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다 해보는 요즘의 일상 , 작심삼일 120번하기
몸을 일으켜 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5시 24분.
일어난 시간이 아니라,
잠자리에 들지 못해 뒤척이다 확인한 시간이다.
차편을 본다.
와, 벌써 첫 차는 다니기 시작하네.
잠시 고민한다.
한 시간이라도 자볼까,
아니다. 그냥 일어나자.
뒤척거리고 제대로 못 잔 상태에서
헐레벌떡 출근길 뛰쳐나가느니
그냥 차라리 지금 여유롭게 출근해서
졸아도 회사에서 졸자 싶다.
지각보단 이게 나을 것 같다.
무거운건지 가벼운건지
도통 모르겠는 눈꺼풀에 힘을 주고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는다.
그래, 집에서 한 시간 자고 사람에 치여 출근하느니
회사를 가서 자자 차라리, 그게 낫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하니 오전 6시 40분.
잠들기는 커녕, 자동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내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모니터만 켜면
뇌가 자동으로 일하라고 명령을 내리나보다.
그래.
하자 일. 일을 하자.
오늘의 내 하루는 아직도 17시간이 남았다.
17시간"씩이나" 남은건지,
17시간"이나" 남은건지는
오늘 내가 내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려있겠지.
기왕에 보내는 하루,
아주 그냥 1분 1초까지 아끼고 아껴
허투루 보내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뭐든 해내보자 싶어,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다 하는 요즘의 나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요일 밤에는 유독 잠자리에 쉬이 들지 못한다.
매 주 찾아오는 월요일임에도
출근의 걱정, 업무의 걱정으로
유난스럽도록 일요일 밤은 더욱 뒤척이는 것 같다.
해내는 것도 없으면서 걱정에 걱정만 더하며
허송세월 보낸지가 어느덧 n년차.
몇 년이라고 칭하기도 참 창피하다.
평생토록 요리만 하며 살 줄 알았는데
사람 일이라는게 정말 아무도 모른다더니
어쩌다보니 사업도 해보고,
어쩌다보니 남을 가르쳐보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마케팅 일도 해보고,
어쩌다보니 회사 경영팀에서 일도 해보고 있다.
좋아하는 걸 하다보니, 일로 연결된 경우가 더러인데,
문제는 뭐하나 제대로 된 결과치가 보여지고 있는지는내 스스로 전혀 모르겠다는 거다.
뭐든 하다 마는 내 성격이 가장 큰 문제인데,
하다 말다 하다 말다를 무한반복,
난 뭐 하나 제대로 이뤄내는게 없네 ㅡ 한탄하며
허송세월 보내길 n년.
스스로 자처한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려면
스스로 그 구렁텅이를 헤집고 나오는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허송세월 보내길 또 n년.
다시금 마음먹길
어쩔 수 없다,
하다 마는 내 성격을 그냥 이용하자.
그럼, 그냥 계속 하다 말자.
하다 말다가, 또 다시 하고,
그러다 말다가도, 또 하고,
아니 뭐 이러다보면 그냥 계속 하고 있게 되겠지 뭐.
3일마다 한 번씩 작심삼일 하면 되는거 아냐.
일 년에 작심삼일을 120번쯤 하면 되겠네.
마인드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이유로 요즘 나는,
그냥 닥치는대로 다 해본다.
뭐든 계속 하다 말았기 때문에,
그 하다 만 것들 다시 꺼내서 해보고 있다.
할 때마다 늘 잘 되었던 것들을
내가 하다 마는 바람에
뭣도 아니게 되어버린 그 모든 플랫폼을,
한다. 그냥 다 한다.
블로그도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브런치스토리에 오늘 글도 다시 써보고,
유튜브 편집도 다시 시작하고,
그냥 다 한다.
다 해보기로 했다.
컨텐츠가 넘치고 넘쳐나는 세상속에서,
너무 뭐든 제대로 해내려 하니
오히려 더 안되는 것 같아서,
결과물이 80%만 만족되더라도
올리자, 기록을 남기자,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날이 올 것이다.
라고 믿으면서.
그러니,
여러분들도 하세요.
일단 해보죠 뭐.
저 작심삼일 오늘부터 또 시작이에요.
작심삼일을 한 120번쯤 해보는거예요.
이러면 뭐라도 남지 않겠어요?
그래도 한편으로 큰 위안이 되는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 해야되는데, 해야되는데 - 하던 때보다
지금이 훨씬 삶에 생기가 돈다는 겁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삶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최소한 지난 달의 저보다, 이번 달의 제가
전 스스로 좀 더 마음에 드는 것 같네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짜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지더라구요.
그러니 같이 해봅시다.
그게 쇼핑하러 돌아다니는 걸음일지라도_
_그걸 운동이다 삼고요,
비록 쿠키 구워가며 보는 웹툰일지라도_
_그걸 독서다 삼는거죠.
내 오늘 진짜 개 거지같은 상사xx 욕일지라도_
_오늘의 일기다- 생각하고 쓰면 또 글입니다 그게.
그러니,
뭐 꼭 대단한거 아니더라도,
같이 해봐요.
그냥 이런 두서없는 글이라도 쓰는 저처럼.
힘내는, 힘을 내보는, 힘이 안나겠지만 내보는,
이번주 월화수만 일하면
연휴 쭈욱 쉰다는 생각을 하며 힘을 내보는,
그런 한 주의 시작을 보냅시다.
#하자 #뭐든하자 #그게뭐가되었든해보자 #뭐라도남겠지뭐 #작심삼일을백이십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