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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규채 Jan 21. 2021

기기의 목적성

내가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이유


서론


    원룸보다 분리형 원룸이 좋고, 투룸보다는 쓰리룸, 포룸이 더 좋다.

그 이유는 뭘까? 단순히 얼마나 '넓다'라는 것만이 더 좋음의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는 공간 분리의 의미가 그 기준이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분리형 원룸은 흔히 방과 주방으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요리를 하는’ 주방과 내가 ‘생활하고 휴식을 취하는’ 방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방 안에서도 공부를 하는 ‘책상’과 일 생각들을 던져버리고 눕는 ‘침대’와 같이 또 분리가 된다.

이러한 분리는 목적성의 전환이나 분류에 얼마나 능숙하냐에 따라 끝이 없다.이처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공간마다 목적성을 부여한다. 각자 자신이 쉬는 곳, 공부하는 곳, 편하게 음식을 먹는 곳, 긴장하고 집중하는 곳 등이 있다.


그렇다면 앞선 내용들은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본론


    단순한 사례를 들어보자면, 업무상 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직책이거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개인용 핸드폰과 업무용 핸드폰을 분할한다. 핸드폰 한대가 두배의 통화량을 감당하지 못해서가 아닌 개인적인 연락과 업무에 관련된 연락을 ‘물리적으로’ 구분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물리적인 구분은 사용자의 태도를 분리해 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태도, 마음가짐을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는 우리에게 큰 이익이 된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은 자그마한 필기구부터, <장보기와 외출용> 용도별로 구매한 슈퍼카들까지 너무나 방대하기에 ‘우리가 여러 기기를 사용하는 이유’로 돌아가 보자.


1. 다목적성, 다기능, 올인원

    우리는 다목적성이라는 단어에 생각보다 많이 노출되어있다. 맥가이버 칼, 온갖 올인원 제품들 심지어 우리 손에 있는 스마트폰까지 [전화기+카메라+PC(의 일부분)+스캐너 등]  많은 기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목적 제품들은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가지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어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특징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업무의 전환, 이를 대하는 태도의 전환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흔히 옆길로 새기 쉽다고도 표현하는데, 물리적으로 구분이 되어있다면 태도의 전환을 좀 더 명확하고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2. 태도와 상황 분리하기

    맥으로 디자인 업무의 대부분을 소화하다 보니 윈도는 홈택스나 타 정부 사이트를 위한 용도 혹은 게임머신으로 분리되어있다. 그래서인지 갑작스럽게 윈도로 파일 수정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묘한 이질감을 느끼곤 한다. (물론, 윈도 운영체제에서 업무를 보던 분들은 이질감을 느끼실 일은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스팀을 켜야 할 것 같던 마우스를 어도비로 향하는 형용 할 수 없는 어색함이었다.


3. 책상? 식탁?

    학창시절부터 산만함은 기본으로 깔고가던 나는 좌식테이블, 바닥에서 무언가 하는걸 싫어했다. 쭈그리고 있는것 자체가 힘들었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대학시절 난 비좁은 자취방에서도 책상을 여러개 써야 했던 꽤 유난한 애가 되었다.(방의 절반은 책상과 테이블들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맥 작업용 책상, 윈도용 책상, 자취방에서 잘 쓰지 않던 원형 식탁까지 각 테이블별로 앉는 순간, 태도가 더 명확하게 구분선이 되어주니 집중하기에는 좋은 분리였던 것 같다.


4. 일기, 노트필기

    또 하나 우리와 밀접한 사례로는 평소에 일기를 쓰거나 필기 습관이 있는 사람은 그 나름의 규칙이 있다.

검은색 유*볼 0.28 - 본문 / 빨간색 유*볼 0.38 - 추가 정보(1)  / 초록색 유*볼 0.38 - 추가 정보(2)
파란색 유*볼 0.38 - 표, 이미지 / 노란색 스*들러 형광펜 - 강조

    이런 식의 콘텐츠 속성에 따른 분류가 되어있다. (물론, 이 이상의 카테고리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고, 펜 한 자루로도 많은 규칙을 지키며 필기하시는 분들도 뵈었다 (경지)) 이 또한,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구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안 상황에 따른 태도를 구분하여 취한다.



결론

   여러 태도의 구분 중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집중하는 태도로의 전환이다. 그래서 난 집중이 잘 되었을때의 모든 것들을 기록해 놓는다. 무엇을 할 때, 어디에서, 무슨 상황에서, 어떤 음악을 들으며 등 나의 집중력에 1%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상황을 복기해서 기록하고, 다시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 꺼내어 쓴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원래 시험공부하라면 책상정리하는 거야 " 와는 비슷한 듯 하지만, 평소에 작업환경을 꾸준히 관리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않아도 집중의 시간으로 쉽게 진입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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