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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n 08. 2019

'삶'이 묻는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들 

'삶'

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생명체 삵처럼, 혹은 데스노트의 류크처럼 나의 숨소리 옆에까지 다가와 속삭인다. 

'어떻게 살 거냐'라고.


류크 ; 

"지금과 같은 삶의 연장은 결국 너를 갉아먹고 껍데기만 남기고 말 거야. 그렇다면 무언가 삶의 방향을 바꿀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어? 물론 선택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장담하는 건 아니야. 단지 삶은 그걸 원하고 있고 그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류크는 데스노트를 내밀듯 삷의 변화의 선택지를 은근히 권유한다.)


나;

" '삶'이 변화를 원하는 건 알겠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류크;

" 삶의 변화시키는 건 간단해.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하지 않고 변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서 하면 돼"

(류크 이놈 생가보다 영리하거나 말을 잘하거나네. 근데 이놈은 자기 삶은 잘 꾸리며 사는지 궁금하네)


나;

"네가 얘기하는 어느 것도 마땅치 않네. 지금 하고 있는 걸 놓았다가는 당장 삶이 멈출 거 같고 변하고 싶은 것을 하자니 쉽지 않고..."

(이건 뭐 누구를 위한 변명인가. 이런 정도 수준으로 류크에게 변명하고 싶은가)


류크;

"넌 현재의 삶 안에 갇혀있어서 변화를 할 의지능력이 없어 보여. 대부분 사람들 역시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하던 안위를 하면서 변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실천하지 않거든. 사소한 살 빼기 운동도 처음에는 시도하다가도 결국 일부러 운동하고 변하려고 하는 의지를 현재의 네 삶이 막아. 그냥 대충 살 안 빼고 살아도 편하니까."

(... 맞는 말이긴 한데 이 놈의 얘기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나의 케이스에서 찾아서 반박하고 싶네. 내가 의지나 능력이 없다니. 그리고 이 녀석 말이 좀 많네 )


나;

"내가 의지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삶의 변화를 꾀할지 모르는 것뿐이라고. 내 수준의 변화를 찾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류크;

"하하하. 너처럼 생각했다간 꼬부랑 할머니나 돼서야 가능한 일이겠네. 모른다면 구체적으로 무얼 모른다는 거야?"

( 근데 이놈 나에 대해 얕잡아 보는 듯 해 기분이 좀 언짢네. 대화를 계속해야 하나 )


나;

 " 삶의 변화를 의지와 능력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면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은 삶의 변화를 성취하면서 살고 있을걸.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삶이 대부분이잖아.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것이거나 변하고 싶은 건 욕심에 불과한 것이거나 하겠지"(나 역시 일반화의 변명 속에 숨고 있긴 하네. 문맥상 오류가 없어.)


류크;

"왜 엉뚱한 대답을 하고 있어? 구체적으로 무얼 모르는지 물어본 건데 다른 사람들 얘긴 왜 하지?"



나;

"아까 얘기했잖아 어떻게 삶의 변화를 꾀할지 모른다고. 무엇부터 해야 하고 어떤 걸 해야 하는지"


류크; "....... 아~ 어렵네."


나; "뭐가?"


류크;

"어렵다는 건 변화하는 방법이 아니라 네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내기가 어렵다는 얘기야.

내 말 잘 들어. 난 너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천이백 년 전부터 보면서 살아왔고 삶을 변화시키는 모습들을 많이 봐왔지. 

요즘 SNS나 강연이나 다들 변화해서 잘 살라는 문구들이 넘쳐나고 그것대로 실천하면 안 되는 게 없지만 막상 변화에 성공한 이들은 주변에 흔치 않고 찾아보기 힘들어. 그저 좋은 말들만 있을 뿐이고 천이백 년 전에도 좋은 말들은 지금보다 더 넘쳐 났었지. 

그 변화의 문구를 그저 흘려보내거나 발로 밟으며 삶의 변화를 무시하고 사는 너 같은 사람들의 이유는 네 말처럼 무얼 해야 하는지 몰라서 안 하거나 모르니까 변화를 무시하고 외면하거나 하지. 결국 실행의지나 능력치? 게임으로 치면 레벨, 스킬이 부족하단 얘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의 캐릭터로 본다면 기사가 아닌 '평민'인 거지"

 

나; "......"


류크;

"좋은 글 중에는 이런 말도 있지. 삶의 변화를 위해선 먼저 '왜 내가 그것을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머릿속에 새겨서 항상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뭐 대충 이런 얘기들...  근데 그게 안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보통의 의지로는 잘 실천이 안 된다는 얘기지. 보통 사람들 정신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요즘 학생들이나 사회인들이 옛날 벽면수도하는 이들처럼 수도하면서 살 수도 없는 거잖아."


나;"......" (언제부턴가 말이 없어졌다. 계속 듣고 있다)


류크;

"자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네 삶을 변화하는 방법을 알려줄게 잘 들어. 딱 두 가지만 실천하면 돼. 먼저 삶의 변화된 모습을 정. 의. 해봐. 아주 간단하게. 얘를 들어 몸무게를 10Kg 줄이겠다가 아니라  체중 65kg 이런 식으로. 그러면 '체중 65Kg ooo나'가 변화의 모습이겠지. 무슨무슨 자격증, 공시생들 다 마찬가지로 ' oo기사 홍길동' ' ~급 공무원 ooo'  ' 농업인 ooo' '맛집 사장 ooo' '삼성맨 ooo'이런 식으로."





나; "좀 쑥스러운데. 아직 되지도 않은 타이틀을 먼저 얘기하기가..."


류크;

"넌 네가 현재 생각하는 게 전부라고 믿고 있듯이 네 현재의 머릿속에는 아직 지금 너를 고수하고 있어. 지금의 너는 몸무게 감량 전인 너, 아직 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루저인 너, 성공한 맛집 사장이 아닌 돈만 까먹다가 조만간 문 닫을 너, 귀농의 꿈을 안고 갔다가 겪어보지도 못한 고난에 고꾸라져 있는 너가 현재의 너를 정의하고 있고 정신과 육체를 지배하고 있다고."


나;"......"


류크;

"너의 머릿속에 변화된 너의 이미지 'ooo 홍길동'을 새기는 순간 너의 의식 무의식 정신작용, 신체리듬,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너의 실천력 모든 게 그 변화된 삶의 모습으로 은근히 바뀌게 돼. 단순한 거 같지만 너의 잠자고 있는 의지능력을 일깨워줄 중요한 요소야. 뭐 공부할 때 책상 앞에 '목표'를 구체적으로 써놓고 해라 하는 것이랑 많이 다르지 않지. 이 정도 실천하는 거는 쉽잖아?"


나;"그 정도야 뭐... 할 수 있지"



류크;

"그리고 두 번째 실천할 거는 네 삶의 순간순간을 깨어있는 정신으로 살면서  지금 나의 행동이 '성공인 ooo'의 변화를 꾀하는 모습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하는 삶인가 하고 느끼면서 살아.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공부하거나 운동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일을 할 때 친구를 만나고 이런저런 모임들에 참석하고 연애를 하고 하는 모든 시간들에 대해서 과연 나는 변화의 삶에 속한 행동인지 안주하는 삶의 편인지를 생각한다면 첫 번째 새겼던 '성공인 ooo'이 타이틀이 너를 변화의 삶으로 이끌 거야."


나;

"그렇게 단순하게 변화의 시간에 할애한다고 해서, ~ 아 물론 그렇게 할애하는 것도 쉽지 않지. 실천하고 싶지만 현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이 가만 놔두지 않아. 같이 현실에서 놀자고 하는 인간들이 널려 있으니. 어쨌든 고독하게 변화의 시간 쪽을 나를 할애하는 것이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만 많아지고 결국 이룬 것도 없이 포기해버리지 않을까. 사실 삶의 변화의 최종 결과를 얻는다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잖아?"


류크;

"네가 좀 생각이 많은 편이구나. 생각만 많아. 그것도 쓸 때 없는. 그리고 난 너에게 삶이 변화를 주는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라고 했을 뿐 결과에 연연 하란 얘기는 하지 않았어. 너의 삶이 기존의 삶의 시간과 변화의 삶의 시간이 9대 1에서 8대 2로 7대 3에서 5대 5로 결국 3대 7로 무게중심이 옮겨져야 비로소 삶이 변할 수 있는 거지 아무런 할애도 없이 그저 변명이나 걱정만 늘어놓으면 갑자기 삶이 바뀔 수 있겠니? "


나;

"무슨 소리야. 내 공시생 친구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시험공부하는데 할애하는데 그 친구는 네 말대로 변화의 시간을 대부분 갖고 있는 거잖아? 하지만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대해 엄청 걱정을 많이 하거든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고"


류크;

"이봐 친구야.  우린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 결과를 얻으려 사는 건 아니잖아. 단기간의 결과, 변화된 삶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렇게 백 미터 달리기 식으로 삶을 살아서는 길고 긴 마라톤의 삶이 어떻게 되겠어? 결과를 보면서 달리는 건 치명적이야. 심신의 피로와 좌절을 느끼게 되고 곧 후회만 남게 되지.

네가 첫 번째 걸었던 타이틀 'ooo홍길동'이 과연 틀에 박힌 변화의 모습일까? 잘 생각해. 그 첫 번째 타이틀 문구는 너를 변화의 삶으로 이끄는 도구이지 네 변화된 삶의 목표나 결과가 아니니 거기에 연연하지 말라고."


나:"....."


류크;

"자 이런 식으로 정리하자. 체력, 정신력이 출중한 사람은 좋다, 그만큼 변화의 의지와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고 자신의 시간 할애를 잘해서 조기에 변화의 모습을 찾는다. 너처럼 의지가 없거나 생각만 많은 친구들은 현실에 너무 안주는 하지 말고 평소에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발견하자. 너의 경우는 사소한 거 하나하나 실천이 중요하다. 너무 자신을 혹사시키면 니 스스로 포기하니까 그렇게 까지 하지는 말고. 단 두 가지 모두 결과에 연연하면 안 된다. 너랑 얘기하는 것도 이제 지친다. 말만 많은 변명 쟁이야."




나; "......"



그래 지친다.

삶이 언제나 그렇듯 항상 나에게 해주는 건 없고 매번 물어보기만 하지 않나

어떻게 살 거냐고.

...

(내가 어떻게 아냐고...)


편안하게 살자.- 일단 변화의 모습에 근근하지 말고 느긋하게 즐기자. 그래야 오래가고 여유로와지고 그 여유로움 속에 변화된 삶이 자리 잡을 것이다.




2019.6월

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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