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슬포항의 표지판을 바라보며
모슬포항에 서면 바다가 눈앞에 있고, 그 옆에는 정자가 있다.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자리, 그 곁에 세워진 안내판 하나가 시선을 붙잡는다.
“어항 내 폐기물 무단투기 금지.”
하얀 바탕 위 붉은 글씨는 단호하다.
법조문과 벌금 조항이 적혀 있고, 위반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그 아래, 여전히 버려진 쓰레기 더미가 있다.
이 장면 앞에서 문득 의문이 든다.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 왜 사람들은 여전히 여기에 쓰레기를 버릴까.
표지판이 의미를 잃었다면, 그건 ‘시민의식 부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금지’의 언어는 행정의 언어다.
효율적이지만 차갑다.
그 말에는 관계의 결이 없다.
“하지 마라”, “위반 시 처벌.”
이런 문장은 사람을 멈추게는 하지만,
생각하게 하지는 않는다.
그 문장 앞에서 시민은 ‘규제의 대상’이 되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의 감각은 사라진다.
나는 종종 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약 그 안내판이 이렇게 쓰여 있다면 어떨까.
“이곳은 우리가 함께 지키는 바다입니다.”
“깨끗한 항구, 당신의 손으로 함께 만들어주세요.”
이 한 문장만으로도 분위기는 달라진다.
행정의 경고문이 사람들의 ‘참여 초대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다.
관계의 문제다.
공간에 대한 책임감이 사라질 때,
사람은 버리고, 행정은 단속하고, 서로의 마음은 멀어진다.
그러니 쓰레기를 치우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표지판의 문장’을 바꾸는 일일지도 모른다.
모슬포의 바다를 지키는 일은 벌금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그건 존중으로 시작된다.
우리가 바다를 버리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바다가 결국 우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다를 버리지 않습니다.
바다가 우리를 버리지 않도록.”
그 문장이 세워진다면,
모슬포항의 표지판은 금지의 벽이 아니라,
공동체의 약속이 될 것이다.
프롬프트 김나솔
글 ChatGPT 5.0
실행 프로젝트 아이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