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쪽 바다-김녕해변
제주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바다의 색감을 보면서 감탄하던 바다가 에메랄드빛 물빛으로 나를 반겨주던 어느 초여름의 김녕 해변이었다.
내가 살던 곳은 산방산과 송악산 그리고 용머리해안과 같이 풍경이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답다 말하는 사계 해변이었다.
바다를 곁에 두고 살았고 아침과 저녁이면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마음과 눈으로 담아보던 일상이었지만 가끔은 마을을 떠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맘은 여기에 살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제주에 살다 보면 거리의 개념이 육지와는 조금 달라지는데 서귀포에서 5.16 도로를 타고 제주시를 넘어가거나 협재 같은 서쪽 끝 마을에서 성산이나 계좌처럼 동쪽에 있는 마을은 시간을 내서 가야 되는 곳으로 마음의 거리를 대하는 방식으로 변하게 되는 걸 살아보면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암튼 그 오 년 전 처음 마주했던 김녕 바다는 그 이후로 동쪽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주 그 바다를 보고 행복해하고 힘들 때면 찾아가 위안을 얻기도 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사계절 햇살이 비추고 바람만 불지 않으면 언제나 발길을 머무르게 하기에 캠핑을 떠날 때도 김녕은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캠핑 포인트이다.
한여름 성수기철이 아니면 육지의 캠핑장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리지 않고 제주의 캠핑장은 한적한 편이다.
따뜻한 계절이면 스노쿨링 장비나 튜브를 챙겨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물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떼를 감상하거나 밀짚모자를 쓰고 맥주캔 하나를 따서 튜브에 누워있으면 세상 부러울게 없는 나만의 행복에 빠지기에도 더 없이 좋다.
아니면 사람들 없는 곳을 피해 한적한 곳에 나무를 박고 큰 양산 우산 하나 걸치고 블랭킷 하나 펴서 누워도 좋을 것이다.
해가 지면 멀리 파도 사이로 드러나는 모래밭이 석양빛에 비춰 아름다운 시를 만들어내고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은 햇빛 사이로 실루엣을 만들면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리라.
밤이 되면 파도소리에 더 귀기울이게 되고 랜턴 불빛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오가는 정겨운 대화들이 밤의 시간들을 채운다.
달빛에 일렁거리는 밤바다를 본 적이 있는가.
교교하게 비춘 달빛은 파도에 부서지고 테이블 위에 놓인 블루투스 스피커 사이로 줄리 런던의 "Fly me To the Moon"흘러나오던 그 날의 밤을 그 순간 나와 그 아름다운 순간을 공유하던 이들을 기억한다.
그렇게 캠핑은 추억 하나를 삶에 던져준다.
김녕 해변 잔디밭
김녕 해변 잔디밭
김녕 해변 잔디밭
김녕 해변 잔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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