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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May 12. 2024

착맨이는 복도 많지

갓청자 침투부 스튜디오 초대석 오픈 날 방문 후기

나는 침착맨의 팬은 아니다.

독깨팔의 팬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독깨팔이 뭐길래?

https://namu.wiki/w/%EB%8F%85%EA%B9%A8%ED%8C%94


대충 요약하면 유튜버 침착맨(구 이말년)은 장시간 라이브 방송을 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그게 집이건 스튜디오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는데, 아무래도 집에서 방송을 할 때는 조명도 없고, 더 편하게 있다 보니 버튜버 버전이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버튜버는 버츄얼 유튜버(Virtual YouTuber)의 준말로 가상의 캐릭터를 내세워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의 아바타를 외주를 통해 개발하기에 이르러 컨셉이 랩틸리언(대중매체에 의해 잘 알려진 이미지의 파충류형 외계인) 이 되었다. 평소에 도마뱀을 좋아한다던 그는 저런 귀염 징글? 깜찍! 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1차 > 2차 > 완성본



https://www.youtube.com/watch?v=ytdAEOSxdq0&embeds_referring_euri=https%3A%2F%2Fnamu.wiki%2F&source_ve_path=Mjg2NjY&feature=emb_logo

마냥 귀엽지만은 않은 이 결과물의 이유를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미는 "북미감성"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애초에 귀여울 생각이 없었다는 제작의도.


"사아아악-"

"독깨깨깨-"


라는 의성어를 내뿜는 이 랩틸리언에 내가 빠져버린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그가 팝업스토어를 기획한 것이 화근이 되었던 것.


침착맨은 실제로 스트리머 중 가장 "좁고 깊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5-6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라이브, 심지어 스트리머가 화장실을 가면 오히려 좋은 팬들. 이 팬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니즈도 있었다. 연령대, 성향 등이 궁금했다. 


허나 내가 그를 만만하게 본 것은 사실, 심지어 갓청자 or 개청자라 불리는 침착맨의 팬덤은 '호들갑 떨기'를 싫어하고 스트리머를 향한 욕설을 자유로이 하며 심드렁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도 뭉근한 반응일 거라고 예상한 것과는 달리, 미팅 일정을 마무리하고 정오쯤 넘어가서 받은 대기 번호는 현장 예약 320번.


나는 사전예약 같은 건 할 줄 모르는 적당한 관심자였기에, 사전예약자들의 입장을 부럽게 쳐다보다, 앞집이 바로 JAJU여서 브랜드 스터디를 여유롭게 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간단히 쇼핑하고 있으면 내 차례가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번잡한 것을 질색하는 성미라 스위트파크가 아무리 잘 되어있다고 소문이 자자할 때도 한 번도 온 일이 없었는데, 그 광활한 스위트 파크를 한 바퀴 모두 돌고도, 백화점 전 건물을 돌아다니다 차로 돌아와 업무를 보고 나서도 대기자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이동을 결정해야 하는 오후 4시 반이 넘어갈 때쯤 운영 부스 번호가 남겨져 있길래 호소에 가까운 문의를 했다. 




답장 외에도 안내하시는 분이 전화통화에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의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어 전혀 화가 나지 않고 즐거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착맨이는 복도 많지...' 그가 한없이 잘되는 이유 중에 큰 비중은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모든 일에 진심이었던 데에 있었던 것 같다. 행사를 진행하는 모든 사람들이 즐기며 친절히 대해주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단순 알바가 응대하는 것이 아닌 찐 덕후들이 서로 모여있는 듯했다)


우여곡절 나는 입장하여 독깨팔 위주로 팬심을 채웠다.(내가 누굴 좋아 이렇게 줄을 서 본 일은 일생 처음이다.)




뿌듯하고 즐거운 팬 활동을 끝으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나.' 아득해졌다.


이제 팬덤화되는 브랜드 로열티는 조작하거나 가이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꽤 스펙트럼이 넓은 연령대, 커플, 남남 친구, 여여 친구들이 함께 모여 줄을 서고 기다리고 사진을 찍고 구쭈(굿즈)를 구매하는 모든 과정을 즐기면서 서서히 젖어드는 것. 브랜드를 놀이와 경험으로 소비하는 새로운 사례. 이렇게 구축된 팬덤은 한순간에 무너질 리 만무하다. 끈끈한 가족애처럼 까지 느껴졌던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5/23일까지 신세계 강남 B1 JAJU 매장 맞은편에서 진행되고 있다. 가란 추천은 안한다. 갈 사람 알아서 가겠지. 독깨깨깨.







#독깨팔 #독깨깨깨

#침착맨 #갓청자 #개청자 #갓청자침투부스튜디오초대석 #신세계강남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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