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그란데사이즈로 두잔 내오거라.
서울 특히 광화문은 궁이 많아 관광지 구경이 아쉽지 않다. 경복궁은 언제나 거기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다. 3천원이라는 입장료도 아메리카노 한잔만 양보하면 쉽게 넘을 수 있은 장벽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 우리 경복궁에서 만날래?' 라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이미 요우커 혹은 관광버스의 성지가 되버린 주차장은 데이트의 설레임은 커녕 마음의 여유마저 뺏어버린다.
"안녕하세요, 저 오늘 소개팅하기로 한 ㅇㅇㅇ입니다."
"(수줍) 네 안녕하세요~"
"아직 만날 장소를 안정했는데, 오늘 경복궁에서 뵐까요?"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지않아 연결이 지연....뚜- 뚜-...'
........
한효주와 이병헌이 보여주었던 궁궐의 로맨스는 어떤 풍경이었을까? 과연 근엄한 분위기와 왕실의 법도 속에서 로맨스가 있긴했을까?
경복궁은 세계어디를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건축물이며 아름답고, 여유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팅에서 "경복궁에서 만날래요?"는 쉽사리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경회루에 앉아
"여봐라, 따뜻한 아메라카노 그란데사이즈로 두잔 내오거라."
한다면 또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