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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밍웨이 Apr 27. 2020

‘나다움’으로 오늘을 만들어 가다

일(業)에 대한 생각의 변화들

새벽 다섯 시 반이면 내 방 창가로 선명한 햇살이 들어온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지만 한 달 동안 기획하고 있는 업무로 늦은 퇴근시간에 피곤함이 나를 감싸고 있다.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10분만 더...’를 외치며 다시 눈을 붙인다.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을 시간까지 미루다가 이불 밖으로 나와 출근 준비를 한다. 나의 몸 상태는 지쳐있지만 사실 출근이 즐거운 요즘이다.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 업무가 스스로에게서 나온 ‘능동성’과 ‘주체성’을 가지고 진행하며 ‘나다움’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일이라는 것은 먹고사는 것에 대한 기본적 생리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안정적으로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였었다. 돈을 번다는 것이 생존의 의미로 연결되니 중요한 부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이 걸려 공무원이 되었을 때 ‘이제  밥벌이는 할 수 있게 되었구나’ 하며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두 번째는 일을 통해서 나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고,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투철한 국가관이라는 거창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도움이 더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기에 때로는 나를 희생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이 마음이 오래가지 않았다. 일에 적응을 하고, 사람에 지칠 때쯤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며 취미생활에서 삶의 가치를 찾았다. 일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과 시키는 것을 해낼 정도만 하면 된다고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출근하자마자 퇴근을 기다리고, 근무하는 시간은 버텨내는 시간이 되었다. 출근과 퇴근이라는 행동의 반복으로 직장을 다녔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루 중 8~10시간 정도 일을 한다. 100세 시대에 30년은 일을 통해서 나의 일생이 표현될 것이다. 일이 삶의 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모른척할 수 없다. 나는 일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일이 내 삶의 방식을 만드는 기회라고 인식하고 ‘나다움’을 적용시킨다면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까?



최근에 나는 스스로에게 해왔던 많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다 보니 일에도 능동성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시키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보았다.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던 모습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것들에 흥미를 느낀다. 내가 기획한 방향대로 가치관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그 의도를 알아 채주는 것에 감사하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가지를 치면서 파생되어 나가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고 있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함도 아니다. 계장님은 나를 위해주는 마음과 놀리는 마음으로 ‘자승자박’이라고 표현하셨다. 내가 기획한 일로 바쁘기도 하고 몸이 피곤하긴 하지만 나다움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누구보다 행복하다. 일에서 ‘나다움’의 가치관을 기획안에 담아내어 표현하고 사회에서 필요한 가치를 인정받는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루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잠자리에 눕는다. 오늘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단한 기분이 느껴진다. 스스로에게 ‘오늘 하루 고생했다 ‘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어 좋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자라난 하루를 기쁘게 보낼 수 있다는 믿음과 긍정도 함께 자라난다. 내일은 헬요일이라 부르는 월요일이다. 하지만 나는 헤븐요일이라고 불러주고 싶다. 출근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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