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간의 유럽 부부 여행 - 21. 오스트리아 빈 - 6
오스트리아 빈에 오면 꼭 가봐야 한다는 미술사 박물관. 벽 한가득 빼곡히 채워진 그림들에 질리기까지 하고 다리도 좀 아프고 해서 넓은 홀에 있는 카페에서 쉬기로 했다.
그냥 미술관에 딸린 카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관광객들에게는 must-visit으로 꼽히는, 어쩌면 미술사 박물관을 오는 주 목적일지도 모르는 그런 카페라는군.
원기를 채우고자 달달한 무언가를 시키려는 Sophy. 계속 뭔가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더니,
"오스트리아에 오면 자허토르테를 꼭 먹어볼라 그랬는데 안 보이네? 제일 비슷하게 생긴 이거라도 시켜야겠다."
그렇게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려는 Sophy.
"One... 사첼...케잌?"
그러자 점원이 그 사첼케잌(?)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거냐고 되묻더니, "자허토르테"라고 제대로 발음을 해 준다.
"(우쒸...) 그냥 읽으면 이게 사첼이지 어디가 자허냐고~!"
아 눼눼~~
자허토르테의 원어 이름은 "Sachertorte". 근데 메뉴에 "torte"는 안 붙어 있고 "Sacher 머시기"라고 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착각할 만도...
덤으로 아인슈페너도 시켰다. 아인슈페너는 달콤하면서도 풍부하고 쫀득한 거품이 일품이었다. 아인슈페너도 우리나라에 알려진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전엔 이걸 "비엔나 커피"라고 불렀었드랬지...
카페는 근사&웅장하고, 아인슈페너는 꽤 맛났지만, 사첼케잌, 아니 자허토르테는 그 명성에 비해 그다지 감흥이 없다. 이게 처음 만들어졌을 때나 센세이션이었지, 지금은 그냥 새로울 것 없는 달기만 한 초코케잌일 뿐이려나? 마치 미원 한 숟갈에 할머니 손맛이라고 감동했던 옛 시절 이야기 같은 걸까?
오리지널 자허토르테를 파는 곳이 따로 있다는데, 여기서의 실망으로 굳이 찾아가 보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