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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ry go round Nov 08. 2022

복잡한 생각이 들 땐 냉장고를 연다

윤기나게 볶은 야채처럼 복잡한 내 생각들도 버터에 볶을수 있다면 -

.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는

문득 냉장고를 엽니다

어떤 식재료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것들을 활용해서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한 요리를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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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은 바락바락 씻어서 육수를 내고

감자 당근 애호박 가지 양파 아스파라거스 버섯 등

갖은 야채와 관자를 쫑쫑 썰어

버터 두른 주물냄비에 볶아줘요

윤기나게 버터옷을 입은 야채와 관자에

씻어둔 쌀을 볶다가 바지락 육수를 부어주고요

가운데에는 뜨거운 물에 겉 껍질을 튀겨내 벗긴

토마토를 하나 살포시 심어줍니다

쓰다 남은 허브가 있다면

오레가노나 로즈마리 타임같은

허브를 곁들여 주어도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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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뭉근한 시간을 들입니다

기다리는동안 스테이크에 곁들일 야채를 손질하구요

수란도 만들어두고

아스파라거스도 데쳐둡니다

미소된장을 사용해 따뜻한 소스도 만들어두고

차근차근 요리를 준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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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정성을 들여 요리에 집중하다보면

그 사이 내가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잊고는 합니다

버터에 볶아져 윤기나는 야채들처럼

제 복잡한 생각들도 쫑쫑 썰어

주물냄비에 넣고 버터로 윤기나게 볶아주고 싶습니다

그럼 그 복잡한 생각들이 한결 매끄러워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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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할때면 주방에 섭니다

그러면 좀 나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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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데 무엇 하나 정답은 없다지만

언제나 행복하고자 최선을 다해요

그리고 지나간 순간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나간 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고

오늘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더 빛나는 내일이 올거라 믿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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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절임과 오이피클을 만들려고

장을 봐두었어요

피클은 한 번 만들어 먹기 시작하니

도통 사 먹을 수가 없고

토마토절임은 저의 최애 와인안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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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기분이 들 땐

주방으로 가 보세요

아주 단순한 것이더라도, 혹은

아주 어려워 보이는 레시피여도

한 번 쯤은 도전해보세요

그 순간 머릿속 복잡한 고민은 모두 잊고

요리에 집중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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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꼭 방울토마토절임과 피클을 담궈야겠습니다

모두 좋은 꿈 꾸는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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