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어렵고, 실업급여를 받으며,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서른중반의 나
어느덧 퇴사한 지 두 달 째 입니다.
이직할 곳도 정해두지 않은채, 너무 호기롭게 회사를 그만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부당한 회사의 내부를 납득할 수 없었고,
업계에서 내놓아라 하는 대표적인 회사의 내부고발자가 될 용기 또한 없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듯, 점점 망해가는 회사를 보며
그 외줄타기에 응하지 않는 제게 돌아오는것은 어긋난 상사의 어줍잖은 멸시와 억측 소문내기뿐
그 길로 부서원이 모두 함께 동시에 사직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
퇴사를 한 것 자체를 절대 후회하진 않아요.
조금 더 있다가는 제 손목이 철컹거릴것 같았으니까요.
다만, 너무 대책없이 퇴사했나, 싶기는 한데.
그 떄는 몰랐죠. 이렇게까지 이직이 어려울줄은.
경기가 어렵다더니, 주변에서 들리는 소식도
간간히 회사들 문 닫는 소리, 눈치껏 그만두게 등 떠민다는 소리,
더럽고 치사해도, 사실상 버티는게 승자라며
다들 꾹꾹 참으며 회사에 존버정신 깃들이며 보내는 요즘.
저야말로 정말로 대책없이 회사를 나와,
퇴사 후 두어달간 하고 있다는것이 고작, SNS입니다.
인스타그램 릴스를 만들고,
네이버 블로그를 쓰고,
유튜브를 편집하면서,
겉으로 보자면 마치 이렇게나 선비같은 삶이 없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실업급여라는 것을 신청해 보았구요.
이직서를 하루에 백군데씩, 경력기술서를 백군데씩 넣어도 모자른 판국에,
이 때 아님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저 요즘 브런치에 소설도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세상 팔자 좋은 소리 하는 것 같다구요?
맞아요.
팔자좋은 소리 하는 것 맞습니다.
사실은 매일 매일 통장에 줄어드는 잔고를 보며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데요,
딱,
세 네 달만. 좀 집중해서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 좀 실컷 해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스트레스 푼다며 취미에만 허송세월 보낸게 n년인지라,
일도 취미도 뭐 그 무엇도 제대로 이룬것은 없으면서,
돈만 오지게 쓴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제일 좋아하던 취미도 1월1일부로 완전히 딱 끊었습니다.
온전히 집중할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는 일이 마케팅인데, 내가 나 하나도 마케팅 못하면 어쩌나 싶어서.
회사 다니는 내- 내 동료들에게 질리도록 듣던 말,
“그냥 자기가 인플루언서를 해- 말도 잘하고, 글쓰는 것도 좋아하고,
아니 영상편집도 재밌게 하잖아 - 가지고 있는 능력치 회사에 갖다 박을 생각 말고
본인 거를 좀 해봐. 유튜버를 해도 되겠고, 블로거가 되도 되겠고,
이 바닥 몰라? 우리가 유튜버랑 블로거한테 갖다 바치는 돈이 얼마야.
그거 자기가 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겠어?”
네, 알아요.
그 땐 모든게 다 핑계였어요.
시간이 너무 없어요. (아님. 퇴근 후 시간과 돈을 죄다 취미에다 갖다 바침)
회사다니면서 편집까지 어떻게 해요 (하는 사람 엄청 많음)
회사 일 집중하다보면 제 것까지는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역시나 잘 하는 사람들 엄청 많음)
그리고 제가 해봐야 뭐 얼마나 잘하겠어요 (직업이 컨텐츠 크리에이터임. 내가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함)
제가 뭐 그렇게 할 말이 많겠어요 (아님. 물 속에 가라앉아도 주둥이부터 가라앉아서 물고기랑 수다떨 인간임)
반은 내 의지대로, 반은 본의 아니게 회사를 그만 둔 지금.
어디 한 번, 그래 .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시작해보고 있습니다.
탱자탱자 논 건 한 달 여 남짓.
제대로 무언갈 해보자 마음먹고 시작한지는 이제 - 약 20일? 정도 된 것 같은데요.
네이버에 블로그라는게 생겼던 완전 초기 시절 만들었던 블로그로
글을 쓰다 말다, 쓰다 말다 하는 와중에도
쓸 때마다 메인은 몇 번 갔던지라
거진 10년 죽어있던 블로그도 지수가 높아서
다시 살려내는데 아직까진 큰 어려움은 없구요.
실업급여 받으며 100원도 아껴야 하는 처지인데,
다행히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어서, 블로그로 식비는 아끼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무려 2년전에 찍고 편집하다 만 브이로그를
드디어 이번에 마무리해서 올렸구요.
인스타그램은 제 취향껏 되는대로, 계정을 다 따로 만들어
매일 릴스 만들고 편집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전 여기 브런치스토리도, “브런치” 라는 이름으로 처음 생겼던 완전 초창기.
딱 완전 “브런치”가 생긴 그 달에 작가로 등록하며 시작했는데요.
그 땐 이 서비스가 만들어진 완전 초창기라서 작가로 등록하는게 어렵지 않았거든요.
좀 찾아보니, 지금은 작가로 등록하는 과정이 꽤나 엄격하고 까다로운 것 같더라구요.
초창기에 등록한 덕에 작가라는 타이틀도 달고,
브런치스토리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갑자기 소감을..?)
브런치에서도 메인 몇 번 가고 응원도 받고,
매일매일 오는 알림으로 자극도 많이 받았는데
제가 무엇을 하든 꾸준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인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진짜 제가 뭐라도 하나 끝까지 했으면
지금쯤 뭐라도 하나 되기는 했겠죠...?
디지털 노마드 진즉 10년전에 이뤘을것같은데 말이에요.
거두절미하고 여하튼, 잠도 안자고 갑자기 오전 7시 17분에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까닭은,
진짜 몇 되지도 않는, 가끔가다 올라오는 제 글을 읽어봐주시는 분들께,
제가 요즘 올리는 글이 혼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혼란을 중재하고자, + 유치하지만 읽어주십사 부탁드리려구요
오랜 꿈이 극작을 쓰는 거였습니다.
원래는 연영과를 가고 싶었고,
연기를 하면서도 제 손으로 극본을 쓰고 연출도 해보고 싶었어요.
그 꿈은 이미 스무살에 보기 좋게 슝 - 하고 날아가 버렸지만,
출근도 하지 않고 24시간이 온전히 주어진 저에게,
이것 저것 다 - 정말 다 - 시도해보는 중인 저에게,
이 때 아니면 유치뽕짝찬란한 , 것 같지만 그래도 그냥 유쾌하게 술술 읽히는
그런 소설 언제 한 번 써보겠나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매주 화요일이 연재하는 날인데,
이제 막 시작인데 이미 한 주 건너뛴 것도 한 번, 연재날짜 지나서 올린것도 한 번이에요.
이로서 작가로서의 성실한 자세는 턱 없이 부족함을 스스로 느끼고 있죠.
매일매일, 제 날짜에 딱딱 연재 지키는 작가님들, 웹툰작가님들도 모두 대단해... !
아무튼 그렇습니다.
실업급여도 아직 사실 못받아봤어요.
드디어 이번주에 처음으로 나온데요.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데, 이걸 이렇게 받아들이는 제 자신의 모습이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합니다
결론은,
부족하지만, 유치해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설프지만, 그냥 인터넷 돌아다니는 썰 하나 읽는다 생각하시고
어리숙한 제 소설 읽어봐주시고, 질타도 많이 좀 해주세요.
아 - 무런 대책없이, 그냥 진짜 손 가는대로, 생각이 뻗는대로
대강의 틀과 인물구조도만 대충 잡아두고 느낌 가는대로 쓰고 있거든요.
칭찬도 좋지만 여러분의 곤장질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어디선가 제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께,
부탁드려봅니다.
집단 지성의 힘을 빌어, 그리고 온라인이라는 가려진 시야의 힘을 빌어,
좋은 말 쓴 말 짭짤한 말 모두 달게 들을테니 좀 도와주세요 -
언제나 , 가끔가다 들르는 본가 집처럼 오는 곳이지만 애정이 가득 넘치는
브런치스토리의 플랫폼에서, 애정 가득 담아. merry go round, by hyang 올림.
P.S : 연재되는 소설은 easy come, easy go 에서 연재됩니다.
느린 배짱이처럼 간혹가다 올리는 글이지만, 이전처럼 요리에세이도 가끔가다 올리도록 할게요 :)
(언제나 별 것 없는 저의 글을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껜 정말로 깊은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저에겐 엄청나게 크나 큰 힘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