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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Aug 08. 2019

망하는 가게들은 특징이 있다

골목식당 이대 백반집을 보고

지난 주 방송했던 골목식당에서 솔루션을 받기 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가버린 이대 백반집 사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어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포털에 달린 댓글만 봐도 '애초에 도움을 줄 필요가 없었다', '망했으면 좋겠다', '보는 내가 답답하고 미치겠더라' 등등 이대 백반집 사장님의 만행?을 지적하고 백종원 대표의 답답함에 공감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보는 내내 답답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어이없었던 것은 백종원 대표가 지적할 때마다 순간을 모면하려는 태도와 거짓말이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거짓말은 당연히 문제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저런 태도를 보면 본인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아니라면 잘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따졌을텐데요... 잘못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르쳐 준 데로 하지 않고 본인 편한 대로만 하려고 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부분이라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태도는 기본적으로 고객을 기만하고 무시하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멀리서 내 돈 내고 시간 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고 어리숙하게 봤으면 예전처럼 마구잡이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영업을 했다는 얘기인지... 보는 내내 참담한 마음이 들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음식점을 하는데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음식점을 할 수 있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적어도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과 돈을 받고 파는 음식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로 낮고 오히려 아무것도 고치려는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음식점, 혹은 비슷한 일들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사람과 음식의 기본을 무시하는 태도로는 이 세계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전국 방방 곳곳에 지뢰밭처럼 퍼져서 겉으로 알 수 없는 이런 음식점을 돈과 시간을 들여서 경험하게 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죄입니까?


장사가 잘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행위들이 고객과의 신뢰를 만들고 쌓기 위한 것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가격, 정해진 시간, 정해진 품질, 위생, 서비스 이 모든 것들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유지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시간들이 쌓여서 신뢰가 생기고 자주 찾아주는 것인데,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순간을 모면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돈을 받고 파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어느 곳에 가도 환영받지 못하겠지만 더더욱이 외식업계로는 발을 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도 음식점을 창업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본인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닌지 좀 진지하게 성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창업을 하면 창업자는 결국 영업이 안돼서 큰 손해를 보고, 고객은 고객대로 엉터리 음식에 시간과 돈을 손해보고, 이게 무슨 제로썸 게임도 아니고 서로 손해만 보는 일을 왜 만들어서 하는걸까요?


오랫동안 외식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만반의 준비를 해도 열에 여덟, 아홉은 실패하는 곳이 외식업계입니다. 창업할 수 있는 자본 말고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분들이 도대체 무슨 용기가 있어서 이렇게 생각 없이 창업을 마구잡이로 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제발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 넘게라도 고민하고 조사하고 파악하고 분석해서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설프게 고객을 속이려고 해서는 절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 대한민국 외식업계니까요.


덧;;;

솔루션 이후에 이대 백반집에 다녀온 유튜브의 영상으로 또 한 번 먼지가 되도록 까이고 계시는데 정말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얘기가 그냥 나온 말은 아니구나 싶네요. 안타깝지만 오래 영업하실 분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애니띵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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