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하지만 감각적인 여행 가이드
태어나 가장 많이 가본 해외 도시가 바로 일본 도쿄다. 2008년 회사 입사 연수로 처음 가보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출장으로 도쿄를 왕래했다. 장기간 도쿄에 있는 동안 주말, 연휴, 휴가 등으로 틈틈히 찾아다녔던 도쿄의 구석구석을, 도쿄여행이 처음인 누군가를 위해 정리해본다.
도쿄는 하네다 공항, 나리타 국제 공항 두곳이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위치상으로 김포공항이 하네다 공항, 인천공항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생각하면 된다.
시내로 빠르고 편하게 들어가기엔 하네다 공항이 좋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다양한 노선의 공항버스가 운영되고 있어, 버스 한번으로 시부야 신주쿠 등의 주요 도시를 갈 수 있다. 다만,대부분 일본, 한국의 국적기만 하네다 공항으로 가기 때문에 저렴한 저가항공으로 가기는 어렵다. (출장으로만 갔던 난, 하네다 공항만 이용했었다.)
나리타 국제 공항으로 가게 되면 공항에서 시내까지 1시간은 넘게 걸린다. 그래서 주로 기차인 스카이라이너 (새마을호 기차와 같다고 표현하는게 적합할 수 있다는 철도 갤러리 글을 인용해본다. 알려주신 분에게 감사를.)를 이용해 시내로 들어가고, 요금도 더 비싸다. (일본의 교통비는 비싼 편)
내가 주로 숙박했던 곳은 신주쿠와 시부야. 이유는 회사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두 도시에 있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교통이다. 일본에서 이동은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한다. (사실, 버스는 한번도 타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시부야가 좋았던 건, 대부분의 주요 도시를 환승없이 이동할 수 있어서다. 특히 다이칸야마, 오모테산도는 가장 좋아했던 곳인데, 이곳은 걸어서도 다닐 수 있다.
만약, 한국의 청담동 같은 느낌의 하이엔드 식당이나 쇼핑을 원한다면 롯폿기에 숙박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인취향으로, 트렌디하면서 빈티지한 것들도 같이 볼 수 있는 거리들을 선정해봤다.
- 시부야
- 다이칸야마
- 오모테산도
- 키치조지
- 지유가오카
-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 (페리타고 이동)
-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
시부야는 단연, 쇼핑의 도시다. 다양한 상점들과 카페들이 많다. 아마도 시부야에서 제일 많이 간 곳이 '돈키호테'가 아닐까. 일본에서 사야하는 필수 아이템들은 다 돈키호테에 있다. 돈키호테는 다양한 도시에 있지만 시부야에 엄청 큰 돈키호테가 있다. 히카리에에는 맛있는 식당과 일본 특유 느낌의 그릇, 가구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 회사 건물이 히카리에 건물에 있어서 출퇴근 시 상가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프라이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부야에서 다이칸야마 걸어가는 길에 프라이탁 가게도 만날 수 있다.
그 외에 길거리에서 파는 타코야끼. 점심 때 줄서서 먹었던 규가츠집(이건 꼭 먹어야 한다. 한국에 들어온 규가츠와는 다른 느낌!), 아기자기한 록시땅 카페 등 일본에만 있는 곳들이 시부야에도 많다.
시부야에서 오모테산도와 하라주쿠로 가는 길인 캣스트리트를 꼭 걸어보길!
다이칸야마
오늘 하루 도쿄의 어디를 가고 싶냐고 하면 단연코 다이칸야마다. 따뜻한 봄날, 선선한 가을에 걸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3층짜리 츠타야 서점(사진찍기에 아주 좋음), 일본 기념품 중 하나인 넘버슈가(카라멜), 그리고 트렌디한 편집숍들이 곳곳에 있다. 다이칸야마는 걸음 걸음마다 눈이 즐겁다.
오모테산도
도쿄의 샹젤리제 거리라 불리는 오모테산도는 아파트를 유명 건축가 안도타다오가 상업시설로 재설계한 오모테산도 힐즈가 시그니처 건물이다. 시부야에서 캣스트릿 1km 정도를 걸으면 오모테산도 거리가 나온다. 오모테산도는 샹젤리제 거리라 불릴 만큼 다양한 명품 샵들이 많다. 많이 들어본 명품들의 큰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 6차로의 큰 도로도 인상적이다. 오모테산도는 특히 야간에 걸을 때 좋았던 것 같다. 캣스트릿을 통해 걸어오다 보면 랍스터 샌드위치 맛집이 있다. 이 샌드위치는 꼭 먹어보길! '빵과 에스프레소와' 라는 베이커리샵도 추천해 본다.
키치조지
빈티지샵의 거리 키치조지. 키치조지는 도쿄에서 일보인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상위권에 드는 동네라고 한다. 키치조지에는 이노카시라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에는 오리보트가 있다. 봄날 오리보트를 한번 타봤었는데 나름 운동(?)도 되고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잇다. 키치조지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이 있어서다. 지브리 미술관을 들어가려면 최소 1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만큼 인기가 많다. 덕분에 키치조지를 3번 방문했지만 한번도 못들어가 본 함정. 유명한 문구점 36Sublo(36사브로), 영국잡화점 코츠월드, 공상가잡화점 등 다양한 소품샵이 많은 곳.
키치조지 근처 코엔지라는 동네는 빈티지거리다. 빈티지샵이 거리에 쭉 늘어져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 같이 구경해보면 좋다.
지유가오카
지유가오카는 나에게 Bake 타르트를 처음 알게 해준 도시로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한국에도 들어온 가게지만, 10년전에는 일본에만 있어서 이걸 먹기 위해 지유가오카를 가기도 했다. 그 이후 신주쿠에도 있고 다른 곳도 알게 됐지만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생각났던 디저트였는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안 찾게 되는 아이러니다.
지유가오카는 다양한 소품과 이색적인 샵과 몰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Today's Special 이라는 <식과 생활의 DIY>라는 테마의 잡화점이 있고, 지유가오카 드 아오네의 복합 쇼핑몰도 있다.
지유가오카가 본점 인 지유가오카 버거도 추천해볼만하다. 무농약에 화학재료 무첨가로 계란없이 번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나도 아직 먹어보지 못했는데 지유가오카를 간다면 꼭 한번 먹어 보고 싶은 수제버거다.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 페리이동
먼저, 아사쿠사는 센소지, 아사쿠사 신사, 전통 시장등이 있는 현대와 과거가 어우러진 지역이다. 샤머니즘을 좋아한다면 아사쿠사에 가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원을 빌어볼 수 있다. 연기를 피워놓고 소원빌기. 신성한 물에 손 씻거나 마시기, 점괘를 뽑고 걸어두기. 학생들이 소풍처럼 오기도 하고, 일본 현지인도 많이 오는 곳이다. 가볍게 둘러보기 좋고, 주변 전통 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주말에 가면 많은 사람이 있는건 감안해야 한다.
아사쿠사에서 오다이바는 페리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페리가 생각보다 멋있고 편해서 아사쿠사와 오다이바를 모두 구경한다면 아주 강추하는 수단이다. 실내는 화이트톤으로 깔끔해서 사진도 잘나오고, 은하철도 999의 캐릭터들 등신대도 있다.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서 타면 가장 멋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오다이바에 도착하면,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일본-프랑스의 우정으로 세워진 거라고. 오다이바에는 후지TV방송국 건물이 있다. 방송국 건물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후지TV에서 했던 방송이 전시(?)되어 있고,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소소하게 재밌었던 포인트. 오다이바 다이버시티 쇼핑몰에는 건담이 버티고 서있는데, 쇼핑몰 안에서 calbee의 감자칩을 사먹었던게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맛의 감자칩을 골라먹을 수 있는게 흥미롭다. 오다이바 아쿠아시티 식당가에는 다양한 식당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코노미야끼를 먹는게 좋았다.
마지막으로 오다이바의 가장 유명한건 바로 야경! 도쿄에서 해변과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고 그 사이 연결된 다리에 조명이 켜지면서 따뜻한 느낌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신주쿠, 하라주쿠
신주쿠는 먹거리가 풍부한 동네다. 일본 현지인이 신주쿠에서 꼭 먹어보라고 했떤게 '츠케멘' 인데, 한여름에 에어컨도 안나오는 가게에서 먹었는데도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 쉽게 먹어보지 못하는 라멘이기도 한데, 국물을 찍어먹는 라멘이라는게 특이하고 맛있었다. 신주쿠는 꼬치나 튀김(가라아게 같은~)을 먹는 가게들이 많아서 신주쿠에 간다면 일본 음식들을 많이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하라주쿠는 쇼핑의 성지. oncuration에서 선정한 패션숍들을 들려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가 있는 '온러닝' 브랜드샵이 하라주쿠에 있다고 하니, 한번 들려보는 것도 좋겠다.
최소 8~10년전의 여행을 했던 터라, 지금은 그때 좋았던 가게들이 많이 없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했을 것 같다. 카레맛집 camp, 크림우동 맛집, 오스테리아 파스타 bar 등등 저장해두고 다녔던 맛집들이 여전히 있을까 궁금하고 사라베스, 블루보틀, bake 등 한국에 들어오기 전 방문했던 가게들도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여행은 역시, 시간에 따라 변하는게 있고 여전한게 있어서 같은 도시라도 계속 가보고 싶게 만든다.
일본을 처음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