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나 Jan 09. 2023

엄마가 남긴 조각들

2023년, 글과 사진으로 <로사리아의 선물> 책 기획하며,



#로사리아의선물

연말에 친구가 보내준 선물 속

물망초 (forget me not, ‘나를 잊지 마세요’ 란 꽃말을 가진 꽃) 압화가 담긴 초에 뭉클, 엄마 편지함을 열었다가 울컥한 아침.

-

많은 편지가 남아있지만,

함께 오래 같이 살았는데 서로 편지를 많이 쓴 것도,

그것 중 많은 것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고, 감사한 기억이다. 엄마와 내가 만든.

-

오늘은 그 어떤 문장 보다

‘요새 김건모 4집이 나왔더라.

엄마는 그 노래 가사가 좋은데 너는 어떠니 ‘라는 질문이,

대화법이 오래 남았다. 먼저 좋아하는 것을 말하고 너는 어떠니, 묻는 이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

꼬박 3년의 시간, 글로, 엄마가 남겨둔 것들로,

성가책을 수선받기도, 엄마가 갖고 있던 것 중

아직 많은 것을 이고 지고 있지만,

그 안에 남겨둘 것을 선별할 한 해.

엄마와 가까웠던 분의 언니가 해외 사는 분이셔서,

명품을 액세서리 외에도 ’ 의류‘를 사는 분이 계셨는데,

자기에겐 옷이 맞지 않는다고,

엄마 사이즈라고 건네주시던 분이 있었다.

그분에게 받은 옷을,

엄마의 아이디어를 더해 리폼했던 것도, 모두 엄마가 남긴 것.

-

강의 들으며 필기를, 편지를 자주 건네던 엄마라

큰 장지갑에 볼펜을 껴두셨었는데 엄마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지갑에도 만년필과 돋보기가 남아있다.

-

오직 나만이 엮을 수 있는

그 이야기에 힘과 용기를 내며,

또 파일에 모아둔 장례식장 계약서, 사망신고서,

엄마 생전의 가족관계증명서, 그 후의 자료들…

모아둔 것 안에서 또 꽃 피워낼 이야기를 기다린다.

-

김건모 4집 속 엄마가 특히 가사를 좋아한 노래는

어떤 곡이었을까,

물어보고 싶지만, 대답을 들을 순 없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