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괜찮은걸까, 내 인생
4개월 다닌 회사와의 계약종료로 현재 난 구인구직중인 백수이다.
내 나이 서른일곱, 이대로 나 괜찮은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 회사를 계속 다닐 순 없었다.
회사를 다니며 동시에 경찰서로 철컹철컹할 수도 있는 위험이 너무 도사리고 있었다.
위법행위를 해가며, 함께 일하는 동료를 배반해가며,
그런 식의 사람 밑에선 일할 수 없었다.
본인에게 동조하지 않았다고 순식간에 날 팽해버린 그 사람을 보아라.
아마도 그 회사는 정말 그 한 사람 때문에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다.
어리버리하게 그저 적당히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별다른 회사의 대한 조사 없이 이직을 한 게 문제였다.
덕분에 태어나 처음으로 실업급여라는 것도 신청해보았다.
아무튼간에 지금 난, 백수다.
(와 살면서 백수, 라는 단어를 내 자신에게 처음 써봤어 !!)
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랬기에 내 커리어도 어쩌면 뒤죽박죽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그 뒤죽박죽의 커리어도 결국은
매번 머뭇거리지 않고 새롭게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했기에 쌓인 커리어라 생각한다.
고등학교때까지 연극과 뮤지컬을 하다가
보기좋게 연영과 입시에 미끄러지고 차선책으로
요리를 전공.
한 달에 하루 쉬어가며 일해보기도 했고
열아홉부터 이십대중반까지 정말
주방 안에서 불태우며 내 이십대 젊은 시절을
다 갖다바쳤다.
중간에 다녀온 시드니가,
내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아무것도 없이 맨 땅에 헤딩해가며 부딪히며 살았던
시드니 생활이었기에,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머뭇거림없이 다양한 일에
도전해볼 수 있었다.
이십대 중반 어린 나이에 개인사업을 시작해서
내가 생각했던 내 그릇보다도 더 몸집이 큰
프로젝트를 여럿 맡기도 했고,
사업이란건, 직장인과 달리 정확한 쉬는날이 없기에
일이 잘되어가는만큼, 내 몸은 혹사시키기 일쑤였고
그럼에도 또 즐거웠고 힘겨웠던 날들로 기억된다.
코로나 여파로 일을 폐업하고
다시 회사로 재취업을 도전하면서
정말 다양하게 많은 일들을 겪고 실행해봤다.
그래도 어릴적 가닥이 있던걸 여기서 써먹는건지
유튜브 인스타 등 컨텐츠 기획 제작도 해보고
직접 출연도 해보고
쇼호스트처럼 라이브커머스도 직접 출연해보고
역시 또한 재미있게 일했던 시간이었다.
마지막 커리어(라고는 하기도 민망한) 최근 근무는
사람을 배반하거나, 사람을 등지는 것을 절대 못하는,
위법적이거나, 같은 동료에게 누가 되고 해가 될 수 있는,
그런 일은 선천적으로 하지도 못하고 견딜수 없기에 나왔다.
한 회사가 문제라기보다도
한 사람이 절대적인 문제자였기에,
그 한 사람으로 인해 회사는 어둠의 소굴이 되어갔기에,
(그리고 그 한 사람이 문제인 것을 대표가 알고 있으나 전부 눈감아주는게 문제)
동시에 부서 사람들이 다 퇴사하는 기이한 결말을 맞고 말았다.
어려운 시기여서 재취업이 참 쉽지 않다.
그럼에도 또 다양한 회사에, 다양한 곳에 문을 두드려본다.
일은 힘들지언정, 사람이 힘들지 않으면 좋겠는 곳으로.
주어진 일은 어떻게든 해내는 편이라
일단 해보죠, (이건 사업할 때 생긴 마인드같다) 하는 나.
(사업할때 내가 대표인데 못한다, 생각하면 뭐 그냥 끝이니까)
그러니 열심히 또 알아보고, 두드려보고,
게으르게 쉬고 있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실업급여라는걸 신청해봐서 가슴이 두근두근함)
나름 또 쉬지않고 끊임없이 미뤄두었던 컨텐츠도 만들어보고,
계속 걸으면 또 새롭고 즐거운 길이 열릴거라 믿으며
자기소개서랑 경력기술서는 좀 업데이트 좀 하자ㅋ
(자소서나 경력기술서 참신하게 잘 쓰시는 분 조언 부탁드립니다:) )
그래도 일단 지금은,
디카페인 커피 한 잔 마시며 듣는 챗베이커 노래가 좋네
착잡하게 드는 모든 생각과 어려움을
다른 행위가 아닌 글로써 풀어내려고 하니 이 얼마나 다행인지.
흐릿했던 머릿속이, 글을 써내려가고 나니 조금은
답답했던 어두운 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처럼 청명해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