 택하겠어요. 전 추위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여름에 땀나는 건 차라리 참을 수 있을 만큼 추위가 싫지만, 미세먼지는 더 싫네요.


-  Q. 소피도 혹시 어떠한 것이든 발견한 게 있나요?

최근에 친한 사람들끼리 한 명의 집에서 파자마 파티 비슷한 것을 했어요 (저를 포함하여 D, E1, E2, Y와 함께). 그때 나온 이야기예요. 저랑 E1, E2는 비슷하게도(에디터K: 회사도 같은 곳에 다니네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대방이 나에 대해 서운한 점을 말하면, 우리는 그 점이 서운함을 느낄 수 있는 사안인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상대의 감정에 먼저 공감해버린다는 것을 알았어요. '네가 이런이런 상황이면 그럴 수 있겠구나, 내가 미안하다'라고 먼저 사과를 하게 되는 거죠. 사과를 하고 나서는 그 서운한 지점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는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 저도 약간 그러는 편이에요. 상대가 기분이 상했다면, 이유가 어찌 됐든 마음이 상한 거니까요. 사과는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 그 뒤에 분해가 가능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분해를 잘 하지 않았던 거예요. 저는 에디터K가 분해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 사과하고 감정적으로 푼 다음에, 그 사안에 대해 분석을 하고 피드백을 주는 것 맞아요.

어떻게 분해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나요?

- 사실 상대방이 서운한 점을 말하면, 저도 상처받잖아요. '내가 미움을 받았구나'하고요. 저의 상처를 풀어주기 위해서가 첫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상대방이 이유가 있어서, 저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는 것을 알아야 했어요.

(오뉴: 사실 저는 분해부터 하는 사람이에요)

친구 D도 오뉴처럼 분해부터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 모임에서, 제가 한 게 아닌 일로 친구가 서운하다 이야기하고, 저는 그에 대해 사과를 한 경험을 이야기했어요. 분명 제가 그랬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 일이었는데, 상대방이 서운하다고 하니, 저는 저를 의심했었죠. 친구D는 이 이야기를 듣더니, 상대의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냐고, 그 상황에 대해 화나지 않았냐고 물었어요. 저는 일단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상황에 대해 화나지는 않았거든요. 상대방의 상황에선 정말 서운할 수 있었겠다 공감하고, 그런데 내가 한 일이 아닌 것 같으니 혼란스러울 뿐이었죠. 그런데 친구D는, 본인이라면 이게 내가 정말 사과할 일인 걸까부터 생각할 것이고, 내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서운하다 말하는 것이므로 화가날 것 같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친구 D의 얘기를 들으니 그럴 수 있겠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같은 일을 또 겪게 되면 그땐 전 화가 날까요? 글쎄,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다시 또 공감할 거 같아요.

- 저는 분해를 하려면, 정서적으로 공감대가 있고 마음의 문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도 하나의 가설이죠.(웃음) 상대방이 꿍한 상태에 있어 분해가 안됐던 경험이 좀 있거든요.

그럼 분해의 과정을 상대와 같이 하나 보네요?

- 네, 웬만하면 같이 해요. 대신 시간이 좀 걸려요.

에디터K는 상대와 사후정리까지 하는군요. 어쨌든 제 주위에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요. 공감을 먼저 하는. 그런데 친구D는 저와 다른 사람이었고, 그걸 알게 되어 흥미로웠어요. 또 친구D와 계속 친하게 지낼 테고, D를 통해 저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공감을 먼저 하느냐, 분석을 하느냐. 관계 맺는 방식의 큰 부분이죠. 이런 분류도 되다니, 신기해요.


# 운동

-  Q. 수영은 잘 다니나요?

요즘은 발레를 합니다. 발레는 정말 좋은 운동이에요.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음악을 들으며 하는 운동은 발레가 처음이에요. 또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는 게 또 즐겁더라고요. 특히 자세를 바르게 하는 코어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발레 하다가 발목을 다쳤어요. 2주째 쉬고 있는 중인데.. 다친 적 없었던 수영으로 다시 돌아갈 것 같아요...

-  Q. 수영도 코어 근육을 많이 쓰지 않나요?

수영도 꽤 쓰죠. 그런데 제가 배우고 있는 발레 선생님은 명시적으로 복근 운동도 시켜요. 스트레칭할 때 윗몸일으키기 등도 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복근이 생긴 것 같은 느낌도 약간 들었어요. (웃음) 하지만 아무래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수영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 맞아요. 건강이 최고죠. 몸 만들려다가 몸 다치면 안 되죠.


# 생각의 도돌이표 / 소피의 자문자답

    제가 학창시절에 어떤 환경이나 어느 나이 때나 경험했던 것은 서로를 돌아가면서 왕따를 시키던 여자들 무리었어요. 이에 더해 첫 직장에서 저를 가장 힘들게 한 사람도 여자 상사였죠. 그래서 사회에서 들은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프레임을 어느 정도 신뢰했었죠. 그런데 이 이야기를 여자 동기들한테 했을 때 그건 여성을 비하하는 일반화 같다는 답을 들어서, 하긴 어떤 젠더의 사람이든 누군가를 괴롭힐 수 있는데 나의 경험만으로 나를 괴롭히는 자를 여자로 한정시킨 것에 대해 반성했었어요. 하지만 분명 나를 괴롭힌 사람들은 거의 여자였던 터라, 공감받지 못한 것은 좀 아쉬웠었죠.

  그런데 최근에, 친구D가 보내 준 사설이 이와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Mean Girls에 대한 미국 교사의 글이에요. 여자아이들 사이의 괴롭히는 문화요. 저는 한국에서만 그런 줄 알았는데, 미국에서도 그렇다니, 한편으로 나만 겪는 것이 아니었구나, 안심이 되고 위로도 되었어요. 또 그 교사는, 본인은 여성들만 그렇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성의 또래가 괴롭힐 때 더욱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려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걸 이렇게 이해했어요. '어떤 젠더이든 누군가를 괴롭힐 수 있지만, 여자는 대개 여자에게, 남자는 대개 남자에게 적이 될 수 있겠구나!'  왜냐하면, 일단 동성이면 같은 성별로 인한 경쟁을 하게 되고, 외관적으로 일단 큰 틀에서 비슷하기 때문에 비교하기 쉬워서 그럴 것 같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성으로부터의 인기가 하나의 권력이라면, 이성은 이미 경쟁자가 될 수 없잖아요. 그리고 어떤 무리에서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아무래도 이성과의 비교보다는 동성과의 비교가 쉬운 것이 일단 성이 같고, 그로 인해 살아온 환경이 크게는 비슷할 테니, '나와 비슷한 것 같은데 왜 다른 결과인 거지?'하고 비교가 시작되는 것 같아요. 일단 크게는 비슷해보이는데 결과는 다르니까. 이 동성에 대한 경쟁심과 비교심이 질투와 괴롭힘을 낳는 것 같더라고요.

    그럼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괴롭히면서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고.. 그것은 천성적인 걸까요? 변할 수 없는 것일까요? 저는 타고난 성격과 어린 시절의 경험들로 괴롭힘의 습관이 들 수는 있겠지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변화는 자기 자신에 대한 회고가 일으킨다고 생각하고요. 이전엔 다른 사람을 질투하고 괴롭혔던 사람들도 자신을 돌아보다보면 자신의 질투, 그리고 행동의 원인이 사실은 자신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성에게서 받는 인기, 타인에게서의 인정 등) 그렇다면 그들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저도 돌아가면서 왕따를 시키는 무리에서 왕따가 되지 않으려고 불안해하고, 누군가를 무리가 욕할 때 함께 욕하며 나는 그 욕먹는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어필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홀로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런 짓을 할까? 나에겐 이 친구들과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걸까? 그렇지 않다면 이 행동을 그만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그러한 문화에 가치를 두지 않고 멀어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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