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와서 그냥 그적그적....
얼마전 천문학과 관련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 들으며, 우리 태양계의 크기, 은하계의 크기, 우주의 크기에 상상력의 한계와 경의로움을 느꼈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유명한 칼세이건은 1990년 2월에 보이저 1호가 해왕성을 지날 때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촬영했고, 그는 지구를 창백한 푸른점이라고 했다. 우주 저 멀리서 보면, 그저 하나의 점으로만 보이는 지구에 80억의 수많은 사람들이 아둥바둥 살고 있다. 우주가 하나의 인식체라면, 지구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도, 운석이 충돌하여 쑥대밭이 되어도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저 하찮은 이벤트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의 점인 지구에서, 그 점의 점인 나라에서, 그 점의 점의 점의 하나의 인간은 정말 하찮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우주 먼지조차도 되지 못하는 존재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우리의 존재가 먼지같은 존재라면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들은 무슨 가치가 있을 것인가? 자신을 비롯하여 가족, 직장 동료, 내 주변에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을 위해 내가 쏟은 노동과 애정들은 한낱 뻘짓일뿐이다.
'나는 하찮은 존재인가? 아니면 귀한 존재인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은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하지만 생명의 관점에서, 특히 지적 생명체의 관점에서 나는 귀한 존재임이 분명하다. 나는 46억년전 지구가 탄생하고 35억년전 박테리아 수준의 생명에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까지 무려 수십억년의 시간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연의 우연이 겹쳐 지구란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하였다. 태양계에서 지구이외에 다른 행성에서 앞으로 수십억년이 지나도 나와 같은 지적 생명체가 나타나기 어럽다는 점에서 우주에서 내가 존재할 수 있는 확율은 거의 불가능한 확률이다.
그런 점에서 어찌 나의 존재는 가치롭지 않을 수 없겠는가? 80억명의 한 사람으로서 내 주변에 나를 하찮게 만드는 것들로 둘러쌓여 있지만 그것은 단지 내가 받아들이는 불필요한 자극일뿐이다.
정작 우리가 먼지로 생각해야 할 것은 지금 느끼는 쓸데없는 걱정과 시기, 질투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