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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Sep 29. 2023

태국 끄라비 여행(끄라비 타운)

아.. 비…

이번 글에 대한 태국 끄라비 여행 계획과 일정은 이전글 참고


끄라비 타운은 아오낭 해변과 차량으로 약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주로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작은 시골마을로 볼만한 관광지보다는 현지인들의 삶의 터전이며, 야시장을 비롯하여 작은 카페들, 저렴한 물가 등 아오낭과는 다른 별개의 세계로 느껴지는 곳이다. 끄라비 현지인의 삶을 보고 싶다면 끄라비 티운으로 가야 한다.



▣ 끄라비 타운으로..

아침에 일어나 끄라비 타운으로 가기 위해 차량을 알아보았다. 며칠동안 아오낭 거리를 다니면서 택시 비용을 살펴보았는데, 몇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현지인들이 다니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아쉽게도 인터넷에는 아오낭 해변과 끄라비 타운을 오가는 방법이 나오지 않아서, 그동안 투어를 예약하였던 여행사에 찾아가 나름 친하게 지낸 나디아라는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다행히 가까운 곳, 해변가 근처 Tanta 피자 가게 앞에, 정류장이 있었다. 1시간에 1대씩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정류장 주변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https://maps.app.goo.gl/Kr9YG2CTowTLrzPDA


곧 빗방울이 굵어지고 폭우가 쏟아진다. 여기가 시기상으로 우기여서 곧 그칠 것이라 생각하여 근처 건물 처마밑으로 가서 비가 멈추는 것을 기다린다. 무엇보다 난 우산이 없다. 여행할 때, 비를 맞고 다닌 것에 익숙하여 처음부터 짐을 챙길 때 비가 오면 그냥 맞고 다닐 생각으로 따로 챙기지 않았다.


비가 생각보다 오래 내렸다. 한 30분을 기다렸을까? 끄라비 타운으로 가는 생태우가 정차하였고 운전자에게 확인 후 차량에 올라탔다. 시원한 바람과 차량 뒷면의 풍경이 참 좋았지만 매연이 덤으로 나의 코로 들어왔다. 조금 괴롭다. 간간히 정류장에 들려 사람들을 태웠고 시내에 가까워져 간다.



▣ 끄라비 야시장

끄라비 야시장 근처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는데, 비가 다시 내린다. 건물 밑에서 잠시 비를 피해 근처 카페를 검색하고 이동한다. 최대한 건물의 처마 밑으로 이동하였지만 완벽하게 비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카페로 이동하면서 시장도 잠시 둘러보지만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아오낭 해변에 비해 물가가 거의 반값이다.


점심때라 배가 고파온다. 일단 Tan이란 이름을 가진 카페에 도착하여 커피 한잔과 식사를 주문했다. 우리 나라의 예쁜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이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직원이 있어서 주문도 쉽게 할 수 있었다.(물론 여기도 가격대가 좀 있다.)


식사를 마치고 좀 더 둘러보자니, 비가 그치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기로 한다. 종업원에게 아오낭 해변으로 돌아가는 차량을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매우 비싸게 부른다. 그냥 거리로 나가 현지인에게 물어 생태우를 타는 곳을 알아보기로 한다.


일단 카페를 나와 강변으로 향했다. 큰 강이 넓게 펼처져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비도 오고 끄라비 타운에서 특별히 볼만한 것이 없어서 돌아가기로 한다. 하지만 어디에서 돌아가는 차를 탈 수 있는지 몰라서 일단 내렸던 곳으로 이동한다. 비는 더 강하게 내리고 철제로 만든 지붕을 때린다. 철제 지붕에서 울리는 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빗소리의 낭만을 뒤로 하고 아까 내렸던 근처에 도착하여 아오낭으로 돌아가는 길을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대부분 모른다고 한다.


'음.. 낭폐네..'


일단 생태우를 기다려본다. 비를 맞으며 한 20분을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끄라비 워킹 스트리트 근처에 생태우가 정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운전자에게 물어보니, 아오낭으로 간다고 하여 얼른 승차한다.


숙소로 무사히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 더이상 돌아다기기도 싫었다. 이번 여행에서 평소보다 덜 준비한 것 같아서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


저녁이 되어 마지막 밤의 해변을 돌아본다. 근처 바에 들려서 마지막 맥주를 마셔본다. 마지막 밤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풍경이 다르게 보인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아침, 어제와 다르게 거짓말처럼 해가 비춘다. 호텔 로비에서 어제 미리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던 공항 차량을 기다린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경유하여 돌아온다. 다만, 내 옆에 아무도 없어서 거의 누워서 아주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고 가져갔던 수영복과 레시가드, 티셔츠 등 옷들을 거의 버렸다.진흙으로 범벅이 되었고 신발도 엉망이라 세탁을 하여도 복구가 불가능해 보였다. 작은 가방 하나만 매고 9일간의 여행.. 매일 속옷이나 양말을 빨아야 했지만 역시 짐은 최소로 가져가는게 좋은 듯...



끄라비... 좋다.. 다만, 가족이나 연인이 같이 오면 더 좋다..



▣ E심

해외여행을 갈때마다 로밍보다는 현지 유심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품질면에서 만족하였지만 비행기에서 유심을 갈아끼우고 기존 유심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번거로웠다.


이번 여행에서는 물리적 유심이 아닌 E심을 처음으로 사용해보았는데, 픔질면에서는 물리적 유심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편의성에서는 압도적으로 편했다. 무엇보다 유심을 교체하는 형태는 기존에 사용하던 앱들중에 다시 전화번호를 인증받아야 하는 경우들이 있었지만, E심은 기존의 앱들을 다시 인증할 필요없이 한국에서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E심을 사용할 것 같다.



▣ 대마초 냄새

거의 매일 밤마다 숙소 근처 바에서 병맥 한잔씩 하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바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담배와 다른 이상한 냄새에 처음에 무슨 냄새인지 궁금했지만 곧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꽁초를 꺼내 피우는 것을 보고 대마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국은 대마초가 합법이라 거리 곳곳에 대마를 파는 가게들을 볼 수 있다. 최근 태국 여행시 자신도 모르게 대마초를 먹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내가 흡연자라 대마초 냄새 정도는 무난히 참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지 곁에서 냄새를 견디기 힘들었다.


대마가 불법인 우리나라를 생각했을 때, 여기서 노골적으로 대마초를 피우는 것을 보면서 낯설게 느껴졌다. 여기와서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마초를 피는 사람들을 보면, 호기심이라도 경험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를 택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합법이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돌아가는 순간 불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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