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헵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 합시다>
몇 년 전 여름, 다니던 책방에서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추천했다. 영상으로 기록해서 유튜브 채널에 올렸었다. 촬영할 때 하려는 말을 글로 먼저 적어두었다. 예전에 쓴 글이지만 책을 읽고 좋았던 것과 그 책이 좋다는 건 여전히 유효하기에 글을 브런치에 기록해본다.
추천하는 책은 마이클 헵의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을 이야기 합시다>(을유문화사)입니다. 부제는 ‘삶의 가장 소중한 대화로 이끄는 22가지 질문’입니다. 마침 이 책이 출간된 날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저녁을 많이 먹는 날, 크리스마스에요.
혹시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나요?
죽음에 대해 말하는 건, 분명히 불편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인간이라면 절대 피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자 또한 이렇게 생각하고,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자신이 요리사이기 때문에 만찬을 열고,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서요. 함께 식사를 하다보면 편한 분위기에서 서로를 이해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헵은 “죽음을 말하는 것은 삶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작가는 수천 번의 저녁 만찬회를 직접 주최하면서 배운, 삶에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대화 주제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만찬을 하며 느낀 점들을 테드메드(TEDMED)에서 강연도 했고요, 이는 미국 전역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13년부터 저녁 식사를 하며 죽음을 이야기하는 데스오버디너라는 단체를 설립해 활동도 하고 있구요. 이 책은 그의 첫 저서입니다)
22가지 질문 중에서, 제게 인상적이었던 질문은.
1. 살 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2. 사랑하는 고인이 해 준 요리 중 기억나는 음식은 무엇인지.
6. 당신이 지켜본 가장 소중한 임종의 순간은 언제인지.
7. 우리는 왜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지.
19. 마지막 식사로 먹고 싶은 음식은?
질문들이 무겁기도 하죠.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의 전체를 다 읽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데요. 중간중간 쉬면서 읽으라고 하죠. 정말, 술술 읽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차분하고도 우아하게 준비하고 싶은가요? 그리고 본인의 죽음에 대해서 아직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이 책에 담긴 스물두 가지 질문을 저녁 식탁에서 나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암으로 아프시다가 2019년 여름에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로 죽음에 대한 책들을 꽤 많이 찾아봤어요. 근데 이 책에는 미국의 저명한 죽음학 저자를 비롯해 베스트셀러 저자인 아툴 가완디, 폴 칼라니티 부부의 이야기 등이 담겨 있어서,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더 알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무엇보다 서로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소중한 가족과 친구에게 건네면서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