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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R Nov 23. 2018

2018 서울카페쇼 후기

카페쇼로 바라본 전시산업의 현재와 미래

커피와 관련된 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카페쇼가 지난 주말 끝이 났다. 올해도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였다. 작년보다 더 많은 업체와 엄청난 인파로 4일 동안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을 보았다. 2002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7번째인 카페쇼를 1회를 제외하고 2회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왔었으니까 16번이, 긴 시간 동안 한 것 없는 내 커피 경력과 함께 참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싶어 감회가 남다르다.

17회를 맞은 서울카페쇼의 출입구

바리스타로 일하던 시절에는 구경을 위주로 하는 관람객으로, 10여 년 전부터는 참가업체와 관계사로 그리고 지금은 콘셉트는 비슷하지만 작은 규모의 식음료 관련 전시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입장에서 카페쇼를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특별히 상징적인 사건이나 이슈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올해 카페쇼만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후기를 남겨보려고 한다.

톡톡튀는 디자인의 부스

3년 전부터 커피와 혹은 관련 업종에 대한 글을 쓰면서 수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얻으려고 꼼꼼하게 파악하고 비교, 분석해가면서 글을 쓰다 보니 현재 식음료, 나아가서는 외식업계에서 커피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올해 카페쇼를 바라보면서 이 고민들이 더욱 커지고 깊어져 가는 것을 느꼈고, 그동안은 지나쳤던 생각과 느낌들을 한 번쯤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글솜씨가 없어서 다소 장황하고 맥락 없지만 카페쇼와 커피, 그리고 식음료에 대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잠시 멈춰 서서 앞으로 더 나아갈 생각과 고민의 시간을 갖게 해 준다면 이 글을 쓰는 보람으로써는 충분할 것 같다.  

경기도 이천시 도자기 부스

서울카페쇼란?


서울카페쇼는 올해로 17회 째로 국내 커피시장의 전성기와 함께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커피 관련 전시로 발돋움했다. 5년 전부터 코엑스 전시장 전관을 대관해서 전시를 해왔는데 올해는 코엑스 전관도 모자라 1, 3층 로비까지도 참가업체의 부스로 꾸밀 정도로 큰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엑스포럼(서울카페쇼 주최사)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40개국, 583개사 참가, 77개국 146,805명의 참관객이라고 하니 정말 엄청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작년에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쉽을 개최(D홀의 4/1 정도를 대회장으로 사용)했었기 때문에 참가업체가 올해는 그 자리만큼 더 늘어났을 테니 훨씬 더 큰 규모의 참가업체가 모였을 것이다.

진한 에스프레소도 한 잔 마시고

커피, 차, 베이커리, 원부재료, 디저트류, 아이스크림, 초콜릿, 음료/주류, 장비/설비, 인테리어, 프랜차이즈/창업, 주방가전, 외식산업 등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품목의 업체들이 참가하고 바리스타 대회와 세미나, 월드 커피 포럼 등 볼거리와 함께 다양한 참가업체들이 준비한 행사들로 가득하다.  


서울카페쇼에 전시회에 참가하고 싶어 부스 신청이 마감이 되었음에도 대기명단에 올린 업체들도 상당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 마디로 커피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모두 최소 한 번쯤은 카페쇼에 나오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 같은 전시주최사로 봤을 때 그저 부러울 뿐이다.  

이천 도자기와 엘카페 로스터스와 콜라보

카페쇼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공공기관, 협단체, 미디어, 프랜차이즈 본사, 수입업자, 도소매업자, 파티시에, 요리사, 호텔 관계자 등 다양하다. 하지만 작년 통계치로 보면 카페 운영자가 35.5%로 압도적으로 많으며 그 뒤로 바리스타 33.3%로 카페 운영자와 바리스타가 70%에 가까운 비중으로 카페쇼를 찾아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산업의 구조상 가장 마지막에 있는 카페와 카페 종사자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커피업계에도 자영업자가 많아졌다는 얘기인데 이게 무슨 뜻인지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현재 자영업자가 많아 생기는 문제가 커피업계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카페쇼를 보러 오는 이유도 다양하다. 서울카페쇼는 B to B 전시를 지향하지만 비즈니스의 목적 없는 일반 관람이 29.4% 로 30%에 가깝다. 그다음이 시장/신상품 정보조사 22.8%, 구매상담, 16.4%로 뒤를 잇고, 창업 희망 10.8%, 부대행사 참여 6.3%, 신규 거래선 확보 5.3 등의 이유로 카페쇼를 찾아온다.

업계에서는 유명한 모모스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

그래서 국내외를 따지지 않고 커피와 관련된 업계 관계자들이 이곳으로 몰린다. 그럼 또 이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신규 업체와 관계자들이 모여든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완벽한 선순환 구조의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커피산업, 더 넓은 의미로 식음료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인스턴트커피만이 여러 분야 중에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이건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고, 대부분의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참가하는 업체와 관람하는 사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와 우려 또한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고 예측에 불과하지만 시대의 흐름상 확실이 생각해봐야 하는 일이라 커피 관련 전시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몇 가지 나열 하지면

독특하고 맛있었던 호주의 프라나차이 부스

첫 째 전시회에 참가하는 참가업체들의 기본 포맷(업체마다 다양한 부스 디자인과 이벤트를 시도하지만 기본 방식이 늘 같거나 비슷하고 일방적으로 관람객을 응대하는 방식의 구조이며 평면적인 형태로 사람들을 맞이한다)이 이제 식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해 동안 카페쇼와 기타 비슷한 전시회를 참가했었던 참가사와 참관객 들은 비슷비슷한 전시형태에 따른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음을 느끼고 들을 수 있었다. 언제까지 1차원적인 전시부스와 형태가 먹힐지 아무도 모르지만 결국 시간이 흐르고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외면받게 된다는 사실도 시대에 변화에 따라오는 필연일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무언가 새로운 방식과 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는 아닐까? 이미 누군가는 미리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그린카드가 생각나는 말차부스

두 번째는 찾아보면 자료는 많이 나오는데 커피 산업의 규모나 시장의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실제 커피 수입량과 소비량의 증가는 미비하다고 할 수 있다.(관세청 수출입 통계 참고) 이건 커피가 소비되는 구조가 인스턴트에서 원두, 캡슐, RTD, 스페셜티 커피 등 고급 커피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장 또한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커피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이 흐름을 따라 좌표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볼 문제는 시장은 커지고 발전하고 있지만 새롭게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이 규모의 성장에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겉으로는 혹은 질적으로는 성장하고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커피를 소비하는 사람, 즉 절대적인 총량의 증가세가 정체되어 가고 있다.

카페쇼에는 하이엔드 커피머신이 빠질 수 없다. 

셋째, 위에서 잠깐 언급한 카페쇼를 보러 오는 사람 중에 카페 운영자와 바리스타가 70%에 가깝다는 사실이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10만, 종사자는 3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니까 상당 부분 이 사람들이 종사자인 동시에 커피를 소비하는 소비주체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거기다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고 헤비유저(heavy user)다. 커피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면서 커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며, 카페를 찾아다닌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런 헤비유저의 구매력과 관심을 바탕으로 산업과 시장이 성장해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자영자의 창, 폐업률과 종사자들의 근무환경, 처우의 실태를 보면 결국, 이 사람들의 삶의 질이 바뀌지 않는 한, 추가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 즉 소비력이 유지될지가 의문이라는 얘기다. 전시회의 주최자와 업계의 참가업체, 바리스타, 모두가 함께 고민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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