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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Apr 18. 2024

드라마를 좋아한다




드라마를 엄청 좋아한다. 



이 문장이 내 마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 2월에 이 지점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뭘 좋아하는지 생각할 때 '드라마'는 많이 당연해서 생각지 않았던 걸까? '책 좋아해요' 하면 더 그럴듯해보여서 그랬던 걸까?


그동안에도 드라마를 많이 봤었다. 오래 전부터. 회사를 다닐 땐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주말 또는 월요일이 오지 않길 바라던 일요일 밤에 몰아서 드라마를 보곤 했다. 정말 많이 많이 많이. 


그래서 내게 드라마는 좋아하는데, 뭔가... 내가 현실을 회피하고자 할 때에 보는 콘텐츠였던 것이다.

사실 드라마가 내 삶에 많은 즐거움을 주고, 다소 힘들 때는 에너지를 주는 그런 콘텐츠였고, 그 어느 콘텐츠보다도 가장 많은 내 시간을 쓰는 것이었는데. 


지난 1월부터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서 이 점을 더 많이 깨닫고 있다. 회사를 안 가다보니 주어지는 여유로운 시간. 그리고 잠시 몇 달은 이직을 생각하지 않고 좀 쉬자 싶었던 시간. 


그런 시간이 내게 주어졌을 때 내가 가장 많이 한 게 드라마였다. 즐거울 때도, 마음이 답답해서 그저 침대에 누워만 있고 싶을 때에도. 


아, 작년 12월에 독감으로 2주 넘게 힘이 들었을 때에도 침대에 내내 누워있었는데 그때에도 드라마를 봤다.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외에도 많이 봤다)


2023년 3월에 쓴 메모장 글이 있다. 

"일할 때도 소설 속에서, 일이 끝나고도 소설에 대해 말하는 팟캐스트를 듣고, 저녁을 먹을 때는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본 하루.

소설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좋다.

더 좋고 재미난 소설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야지."

소설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작가들이 소설을 쓰는 데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1년 남짓 지난 2024년 4월의 나는 소설보다 '드라마'에 더 꽂혀있다. 

그리고 '소설을 좋아하는 나'랑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는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게 스토리다. 


결국 나는 스토리를 사랑하는구나, 이 깨달음을 얻는다. 


중, 고등학생 때에는 한국 소설에 빠져있던 내가 고등학교 2, 3학년 때엔 영화에 빠져서 영화 관련 전공을 했었다. 매체가 달라졌을 뿐. 결국 나는 스토리에 빠졌던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근데 미디어 기자를 했을 때엔 드라마 리뷰를 쓴 적이 없는데.. 그때는 드라마에 대해 글을 쓰고자하는 욕구가 없었던 것 같다. 


역시 모든 게 다 때가 있나보다. 


요즘은 드라마가 내 삶에 주는 위로와 힘이 너무 커서, 드라마에 대한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 한국 드라마를 정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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