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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델루나 Feb 05. 2016

공주필지-5

(공동체 주거를위해 필요한 지식)

공동체 주택의 종류

미국의 룸쉐어의 경우 혼성도 가끔 있는 편이다.

대 걔 주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영어에서는 룸 시어(roomshare), 플랫 셰어(flat share), 하우스 셰어(house share)라는 용어로 구분이 된다. 룸쉐어는 원룸과 같은 방 하나를 두 명 이상이 공유하는 경우로 쉽게 기숙사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플랫 셰어의 경우 개인 공간이 있고 거실이나 부엌을 공유하는 것으로 하숙집을 연상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하우스 셰어는 단독주택 하나를 통째로 셰어하는 것으로 이런 경우는 공동주택 즉, 아파트나 빌라를 연상하면 쉬울 것이다.


컬렉티브 하우징은 저녁식사만은 반드시 다같이 참석해서 먹는다.

위의 분류가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와는 다르게 주택의 '소유'에 대한 이야기와 구성원에 의한 분류법으로서 코퍼러티브하우징, 컬렉 티브 하우징, 게스트 하우스가 있다. 코퍼레티브 하우징의 경우 주로 비영리 업자에 의해 주택 사업이 진행됨으로써 서양에서는 토지나 건물은 입주자가 참여하는 주택조합이 소유하며 입주자는 개인부분에 대한 이용권을 빌리는 형식을 취한다. 또한 컬렉티브 하우징이라는 것은 유럽에서 활성화된 스타일로서 '공동체' 생활에 좀 더 집중할 형태이다. 다른 셰어 방식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거주자들이 함께 취사나 식사를 한다는 점이다. 입주자들은 자기네들끼리 순번을 정해서 식사를 준비하고 전원이 함께 모여 식사하고 그 외의 활동도 되도록 함께 하려고 한다. 유럽식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절충적인 모습으로서 그들 안에 오랫동안 내재되어 있던 공동생활과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이 반영된 주거형태라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게스트하우스란 게 있다. 이 주거는 토지와 건축의 소유주가 한사람 혹은 한 업체이며  국제적으로 여행자를 위해 마련된 숙박시설이다. 다만 이러한 주거에서도 장기 거주를 하는 경우 자기만의 방을 일정 기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셰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우선 순수하게 생활만을 위해 모인 '일상 형'세어 하우스가 있다. 이러한 주거 구성은 주로 대도시의 학교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나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주로 미국의 경우 기숙사가 근처 집보다 비싼 경우도 많고, 방학기간이 되면 짐을 빼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기기 때문에 2~3명 정도가 하나의 집을 셰어한다. 내 경우도 뉴욕에서 유학을 했을 당시 이러한 주거형태에서 지냈다. 둘째로 모르는 사람들이 비슷한 이유(직장과의 거리, 주변 환경, 렌트비용 등등...)들로 모이는 경우인 '사업체 개재형'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대개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대도심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땅값이 저렴함 곳에 사업체가 주도하여 단지를 개발하여 입주자들에게 분양하는 방식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아파트'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추구하는 공통 목적(취미, 직업, 가치관)을 공유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테마형 세어 하우스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는 사람끼리 모여서 자신들이 땅과 건축 그리고 유지까지 직접 알아보고 장만하는 DIY형 세어 하우스가 있다. 


퇴근후 같이 모여 피자에 맥주한잔 하면서 보는 티비는 각별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어느 측면에서는 '공유 주택'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같은 '장소'에서 산다는 것뿐이지 '공유'나 '교류'는 없다. 그러기에 공동주택은 낮에는 을씨넌 스런 페가 같고 밤에는 작은 소리에도 서로 분쟁이 일어나는 '개인주의'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뉴욕에 유학하고 있을 당시 순수하게 생활만을 위해 하우스 셰어를 했던 룸메이트들과 그리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거실을 막아 방으로 만들었기에 입구에 들어서면 기다리는 것은 어두컴컴한 복도와 방사이로 비치는 불빛이 전부였다. 그 방문을 일일이 두드리며 다녀왔다고 하는 것도 좀 이상했고, 그 방에서 각자 여자친구들이나 다른 친구들과 있을 때가 많아 그 사이에 끼기도 좀 어려웠다. 서울에서 자취를 할 때도 룸쉐어로 방은 같은 회사를 다니는 형이 쓰고 거실은 내가 썼었는데 둘이 일 얘기 말고는 서로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자신의 공간에서 나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뭔가 '공유'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은 유학 준비할 때같이 산 후배와의 생활이었다. 나는 유학 준비로 후배는 하루 일과가 덜 끝나서 집에 와서 일을 하면서도 같이 티브이를 보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난 덜 외롭다 느꼈다. 그래도 결국 각자의 생활이 있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의 공간이 생기고 대화도 생활도 분리되어 감을 느꼈다. 내가 너무 의존적인 건지는 몰라도 공간에 단지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같이 살아도 외로울 뿐이다. 또한 아무리 친하고 심지어 애인이나 부부 사이가 된다 하더라도 둘만의 시간이 영원히 좋을 수는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예전에 마을이라는 개념이 생겨서 이웃사촌이라는 개념으로 서로 떡도 돌리고 좋은 일은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은 같이 슬퍼하는 그런 친밀감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는 외롭고 우리가 혼자 살기에는 삶은 너무나 피폐해져버렸다. 이제라도 우리는 '공동체'생활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예전처럼 모든 것을 나누고 알고하는 시대의 개념은 부담스러울지라도 적어도 세상에 혼자 있다는 '외로움'을 조금 덜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힘들 때 그냥 부담 없이 맥주 한잔 같이 할 '이웃'이 있다면 이 고독한 도시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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