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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Mar 13. 2024

말레이시아 여행(쿠알라룸푸르) 4

말라카에서 쿠알라룸푸르으로 이동과 국립박물관, 천후궁

이번 글에 대한 말레이시아 여행 계획과 일정은 이전글 참고
이번 글에 대한 말레이시아(말라카) 여행 후기는 이전글 참조


오늘은 다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가는 날이다. 단지 하루정도 머무는 일정이었지만 만족한 시간이었다. 말라카는 하루 일정으로 충분하지만 막상 돌아가려고 하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어제 빨아놓은 빨래를 확인하였다. 완전한 뽀송뽀송은 아니지만 입을 만한 수준으로 말라서 찝찝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여행할 때, 옷을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스타일이라 매일밤마다 땀을 쩔은 옷들을 빨래를 해야 한다.(입고 있는 것 빼고 속옷 3개, 양말 3개, 남방 1개, 티셔츠 1개, 나시 2개, 바지 1개, 반바지 1개가 전부이다.)



▣ 카페에서 커피 한 잔

9시 넘어 느긋하게 일어나 아이스 커피를 마시기 위해 근처 카페로 향했다. 더위를 먹어서 그런지 영~ 입맛이 없다. 오전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 적당한 테이블을 잡고 노트북을 켠다. 의미없는 검색과 이메일을 확인한다. 노트북이 있어서 숙박이나 대중교통을 예약을 때 도움이 되지만 들고 다니기 너무 무겁고 불편하다. 다음 여행에는 노트북을 가져올지 조금 고민이 된다.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체크아웃을 하고 말라카 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정말 더위를 먹었나보다. 배가 고프지 않지만 체력을 위해 빵을 사 조금이라도 먹어본다. 이번에도 승차장에서 지루하게 버스를 기다란다. 하지만 올때와 다르게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였다. 이제 버스에 올라타 의자를 한껏 뒤로 제치고 눈을 감는다.



▣ (쿠알라룸푸르) 국립박물관

어제 밤,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나니, 3시가 조금 넘었다. 남은 시간 오후 일정을 고민해 본다. 그냥 시간을 허비하기 아깝다는 생각에 국립박물관을 방문하기로 한다.


여행을 하면 해당 나라의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는 편이다. 여행의 목적이 휴식을 하거나 추억을 쌓거나 견문을 넓히는 등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 여행의 목적이 그 나라에 대해 알고 싶은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여해을 할 때마다 박물관을 방문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말레이시아 박물관에 흥미가 있었던 것이 어떻게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게 되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였다.


생각보다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고대보다는 비교적 근대 유물들이 많았다. 생각해 보면, 서양인들의 발길이 닿기 전에는 거의 원시수렵 문화였을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모여있어서 그런지 말레이시아를 구성하는 전통복장들을 볼 수 있는데, (거의) 단일민족이라고 교육받았던 나에게 생소한 시각을 추가해 주고 있었다.



▣ 천후궁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아직 시간이 남아 천후궁으로 이동하였다. 말레이시아로 와서 대부분 그랩을 이동하였는데, 하루에도 몇번을 이동하다보니, 교통비가 제법 드는 것 같다. 이후 그랩보다는 지하철로 이동하였고 그랩에 비해 확실히 교텅비 절감에 도움이 되었다.


천후궁에 대한 나의 평가는 만약 누군가 나에게 이곳이 볼만하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심심하다면 방문해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그냥 도교와 불교가 융합한 평범한 큰 사찰처럼 느껴졌다. 여기에는 기도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끔 웨딩 촬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KLCC 공원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부킷빈땅에서 저녁을 대충 먹고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명소라 불리는 트윈타워를 보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였다. 어자피 오후에 돌아다니느라 땀으로 쩔어있었기에 더이상 더위에 민감하지 않았다. 이동하는 중에 식물이 건물을 둘러싼 멋진 건물이 보였다. 아마 식물이 벽쪽에 비추는 햇빛을 막아주어 건물 자체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리라…친환경적인 느낌으로 저런 곳에서 한달 정도 살아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30분 정도 걸어 KLCC 공원에 도착하였다. 넓은 공원이다. 해가 빠르게 저물어가고 어두워진만큼 화려한 조명이 더욱더 빛나고 있었다. 여기를 전체적으로 둘러보기에는 체력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 공원을 대충 보고 트위타워가 보이는 쪽으로 이동하였다.



트윈타워 앞에 있는 작은 호수(Symphony Lake)에 다다랐다. 호수에 설치된 분수에서 음악에 맞추어 화려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지친 몸을 계단 한귀퉁이에 앉고 그 화려함에, 여기까지 힘들게 걸어온 보상을 받는 듯 물줄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볼만하고 멍때리기에 참 좋다...)



호텔로 돌아오면서 무계획치고는 이것저곳 참 알뜰하게 다닌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수를 보면서 강렬한 외로움을 느꼈다. 주변을 둘러보니, 많은 연인과 가족들이 함께 분수가 만들어내는 규칙적이고 화려한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서로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나의 모습은 홀로 무리에 낄 수 없는 외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여행을 추구하는 이유는 나에게 있어 여행이 스스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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