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에티카 4부 후반부 강독
정리 19 ~ 20 – 인간은 자신의 본성에 따라 스스로 선 혹은 악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필연적으로 욕구하거나 피한다. 인간은 자기 존재를 보존하는 것을 추구한다. 만약 그러하지 못하거나 소홀한 것은 무능력한 것이다.
Q. 스피노자가 말하는 덕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우리가 일상적으로 아는 덕)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Q. 스피노자는 자신을 보존하는데 소홀히 하는 것을 ‘무능력’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인간이라면 자기자신을 보존하려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또한, 그는 <정리 20 주석>에서 “모든 사람이 자기 본성에 상반되는 외부 원인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면 자기 이익을 구하며 자신을 보존하려 노력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스피노자의 논리대로면, 인간은 자기보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소홀히 하는 것은 외부의 원인에 의한 파괴에 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보존을 하는 존재이므로) 그렇다면 그것을 ‘무능력’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
정리 22 – “어떠한 덕도 자신을 보존하려는 노력보다 앞서 인식될 수 없다.”
Q. 스피노자가 이 이야기를 한 맥락이 이해가 잘 안된다.
정리 23 – 능동과 수동의 차이에 대해서 스피노자는 다시금 이야기하는 듯 하다.
Q. 그에 따르면 덕에 따르는 행동, 이해하여서 어떤 것을 행할 경우 그것이 능동적인 행동이다. 스피노자는 <정리 4>에서도 자기 본성만을 통해서 이해되고 자신이 적합한 원인이 되는 변화 이외의 다른 변화를 겪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이 적합한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당장 떠오르는 예시는 ‘배고픔’ 정도가 있다. (그러나 맞는지는 모르겠다.)
정리 24 – 절대적으로 유덕하게 활동 = 자기 존재를 보존 (이성에 따라) = 살아가는 것 (이성에 따라)
-> 내가 살아가는 것은 동시에 이성에 따라 나의 존재를 보존하려고 하는 것이다.
Q. 여기서의 ‘이성’의 의미는?
정리 25 - “누구도 다른 것을 위해 자신을 보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 나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이다. 누구도 나 대신 밥을 먹어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들린다. 결국 내가 살아가고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나로 환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이기적인 인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실존의 문제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정리 26 – 명석판명하게 이해하는 것 = 인식
Q. 인식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컨대 내가 앞에 있는 사과를 인식하는 것은 스피노자가 말하는 인식과는 괴리가 있어보인다. 그가 말하는 인식은 명석판명하게 이해하는 것인 듯한데, 인식을 어떻게 하는지, 인식을 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가 궁금하다.
정리 28 – Q. 신을 이해하거나 알 수 있는가?
정리 29 ~31 – 본성의 일치와 불일치
-> 스피노자는 본성이 일치하는 것은 선, 상반되는 것은 악, 완전히 다른 본성을 가진 것은 무관이라고 표현한다.
Q. 나의 본성과 다른 것의 본성을 어떻게 알고 비교할 수 있는가?
정리 32 – 부정의 일치와 긍정의 일치
-> 오직 부정에 의해서만 일치하는 것은 실제로는 일치하는 점이 하나도 없다는 스피노자의 말이 매우 흥미롭다.
정리 33~ 34 – 감정의 본성
-> 감정의 본성은 스피노자가 말하기를 우리의 본질 + 외부원인의 힘의 합이다. 매우 타당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정념(감정)에 사로잡혀 있다면 본성이 일치할 수 없다고 그는 이야기하는 듯하다. 왜냐하면 외부원인의 힘이 합쳐져 있기 때문이다.
정리 35 – 이성의 본성
-> 감정의 본성이 인간의 본성 + 외부원인의 합이라면, 이성의 본성은 오직 인간의 본성만으로부터 따라 나온다고 그는 주장하는 듯 하다. 그러므로 이성적인 인간끼리의 본성은 똑같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일치할 수밖에 없고, 유익할 수밖에 없다.
Q. 그러나 동시에 의문이 든다. 비록 스피노자가 말하는 이성이랑 같은 뜻을 지니는지는 모르지만, 현대에 들어서 이성 또한 종류가 있다. 바로 객관적 이성과 주관적 이성이다. 현대사회의 이성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오직 수단만을 추구하는 ‘도구적 이성’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또한 존재한다(호르크하이머). 그렇다면 모든 인간의 이성은 같다고 볼 수 있는가?
* 객관적 이성(목적) : 목적을 추구하는, 쉽게 말해서 세상의 진리를 파악하고자 하는 이성.
* 주관적 이성(수단) : 주관으로서의 나의 생존만을 신경 씀, 자기보존에 유용한 것들만을 추구, 비판의 소거
정리 36~37. 덕과 공동선
-> 스피노자는 덕을 따르는 사람들의 최고선이 모두에게 공통적인 공동선이며, 덕을 따르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욕망하는 선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욕망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아마 정리 35의 이성에 따른 정리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앞서서 말했듯이 모든 사람들의 이성이 공통적인 데에 의문이 든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이성은 객관적 이성에 가까운 듯하나, 자기보존과 관련하여서는 이성은 주관적 이성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비관적인 생각일 수 있으나,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