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노자 에티카 3부 후반부를 읽고나서
1. 스피노자의 단어 정의
- 스피노자의 정신 : 표상을 통해 감정을 만드는 주체적인 힘과 능력. 정신은 끊임없는,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없는 활동이다.
- 스피노자의 감정 : 정신의 수동
* 스피노자는 정신과 감정을 구분하고 있다. 감정은 정신으로부터 파생되는 각 양태의 느낌이라고 스피노자는 얘기하는 듯 싶다.
2. 3부 후반부의 핵심
<정리 51> 각각의 사람들은 하나이자 동일한 사물에 의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변용될 수 있다.또한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사물에 의해 다른 시간에 다른 방식으로 변용될 수 있다.
<정리 51 주석> 각자는 자신만의 감정으로부터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무엇이 더 좋고 더 나쁜지를 판단하기 때문에(P39S) 사람들의 감정이 서로 다른 만큼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따라 나온다. 그 결과 사람들을 비교할 때 오로지 감정의 차이로만 구별하며, 어떤 사람을 용감하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을 소심하다고 하며 나머지 다른 사람들을 다르게 부른다.
<정리 56> 우리가 변용되는 사물의 종류만큼 기쁨 슬픔 그리고 욕망의 종류가 많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본 감정들로부터 파생되거나(사랑, 증오, 희망, 공포 등) 합성된(마음의 동요 등) 감정들의 종류도 그 만큼 다양하다
<정리 56 주석> 결과적으로 우리가 변용되는 대상의 종류가 많은 만큼 욕망의 종류도 다양하다
<정리 57> 개개 사람들의 감정은 개개 사람들의 본질이 다른 만큼 서로 다르다.
<정리 59 주석> .... 즉, 다양한 감정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혼합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변종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 1) 욕망과 감정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하며, 그 차이는 무한하다. 스피노자가 3부 전반부~후반부부터 이야기한 기쁨, 슬픔, 욕망의 종류들, 그리고 그 조합과 혼합이 보여주는 것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이 매우 다채롭고 다양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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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56 주석> 우리의 목적은 감정의 힘과 감정에 대한 정신의 능력을 규정하는데 있고 이를 위해서는 각 감정의 일반적 정의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감정과 정신의 공통 특성을 이해하여 감정을 제어하고 억제하기 위해, 정신이 어떠한 종류의 능력을 가져야 하는지, 그 능력이 얼마나 커야 하는지를 규정할 수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따라서, 예컨대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부인에 대한 사랑의 차이와 같이, 이러 저러한 사랑, 증오, 혹은 욕망 감정 사이에 큰 차이가 있더라도, 이러한 차이를 알 필요도, 그 감정들의 기원과 본성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할 필요도 없다.
<정리 59 주석> 정신이 이해하는 한에서, 관련 감정으로부터 따라 나오는 모든 능동을 나는 정신의 힘으로 규정하며 이 정신의 힘은 용기와 아량으로 나눌 수 있다. 왜냐하면 용기는 각자가 오로지 이성의 인도에 따라 자신의 존재를 존속시키고자 노력하는 욕망으로, 아량은 오로지 이성의 인도에 따라 다른 사람을 돕고 다른 사람과 우정을 나누려 노력하는 욕망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행위자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능동을 용기에 관련시키며, 다른 사람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능동을 아량에 관련시킨다. 따라서 중용, 절제, 위험한 상황에서의 침착 등은 용기의 일종이며 예의, 자비와 같은 것들은 아량의 일종이다.
---> 2)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욕망과 감정의 차이가 아닌 그것을 규정하는 정신의 힘과 능력이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정신은 비단 인간만이 가진 정신이 아니다. 각 개별 양태들은 모두 다 개별적인 정신을 가지고 있다. 정신은 끊임없는 활동이다. 중요한 것은 각 양태의 정신의 힘과 능력을 인지하고 인간 정신활동의 완전한 모습(능동)을 이루는 것이라고 스피노자는 말하는 듯 싶다.
3. 정신활동의 완전한 모습을 이루는 법
스피노자식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우리의 감정을 느끼기까지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정신 -> 표상 -> 정신의 변용 -> 감정(기쁨, 슬픔, 욕망)
우선 나의 정신이 존재한다.
1) 나의 정신은 때로는 능동적이고 때로는 수동적으로 어떠한 작용을 한다. (정리 1)
2) 정신의 능동은 적합한 관념에서 생기며 수동은 부적합한 관념에서 생긴다. (정리 3)
3) 그러나 정신은 적합한 관념을 가지든 부적합한 관념을 가지든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정리 9)
4) 정신은 신체 활동 능력을 증가시키거나 촉진하는 사물을 가능한 한 표상하려고 노력한다. 정신은 신체의 활동 능력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하는 사물을 표상할 때, 그 사물의 실존을 배제시키는 것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정리 12, 13)
5) 정신이 표상에 의해 슬픔, 기쁨 등과 같은 감정으로 변용된다. (정리 14, 15)
결국, 정신은 표상이라는 방법을 통해 감정으로 변용된다. 그러나 앞서서 말했듯이, 변용에는 무수히 많은 방식이 있기 때문에 감정은 무수히 많이 존재하고, 각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심지어 나 또한 다른 시간과 장소 속에서는 다른 변용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필연적이다. 감정이 없는 양태는 존재하지 않는 양태 뿐이다. 기쁨, 슬픔, 욕망 등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동물들도 지니고 있으며, 죽지 않는 한 이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종종 감정에 휘둘리며 힘들어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주로 타인에게 위로를 받으며 이를 극복해나갈려고 한다. 그러나 스피노자식으로 생각하면 이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개개인의 감정은 수많은 방식으로 혼합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변종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같은 사랑이라고 할 지라도 어머니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은 다르다. 같은 친구에 대한 사랑이라고 하더라도 각자의 사랑의 형태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위의 감정이 생기는 나만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나의 정신이 무엇을 어떻게 표상하여 어떻게 변용이 이루어져서 그러한 감정이 생겼는지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기에 위의 메커니즘을 역으로 타고 올라가야한다. 우선 당장 보이고 느껴지는 나의 감정(기쁨, 슬픔, 욕망)을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의 정신이 어떻게, 어떠한 현상과 사물을 표상하는지 추측하고, 이를 통해 나의 정신을 이해하려 해야 한다.
한번 해보자.
불완전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욕망과 기쁨, 슬픔이라는 감정이 어떠한 것을 표상하는지를 통해 나의 정신활동을 살펴보았다. 나는 현재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돈을 많이 벌고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새로운 만남, 새로운 사실들로 인해 기쁘다. 그리고 나이드는게 두렵고, 취업을 하고 싶고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에 슬픔을 느낀다. 이를통해 나는 내가 성공, 새로움, 안정감을 추구하는 정신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