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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초 Aug 04. 2020

나는 확성기 같은 사람이 될 거야, 조수민

내 이름을 불러줘 no.7

<내 이름을 불러줘>는 31개 시군에 거주하고 있는 경기 시민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 기획자는 최초의 인터뷰이만 섭외하며, 이후로는 인터뷰이가 자신의 지인 중 다음 차례의 인터뷰이를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다섯 번째 인터뷰이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여섯 번째 인터뷰이 혹은 열 번째 인터뷰이와는 어떤 접촉점이 있을 수도 있지요. 이런 방식으로 인터뷰이는 지인의 지인 형식으로 모두 연결되고, 우리가 사는 사회의 축소판을 구현해내게 됩니다. 본 프로젝트의 무대는 경기도이지만, 우리 사회를 이루는 이러한 방식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는 실상,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각각의 인터뷰이는 그들 삶을 이루는 행복, 가치, 꿈, 흔들리던 순간 등을 묻는 10가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경험과 삶을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또 다른 모양의 길과 삶을 들여다봅니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그리고 익명으로 존재했던 이웃들의 고유한 삶을 품고 있는 도시의 다양한 얼굴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이의 걸어간 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며, 불확실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희망을 만들어갈 힌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이름과 사는 곳은?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조수민입니다. 



2. 당신이 사는 도시에서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옆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낮은 언덕이 하나 있는데, 그곳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도시락을 가지고 부모님과 가벼운 소풍을 다닌 기억이 있어서 그곳에 가면 기분이 좋아져요.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나무 아래에 앉아서 보는 하늘도 정말 예쁘고, 근처에 소나무가 많아 소나무 향을 맡을 수 있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봄에는 벚꽃, 개나리 등등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해서 꽃놀이 가기도 좋아요.



3. 어떤 일을 해오셨고, 지금 몰입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학생이어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가장 열심히 공부한 건 영어이고, 지금은 독일어와 스페인어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자기 계발에 욕심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취미활동이 많아요. 최근에는 시사, 글쓰기, 영어 공부 등에 시간을 쏟고 있어요. 



4. 무엇이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나요? 혹은 그런 사람이 있나요?

제 생각과 행동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건 “새로움”인 것 같아요. 새로운 의견, 새로운 분야,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지를 보면 많은 생각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신념이나 어떠한 동기가 생기게 되거든요.



5. <나의 컬렉션> 당신이 아끼는 7가지 아이템으로 당신의 취향을 소개해주세요.

1. 양파:   

요리가 취미인데, 특히 양파로 요리하는 것을 정말 좋아해요. 양파를 팬에 오래 볶으면 단맛과 감칠맛이 올라오는데, 이렇게 볶은 양파를 요리에 넣으면 정말 맛있어요. 요리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기도 해요. 


2. “퀸”:

락밴드 퀸의 열혈팬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Somebody to Love”, “‘39”, “Liar”, “Death on two legs” 이예요. 프레디 머큐리의 독특하면서도 음악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애드리브 보컬과 곡 변형, 재치 있는 무대 매너에 반해 퀸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3.  영화 <라푼젤>: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영화예요. 어렸을 때 <라푼젤> 대사를 하나하나 받아 적으며 영어에 흥미를 붙였고, 그게 지금까지도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4. 유튜브 채널 haha ha:

제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고양이들의 삶을 고화질로 볼 수 있어서 최근 즐겨 찾는 유튜브 채널이에요.


5. 영화 <기생충>: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정말 많은 영화를 보아왔지만, 봉준호 감독의 영화만큼 세심하게 기획되고 사소한 디테일까지 연출된 영화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6. 포모도로 파스타:

처음으로 시판 소스가 아닌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본 파스타인데, 쉽고 맛있어서 지금도 자주 해 먹습니다.

 

7. 텃밭:

집 앞에 작은 텃밭이 있어서 토마토, 당근, 감자 등등의 작물을 키우는데, 작물을 직접 기르고 수확해서 먹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어 좋아하는 장소예요. 



6. 일상에서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요즘 요리하기가 새로운 취미라, 요리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해요. 제대로 차린 한 끼 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먹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7.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원칙이 있나요? 그것을 얻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역경 끝에는 반드시 얻는 것이 있으니, 견뎌내야 한다.” 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제가 되뇌는 말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주변 환경이 자주 바뀌었어요. 9살에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중학교를 다니고 고등학교 1학년 2학기에 다시 미국으로 떠났어요.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했던 9살 꼬마에게 필리핀 학교는 너무도 힘든 경험이었지만 결국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겪은 치열한 경쟁과 수준 높은 교육시스템은 끈기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미국에서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참여했던 토론 대회와 동아리 활동은 일상 영어회화를 넘어선 수준급 실력을 목표로 삼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힘든 일을 겪을 때면 이 시간을 지나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으리란 생각으로 이겨내곤 합니다. 

 


8. 인생을 살며 큰 변화가 있었던 일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고 그로 인해 무엇이 바뀌었나요?

한 번의 큰 변화는 없었던 거 같아요. 변화는,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9. 언젠가 이루고 싶은 모험, 꿈이 있나요? 그것을 위해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에 기여하고 싶어요. 소수의 목소리를 듣고, 사회에 전달하는 확성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구체적인 준비는 아니지만,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와 인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10. 삶의 흔들리는 순간들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위에서 얘기한, 힘든 시간 끝에는 얻는 것이 있다는 저의 신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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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해주신 조수민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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