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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우리 모두는 잠재적 괴물이다

by 해요








사람은 죽는 날까지 자기 자신과 얽히고설킨 세상과의 인연을 배워나가는 운명에 처하지만

사실 세월이 거저 해답을 주는 건 아니다.



게다가 제아무리 인생의 내공을 얼마간 쌓았다 해도 세상살이에 대한 통계와 경험치가 축적되었을 뿐 진짜 내 모습을 알아차리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시선은 늘 바깥으로 향해있기 때문이다.

사방의 자극에 장막을 치고 내 안을 들여다볼 기회는 명상 등을 배제한다면 사실상 잠자는 시간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마저도 무의식에 침잠해서 나를 정화하는 시간으로 오롯이 활용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잠자기 전까지 어떤 형태로든 욕구와 집착, 걱정과 불안으로 우리의 의식을 한껏 괴롭혀왔는데 눈을 감았다고 해서, 수면에 들었다고 해서 단숨에 유토피아에 당도할 순 없으니-









살다 보면 누구나 '내가 왜 그랬지? 뭐에 씌었었나?' 싶은 선택을 할 때가 있다.


당시 주변의 영향 요인도 따져볼 문제지만

내가 모르는 무의식 속에 숨죽이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뜻이다.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

'내 안의 헐크가 깨어났다'라는 표현을 즐겨 썼었는데


알고 보면 내가 내 안의 헐크를 만드는 작업을

매일, 매 순간 조금씩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내면의 본성을 외면한 결과

어떤 참혹한 대가를 치를지 겪어 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어쩌면 사회의 끔찍한 사건 사고를 통해서

다들 피부로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의 어둠을 빛으로 상쇄시키는 일은 곧,

내 안에 괴물을 키우지 않는 일상적인 습관, 태도에 달려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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