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잉절미 Mar 20. 2018

2월의 잉터뷰

Dongkyu의 이야기

인터뷰는 2월 25일에 Dongkyu(이하 DK)와 행아웃으로 진행되었으며, 녹음된 인터뷰 대화 내용을 읽기 자연스럽게 다듬었습니다.


# 사진

- Q. (인터뷰를 진행 날에 DK가 참여한) 사진 클래스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예전부터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사진기를 샀어요. 근데 막상 사진을 찍는데 제 마음에 별로 안 드는 거예요. '많이 찍으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도 제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에 가입을 해서 유령회원으로 지내던 인터넷 사진 클럽에 최근에 들어가 보니, 초보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교육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참여하게 됐어요. 4-5시간 정도 교육을 받았습니다.

- 원데이 클래스인가요?

네. 진짜 재미있었어요.

- 어떤 점이요?

일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재미있었어요. 강사분이 운영진 중 한 명인데, 취미로 했다가 지금은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대요. 이걸 이용해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초보인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을 갖고 모임에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큰 것 같았어요. 사진에 대해 기본적인 기능들을 배웠어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궁금했던 것도 많이 풀리고요.

- 뭐가 궁금했나요?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지? 사진기에 기능이 굉장히 많은데, 이 기능은 무엇인가? 설명서를 읽더라도 기능이 너무 많아서 잘 몰랐거든요. 그런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 저도 아이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데, 항상 10퍼센트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아이폰 사진 원데이 클래스가 있어, 들을까 말까 고민인데  DK의 말을 들으니 들어봐도 좋겠네요.

네. 이런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 사진기로 주로 무엇을 찍나요?

뭔가를 찍어야겠다는 생각보다 풍경사진을 잘 찍고 싶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하나가 이미지에 대한 수업이었거든요. (이미지요? 교양강의인가요?) 교양강의가 아니라 전공과목이었는데, 정치로서의 이미지, 방송으로의 이미지, 이런 이미지를 말해요. 그 수업을 재밌게 들어서 항상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당시 학생일 때도 카메라가 갖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어요. 사실 회사에 가서 돈을 받아서 가장 먼저 샀던 것도 카메라예요. 그게 큰돈을 벌었을 때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죠(웃음).

- 예전에 제가 보았던 DSLR 카메라인가요?

네, 맞아요.

- 매일 가지고 다니기에 무겁고 힘들지 않나요?

그렇긴 해요. 아무래도 핸드폰 카메라보다 훨씬 불편하긴 한데, 뭐랄까, 그냥 카메라를 들고 찍는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사진으로 전문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 풍경사진뿐만 아니라 보도사진 같은 것 있잖아요.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어요.

- 지금도 변함없나요?

네. 지금도 그렇습니다. 오마이뉴스 같은 곳을 보면 개인들이 활동을 하잖아요. 그런 것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아니라 기회가 있다면?

- 그럼 혹시 평소에 생활하면서 갑자기 '이 순간이나 장면은 찍어서 소장하거나 공유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요즘 나오는 사진은 특별하니까, 일상생활에서 찾아다니지 않는 이상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사실 기자들도 그런 사건을 계속 찾아다니는 거잖아요? 평소 생활하면서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자연풍경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어요. 기하학적으로 멋진 것들. 항상은 아니지만 자주 카메라를 들고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여름이나 날씨가 좋을 때는, 찍어서 개인적으로 보관할 수도 있고, 프사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제가 생각했을 때 잘 찍힌 사진은 카톡방에 공유하기도 해요(웃음).

- 저는, 평소 회사에서 친한 사람들이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간다든지, 그런 사소한 순간에 친한 사람들을 찍어 주거든요. 저는 가끔 그런 평범한 일상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최근에 몇 가지 사건이 있긴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뭔가 제 이야기를 계속 담고 싶다는 생각을 좀 했었어요. 왜냐면 뭔가 항상 바쁘게 살아오는데, 저를 위해 산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혹은 어떤 상황이 되었을 때, 내가 과거에 있던 일을 잘 기억해서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요.

- 맞아요, 기록이 없으면 기억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모든 게 그 생각으로 시작되었어요. '올해는 좀 뭔가 나를 위해서 남겨야겠다'는 생각?

- 그럼 혹시 과거에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가거나, 미래에 여행을 갈 계획이 있나요?

특별히 사진을 위해 여행 간 적은 없어요. 그냥 사진기를 들고 간 적은 있지만요. 앞으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그게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DK가 공유해준, DK의 사진


# 인터뷰 방식

 - 별로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을 보며 인터뷰를 하는 것과 이렇게 행아웃으로 하는 것에 엄청난 차이가 있네요. 느낌이 확실히 다르고, 비언어적인, 예를 들어, 감정이라든가 표정을 알 수 없으니 말에 집중하게 되네요.

분위기를 파악하기 힘들군요(웃음). 어째는 저는 지금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웃음).


# 2018 평창 올림픽 폐회식

- Q. 지금 올림픽 폐회식 하는 것 아세요?

네, 보다가 인터뷰에 응했어요. 끊고 나온 거죠.

- Q. 올림픽 열성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잖아요. 스스로는 어떤 쪽인 것 같아요? 평소에 마음속 응원이라도 국가적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편인가요?

일단 성격 자체가 그런 열성적인 성격이 아니라서요.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국가대표 경기라고 해서 챙겨보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축구를 하는 걸 훨씬 더 좋아해요. 딱히 팀을 응원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이번 올림픽도 '국가대표를 응원해야지!'라는 마음은 별로 없었어요.

- 그럼 실시간으로 본 경기는 없나요?

컬링과 스켈레톤은 실시간으로 보았어요.

- 저는 컬링은 열심히 보았지만, 스켈레톤은 언제 하는지도 몰라서 못 봤네요. 그래도 저는 이번 올림픽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았던 것 같아요. 주말이나 평일에 라이브 경기가 있을 때 친구들과 모여서 보기도 하고, 혼자서 핸드폰으로 보기도 하고요. 예전 베이징이나 소치 올림픽은 기억이 별로 안 남았는데, 이번 평창 올림픽은 자원봉사 간 친구들도 있고, 한국에서 열려서 그런지, 훨씬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네, 저도요.


# 회사와 일

- Q. 요즘도 예전 그 팀에 있나요? 근황은 어때요?

네, 현재도 예전 그 팀에 있어요. 올해 들어서는 야근을 많이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최근에 일복이 터져서 일은 좀 많이 했어요.

- 인생 선배분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회사에 기대를 버리래요. 회사에 서운한 일이 있으면, 회사를 나와서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수밖에 없대요. 저는 1.4년 차 정도 되었는데, 왠지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지키기 어려워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DK는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최근에 읽은 책 중 하나가 <누구를 구할 것인가> 예요. 이 질문에 완전한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책 내용을 빌릴 수 있겠네요. <정의를 무엇인가>에 나오는 기찻길 문제를 다루죠. 이 책의 특징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나하나 정리를 해주는 것이에요. 가령 '5명이 중요한가, 1명이 중요한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요. 결국은 도덕적인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되더라고요. 약간 빗나간 이야기이긴 하지만, 도덕이라는 것을 생각을 해보면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현대에 중요시되고 있는 도덕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따라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타인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택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은 많지만, 솔직히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 왜죠?

뉘앙스가 약간 다른데요. 개인적으로 이 사회에서 저 혼자 개인으로 요구하는 것보다 사회랑 조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만약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일을 강요를 한다면, 어느 정도는 그 선을 지키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너무 불합리하거나 이건 아니다 싶으면 이직할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틀은 맞추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은 일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일을 안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부연하자면,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기 싫어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그럼 회사에서 일주일 정도 리프레시 휴가를 주면 뭐 할 거예요?

편하게 쉬지 않을까요? 가보고 싶은 곳에 가고. 의도적으로 리프레시시켜야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그럼 한 달이 생기면요?

저는 저만의 일을 할 것 같아요.

 - 저만의 일이 job이 아니라 work의 개념인가요?

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뭔가의 작업을 할 것 같아요.

- 자기계발이요?

그런 것의 일환일 것 같아요. 미래의 사업을 준비를 한다면, 그것을 위한 조그만 시드를 만들지 않을까요?

-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나라가 기본수당을 주고 직업이 없어도 돈이 나오는 사회가 되었어요. 그럼 무엇을 할 것 같아요?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일일까요?

마냥 멍 때리진 않을 것 같고, 여행도 계획을 짜서 그 시간을 잘 쓸 수 있게 할 것 같아요.

- 3월 1일은 공휴일인데, 뭐하실 건가요?

이번 주말에 바빠서 개인 프로젝트를 못했어요. 개인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해보고 싶은데 아이디어는 없거든요. 부동산에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당장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올해까지 시스템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 놓으면, 나중에 아이디어가 생기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거기다 서비스만 올리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연습 삼아 인프라나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있어요.

- 완전 굉장한데요?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에 매몰된 것 같았는데, 요즈음은 일하는 총량은 비슷한데 회사일은 좀 줄이고 나머지 시간에 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1월의 잉터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