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놀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 수집가 Feb 27. 2018

선생님 꼴찌

오늘은 월요일.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아이들은 더운지 외투를 벗어 내게 맡기고 가벼운 걸음으로 나갔다. 도서관에 가는 것이 싫다고 B와 홀에 쏙 들어간 Y의 이름을 불렀다. 도서관에 가야 한다고 나오라고 했더니 가기 싫다고 말은 못하고 신발끈을 한참 묶으며 표현을 했다. Y는 뛰어서 앞서 간 아이들을 따라갔다.

횡단보도를 하나 지나 걷다가 왼쪽으로 꺾어 걷고 보행자 도로를 지나 왼쪽, 오른쪽으로 걷고 또 걸었다. 가는 길에 차, 오토바이 등이 등장하는데 아이들은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차가 옆으로 지나가도 조심할 줄을 몰랐다. 남자아이들은 호기심이 넘쳐 청과물 앞에 놓은 파인애플을 아는 척하고 꼬치 노점상에도 다가가기도 했다. 그러다 지루해지면 옆에 있는 다른 아이들을 툭툭 치기도 했고. 혼자 가면 별일 없는 길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갈 때는 참 조심스러운 길이 된다. 드디어 도서관에 도착했다.  


책을 다 본 후 도서관에서 나와 근처 놀이터에서 10분 간 놀기로 했다. 여자 아이들은 그네를 타려고 줄을 섰다. 저번 주에 온 J 가 줄 서지 않고 그네를 타서 여자 아이들은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소리를 높였다. 남자아이들은 술래잡기를 시작했다. 10분은 후다닥 가버렸고 다시 센터로 돌아갈 시간이 와버렸다. 센터에 가는 길에 남자아이들이 앞서 간 선생님을 잘 따라가지 않고 산만해진 것 같았다.


N을 뒤로 따돌리며 'N 꼴찌'라고 외쳐봤다. N은 바로 내 앞으로 오며 '선생님 꼴찌'를 외쳤다. 앞서 가는 E를 앞질러 가며 'E가 꼴찌'라고 외쳤다. E는 후다닥 앞으로 왔다. '누가 꼴찌'라고 외치는 것은 꼴찌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줄에서 이탈하지 않고 걷도록 하는 방법이 되는 것 같았다. 가위바위보를 하며 이긴 사람이 10걸음씩 가기도 재밌어 했는데 '누가 꼴찌'도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좋아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