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난 왜 이렇게 돼버린 걸까?
오늘 심리상담시간에 심리상담사님이 제 마음을 글로 써보는 건 어떤가요?라는 말에 오랬만에 글을 써본다. 나는 지금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녀도 나 못지 않게 외로움도 많이 타고 모질지 못하다. 그런 그녀가 자꾸 전화해도 만나 달라고 해도 끊어야 하는데 나역시 모질지 못해 결국 만나러 간다. 할말이 있다고 한다. 무슨 할말?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했고, 답이 안 나와 헤어진건데 또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걸까? 처음에는 미안하고 나 역시 괴로워서 그녀의 전화도 요청도 다 받아줬다. 하지만 이제는 좀 지친다. 그녀에게 안 좋은 감정따윈 가지고 싶지 않은데... 그녀는 나를 참 잔인하게 만든다. 그녀를 미워하고싶지 않은데... 점점 화가나려 한다. 그녀는 항상 그랬다. 내게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주지 않고 자기 감정을 몰아 붙혔다. 말로는 항상 배려하는 듯 했지만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이끌려고 했다. 그렇게 해주는게 사랑이라 생각했기에 난 그녀가 하자는 데로 했다. 하지만 모든것이 끝난 지금에서야 난 알것같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불편하기 싫어 내 감정을 숨긴채 그냥 맞장구를 쳐주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게 쌓이고 쌓여서 이제 내 안에 어쩔 수 없이 커버렸음을... 어쩌면 오늘 나는 좀 더 잔인해져야 할 지도 모른다. 그녀와 나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