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생이란 커다란 대양(大洋)에서 나라는 육체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상상한다. 할일도 별로 없고 심심한 날에는 잔잔한 바다위에서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해하는 상상을, 뭔가 분주하고 바쁜 일상으로 정신없는 날에는 어떤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바람을 타고 노를 젓는 상상을, 힘들고 괴로운 날에는 폭풍우에 맞서 어떻게든 배가 뒤집어지지 않고 큰 파도를 넘어가는 상상을 한다.
가끔, 지칠 때, 나의 배가 방향을 잃고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놓아두며, 운명이란 알 수 없는 힘을 담은 바람이 나를 어디론가 이끌어 줄것이라는 믿음에 그냥 놓아둔다. 그러다 나도 모르는 목적지를 정하고 몸을 일으켜 열심히 노를 저어간다. 목적지에 다다르면 무엇이 있을지, 막연하게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것 같다는 단순한 희망에 생각에 나아가기도 한다. 그것이 내가 향하는 최종 목적지와 다른 방향일지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코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한 것을 알기에 일단은 노를 저어본다.
가끔, 잘못된 방향으로 향할 때도 있다. 항로에서 조금만 벗어났을때, 그것을 깨닫는 순간 바로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벗어났을 때는 허무주의와 삶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버리는 순간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다시 원래의 항로로 돌아온다.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건 나의 삶과 상관없다.
가끔, 암초에 걸려 개고생을 할 때도 있다.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가 되어 나혼자의 힘으로 도저히 다시 암초를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진심으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나의 운명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다시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여기서 끝이 나 나의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지 아무도 모른다. 아마 그 결과는 대양을 향해 항해하는 동안 나의 말과 행동이 인과응보의 형태로 그 결과를 내줄 것이다.
어쩌면 가끔 폭풍우를 만나는 것도, 암초에 걸리는 것도, 방향을 잘못 잡는 것도, 나의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진다면,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아니, 이러한 순간들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퀘스트 같은 것임을 깨닫는다.
오랜 시간 인생이란 항해는 나에게 절망보다는 여유와 현명함을 선물로 주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나의 목적지는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곳에 도착하면, 나는 내가 생각하는 삶의 태도로, 내가 생각하는 모습으로 도착지에서 그동안의 노력의 대가로 행복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의 첫번째 노를 젓기 위해 힘차게 일어난다.
커피 한잔 마시며 그적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