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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솔티 Oct 18. 2018

지구를 침공할 非연애주의자들을 모집합니다.

오늘 모이라고 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외로워서다.


연애 (戀愛) [여ː내]  중요

[명사]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


안녕하십니까 非연애주의자 여러분.

연애의 사전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연애의 사전적 정의를 보다 좁게 보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소중한 것입니다. 사랑은 고귀한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히 만남과 이별로만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숭고한 사실을 잊은 채 연애 행위 자체를 하기 위해 사랑을 거짓으로 꾸며내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랑이 가진 숭고함은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지리멸렬한 세태에 분개하며
연애라는 단어를 침공해
그 근간을 뒤흔들어 "연애 행위"를 말살시키고자 합니다.



우리의 행동 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귄다"라는 말에 의미 부여하지 않는다.

: 말은 그저 말에 불과합니다.
사랑은 추상적 개념입니다. 

추상 개념은 말로 잡아둘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 두 명이 오늘부터 우리 사귀자! 하면 
그 날부터 둘의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고, 오늘부터 우리 헤어져!라고 말하면 둘의 사랑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단어로 규정되지 않으며 사귐의 행위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말하는 단위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非연애주의자들은 사랑을 온전히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사귄다는 개념에 매몰되고 현혹되지 않도록 합니다.


2. 어떻게든, 누구든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

: 연애 행위만을 위한 사랑놀음을 거부합니다.

연애하는 사이가 곧 사랑하는 사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만남이 증명해주는 것은 누군가와 누군가가 만났다는 사실이 뿐입니다.

어떻게든 만나서 혹은 누구든 만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아닌 '어느 만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합니다. 행위를 위한 행위를 지양하고 방향 없는 행위를 연애라고 부르며 단어의 원래 목적을 해치지 않도록 합니다.


3.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非연애주의자는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은 非사랑주의자 혹은 無감정주의자에 속하며 非연애주의자와는 그 결이 다릅니다. 참된 非연애주의자는 사랑을 두려워하고 도망치지 않습니다. 사랑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연애란 무엇인가'
또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고 상대방과 나에게 묻도록 합니다.

*  非비연애주의자는 사랑 후 4번 행동 강령을 이행하도록 한다.


4. 준 것을 아쉬워하지 않는다.

"더 사랑해서 약자가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약자가 되는 거야. 내가 준 걸 받으려고 하는 조바심. 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하다, 괜찮다.  그게 여유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대사의 일부분입니다.

 非연애주의자는 사랑의 개념을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을 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합니다.

큐피드의 화살이 내 몸에 꽂혔다는 사실, 사랑이 내게 있었다는 사실만족하도록 합니다.


5. 혼자의 삶도 잘 산다.

인간은 이 땅에 연애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잘 살다가 잘 죽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타인이 옆에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삶의 과정은 혼자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혼자인 나의 삶이 괜찮지 못하고, 온전한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연애 행위가 필수 부가결 한 것처럼 느껴진다면 당행동을 중지합니다. 1인분의 라면을 끓이지 못하는 사 2인분의 라면을 요리할 때 맛이 좋기란 힘이 든 것처럼
먼저 라면 한 개부터. 1인분부터. 나의 삶부터
잘 하고 보는 겁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냄비 뚜껑을 덮어보며 관 뚜껑도 혼자 덮는다는 사실을 되새겨봅시다.


- 행동강령 마침-


위의 非연애주의자 지구 침공을 기획 · 모집 · 행동강령 작성을 담당한 안솔티는

2018년 10월 28일 현재 非연애 기간 2년 3개월째이며 非연애주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나의 아군이 되었다면 문어를 말해주세요
문어 : 혼자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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