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kyu의 이야기
인터뷰는 2월 25일에 Dongkyu(이하 DK)와 행아웃으로 진행되었으며, 녹음된 인터뷰 대화 내용을 읽기 자연스럽게 다듬었습니다.
# 사진
- Q. (인터뷰를 진행 날에 DK가 참여한) 사진 클래스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예전부터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사진기를 샀어요. 근데 막상 사진을 찍는데 제 마음에 별로 안 드는 거예요. '많이 찍으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도 제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일단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예전에 가입을 해서 유령회원으로 지내던 인터넷 사진 클럽에 최근에 들어가 보니, 초보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교육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참여하게 됐어요. 4-5시간 정도 교육을 받았습니다.
- 원데이 클래스인가요?
네. 진짜 재미있었어요.
- 어떤 점이요?
일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재미있었어요. 강사분이 운영진 중 한 명인데, 취미로 했다가 지금은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대요. 이걸 이용해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초보인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을 갖고 모임에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큰 것 같았어요. 사진에 대해 기본적인 기능들을 배웠어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궁금했던 것도 많이 풀리고요.
- 뭐가 궁금했나요?
사진을 어떻게 하면 잘 찍을 수 있지? 사진기에 기능이 굉장히 많은데, 이 기능은 무엇인가? 설명서를 읽더라도 기능이 너무 많아서 잘 몰랐거든요. 그런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 저도 아이폰으로 사진을 자주 찍는데, 항상 10퍼센트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아이폰 사진 원데이 클래스가 있어, 들을까 말까 고민인데 DK의 말을 들으니 들어봐도 좋겠네요.
네. 이런 원데이 클래스를 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 사진기로 주로 무엇을 찍나요?
뭔가를 찍어야겠다는 생각보다 풍경사진을 잘 찍고 싶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학교에서 들었던 수업 중 하나가 이미지에 대한 수업이었거든요. (이미지요? 교양강의인가요?) 교양강의가 아니라 전공과목이었는데, 정치로서의 이미지, 방송으로의 이미지, 이런 이미지를 말해요. 그 수업을 재밌게 들어서 항상 사진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당시 학생일 때도 카메라가 갖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살 수가 없었어요. 사실 회사에 가서 돈을 받아서 가장 먼저 샀던 것도 카메라예요. 그게 큰돈을 벌었을 때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였죠(웃음).
- 예전에 제가 보았던 DSLR 카메라인가요?
네, 맞아요.
- 매일 가지고 다니기에 무겁고 힘들지 않나요?
그렇긴 해요. 아무래도 핸드폰 카메라보다 훨씬 불편하긴 한데, 뭐랄까, 그냥 카메라를 들고 찍는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사진으로 전문적인 무언가를 하고 싶다?' 풍경사진뿐만 아니라 보도사진 같은 것 있잖아요.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어요.
- 지금도 변함없나요?
네. 지금도 그렇습니다. 오마이뉴스 같은 곳을 보면 개인들이 활동을 하잖아요. 그런 것도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아니라 기회가 있다면?
- 그럼 혹시 평소에 생활하면서 갑자기 '이 순간이나 장면은 찍어서 소장하거나 공유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요즘 나오는 사진은 특별하니까, 일상생활에서 찾아다니지 않는 이상 많은 것 같지는 않아요. 사실 기자들도 그런 사건을 계속 찾아다니는 거잖아요? 평소 생활하면서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자연풍경을 보면 그런 마음이 들어요. 기하학적으로 멋진 것들. 항상은 아니지만 자주 카메라를 들고 다니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여름이나 날씨가 좋을 때는, 찍어서 개인적으로 보관할 수도 있고, 프사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정말 제가 생각했을 때 잘 찍힌 사진은 카톡방에 공유하기도 해요(웃음).
- 저는, 평소 회사에서 친한 사람들이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간다든지, 그런 사소한 순간에 친한 사람들을 찍어 주거든요. 저는 가끔 그런 평범한 일상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최근에 몇 가지 사건이 있긴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뭔가 제 이야기를 계속 담고 싶다는 생각을 좀 했었어요. 왜냐면 뭔가 항상 바쁘게 살아오는데, 저를 위해 산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혹은 어떤 상황이 되었을 때, 내가 과거에 있던 일을 잘 기억해서 말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요.
- 맞아요, 기록이 없으면 기억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모든 게 그 생각으로 시작되었어요. '올해는 좀 뭔가 나를 위해서 남겨야겠다'는 생각?
- 그럼 혹시 과거에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가거나, 미래에 여행을 갈 계획이 있나요?
특별히 사진을 위해 여행 간 적은 없어요. 그냥 사진기를 들고 간 적은 있지만요. 앞으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그게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 인터뷰 방식
- 별로 차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을 보며 인터뷰를 하는 것과 이렇게 행아웃으로 하는 것에 엄청난 차이가 있네요. 느낌이 확실히 다르고, 비언어적인, 예를 들어, 감정이라든가 표정을 알 수 없으니 말에 집중하게 되네요.
분위기를 파악하기 힘들군요(웃음). 어째는 저는 지금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웃음).
# 2018 평창 올림픽 폐회식
- Q. 지금 올림픽 폐회식 하는 것 아세요?
네, 보다가 인터뷰에 응했어요. 끊고 나온 거죠.
- Q. 올림픽 열성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잖아요. 스스로는 어떤 쪽인 것 같아요? 평소에 마음속 응원이라도 국가적인 이벤트에 참여하는 편인가요?
일단 성격 자체가 그런 열성적인 성격이 아니라서요. 축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국가대표 경기라고 해서 챙겨보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축구를 하는 걸 훨씬 더 좋아해요. 딱히 팀을 응원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이번 올림픽도 '국가대표를 응원해야지!'라는 마음은 별로 없었어요.
- 그럼 실시간으로 본 경기는 없나요?
컬링과 스켈레톤은 실시간으로 보았어요.
- 저는 컬링은 열심히 보았지만, 스켈레톤은 언제 하는지도 몰라서 못 봤네요. 그래도 저는 이번 올림픽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았던 것 같아요. 주말이나 평일에 라이브 경기가 있을 때 친구들과 모여서 보기도 하고, 혼자서 핸드폰으로 보기도 하고요. 예전 베이징이나 소치 올림픽은 기억이 별로 안 남았는데, 이번 평창 올림픽은 자원봉사 간 친구들도 있고, 한국에서 열려서 그런지, 훨씬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네, 저도요.
# 회사와 일
- Q. 요즘도 예전 그 팀에 있나요? 근황은 어때요?
네, 현재도 예전 그 팀에 있어요. 올해 들어서는 야근을 많이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최근에 일복이 터져서 일은 좀 많이 했어요.
- 인생 선배분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회사에 기대를 버리래요. 회사에 서운한 일이 있으면, 회사를 나와서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수밖에 없대요. 저는 1.4년 차 정도 되었는데, 왠지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지키기 어려워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DK는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최근에 읽은 책 중 하나가 <누구를 구할 것인가> 예요. 이 질문에 완전한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책 내용을 빌릴 수 있겠네요. <정의를 무엇인가>에 나오는 기찻길 문제를 다루죠. 이 책의 특징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나하나 정리를 해주는 것이에요. 가령 '5명이 중요한가, 1명이 중요한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요. 결국은 도덕적인 판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되더라고요. 약간 빗나간 이야기이긴 하지만, 도덕이라는 것을 생각을 해보면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현대에 중요시되고 있는 도덕이라고 하더라도 굳이 따라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타인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택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삶이 중요하다고 말은 많지만, 솔직히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 왜죠?
뉘앙스가 약간 다른데요. 개인적으로 이 사회에서 저 혼자 개인으로 요구하는 것보다 사회랑 조화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만약 회사에서 어느 정도의 일을 강요를 한다면, 어느 정도는 그 선을 지키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너무 불합리하거나 이건 아니다 싶으면 이직할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틀은 맞추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저 같은 사람은 일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일을 안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부연하자면,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기 싫어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그럼 회사에서 일주일 정도 리프레시 휴가를 주면 뭐 할 거예요?
편하게 쉬지 않을까요? 가보고 싶은 곳에 가고. 의도적으로 리프레시시켜야 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그럼 한 달이 생기면요?
저는 저만의 일을 할 것 같아요.
- 저만의 일이 job이 아니라 work의 개념인가요?
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뭔가의 작업을 할 것 같아요.
- 자기계발이요?
그런 것의 일환일 것 같아요. 미래의 사업을 준비를 한다면, 그것을 위한 조그만 시드를 만들지 않을까요?
-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나라가 기본수당을 주고 직업이 없어도 돈이 나오는 사회가 되었어요. 그럼 무엇을 할 것 같아요?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일일까요?
마냥 멍 때리진 않을 것 같고, 여행도 계획을 짜서 그 시간을 잘 쓸 수 있게 할 것 같아요.
- 3월 1일은 공휴일인데, 뭐하실 건가요?
이번 주말에 바빠서 개인 프로젝트를 못했어요. 개인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해보고 싶은데 아이디어는 없거든요. 부동산에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당장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올해까지 시스템적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 놓으면, 나중에 아이디어가 생기고 좋은 사람을 만나면 거기다 서비스만 올리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연습 삼아 인프라나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있어요.
- 완전 굉장한데요?
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에 매몰된 것 같았는데, 요즈음은 일하는 총량은 비슷한데 회사일은 좀 줄이고 나머지 시간에 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