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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호성 Aug 23. 2019

Phantom Image Maker 7

1-4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사조 단어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당황할 수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모더니즘은 산업혁명으로 일어난 

대량생산의 영향으로 무리를 짓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고
포스트모더니즘은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형성된
획일화의 반대 성향의 결과로 이해하면 쉽다.

음악, 믹싱이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어서
여기에서 그 단어들이 왜 나오냐고
의아해 할 수 있다.

이유는 음악 사조로는 

이제야 그 양상을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후기 양상인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음악 이론 연구자들, 미학 연구자들이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나라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설명이 되는지 궁금할 것이다.

녹음 기술이 발명되고
소리를 제품화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그리고 복제라는 수단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은 소비자의 입장이고
소비자의 성향을 사조로 보는 경향은 없다.
생산자 또는 선구자로 불릴만한 사람들이 

일정한 양상을 보일 때 사조를 형성한다.)

음악 산업은 형성되었는데
기술이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정적인 사람들만 이 분야에 속해 있었다.)
전부 제각각의 특성을 보이는 상태였다. 

음악 하는 사람들 역시
어쩌다 태어난 천재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었을 뿐
보편화라는 현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개인적 특수성, 희소성이 강조되는 시기였고
사람들은 그 개성을 충분히 즐겼다.

나는 지금 현재의 상태를 

음악계의 모더니즘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시작점은 장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음반, 음악산업이 확장, 팽창되던 시기를 지나서

지금이 그 정점을 막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정한 무리가 비슷한 형태들을 만들게 되고
그 무리 안에서 아티스트가 고유하게 갖고 있던 개성은
그 무리들 사이의 세부적인 편차로 변형이 되는 양상이 된다.

비슷한 분위기에 비슷한 사운드
그걸 한 테두리에 묶은 걸 장르라고 한다.
(장르는 판매를 위한 분류에서 출발한다.
장르라는 단어에 어떤 심오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장르가 학문이 될 수 없는 이유다.)

모더니즘 시기의 상품 대량생산 양상과 

아주 비슷한 느낌이 아닌가?
(비슷한 상품이 소소한 차이를 보이며 

대량 생산되어 판매를 위해 소비자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 아티스트나 저 아티스트의 변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상태가 되려면 

형성되어 있는 그 무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 되어야 하는 진입 장벽이 만들어진다.
장르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진입장벽을 훈장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스스로 프라이드를 느끼는 부류들이다.
(개인적인 해석이니 오해하지 말자.

21세기에 장르를 전면에 내세우는 행동은

모든 장르를 블랙홀처럼 흡수해버린 힙합으로 게임이 끝났다.)

거기에 쐐기를 박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편화의 정점을 찍을 학교 교육이 접목됐다.
일정 수준의 실력을 학교에서 교육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현상이야말로 생산자의 대량 양산이다.
(딱 모더니즘 정점인 시기에 미술계의 양상 아닌가?)

믹싱 아티스트의 경우도 같다.
엇비슷한 실력자들이 교육을 통해서 나타나고 

그들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거기에 아티스트가 직접 기술의 영역을 공부하고 

스스로 믹싱 작업까지 하는 상황이다.

그럼 그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역사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위에 짧게 설명한 대로
획일화의 반대 성향에서 출발한다.

무엇이든 다른 아티스트들과 변별력을 갖는 것이
대중 보편화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미덕이 된다.
(미술계의 온갖 몸부림들이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합리화되는 상황을 

역사적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

음악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현실은 그런 조건이 되었다.

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래서 역설이라는 개념이
당위라는 개념보다 

우위에 서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그럼 믹싱 아티스트에게
당위와 역설의 개념 그리고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상황이 이해됐다면
어떤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믹싱 작업을 하면서
모더니즘의 사상과
거기서 살아남은 포스트 모더니즘의 행동들을
알아야 될 필요가 있다.
다른 예술 영역이지만
음악에서는 이제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믹싱 아티스트는
음악계에서 음악과 기술을
모두 공부한 사람에게만
접근이 가능한 영역이다.
교육이라는 체계에 의해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지만
아직 그리 쉽게 접근이 되는 영역은 아니다.
(그만큼 공부할 게 많고 해야 되는게 많다.)

당위와 역설의 이야기를 이해했다면
사람의 감각과 인식에 대해서
조금 더 연구하고 고찰해서
믹싱 작업에 어떻게 구체화시킬지
생각해 봐야 한다.

미술계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기에 

자본과 지적 허영, 마케팅 등의 영향으로 권력화 되고
공감이라는 영역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음악은 학문의 영역으로 일찌감치 편입되면서 

지적 허영이 공감과 거리가 있다는 걸 이미 겪었다. 

(나는 20세기 클래식의 몰락은 이런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자본의 영향이나 마케팅의 영향을 계속 받아오긴 했지만 

정면 돌파하는 천재들이 계속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거라고 믿는다.

음악의 최대 강점은
공감의 깊이와 정도가 

즉각적인 반응을 하는 다른 장르들과 

구분이 된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긴 시간과 깊은 감동을 바탕으로 하는 영역이다.
공감을 더 크게 일으키겠다는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면 

전혀 다른 길을 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다음 이야기는
곡 분석과 믹싱 작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음악을 만들면서 갖게 되는 구조
그리고 믹싱 작업을 하면서 

그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더 효과적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 에피소드 1-9


음악을 하면서
많이 답답하시죠?

소리를 만드는 사람인데
소리에 대해 너무 모르는 거 같아서...

(교육의 필요성은 이럴 때 등장한다.)



* 에피소드 1-10


 장비들의 파라미터들의 값에 대한 
감각적 규정은

음악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음향적 접근법이다.


이걸 만지면 
뭐가? 어떻게? 어떤 느낌으로 변하는지?
그 답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음향 교육에선 
절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기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그래서 음향 서적은
음악 하는 사람들이 읽고 깨닫기엔
너무 먼 언어들을 쓰고 있다.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지만
가까이하기엔 너무 다른 세계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음악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강의, 레슨을 하다 보면
직접 스스로 규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론적 설명으로 지치기 전에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효과가 실제로 더 크다.


요즘 레슨 하면서 많이 느끼는 점.

- 장비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 같은 소리를 들으면서

-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 그 소리의 변화가 들리도록,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 그리고 그걸 자신의 소리에서

- 어떻게 정리된 답을 얻게 되는지

- 그 방법을 이야기하게 된다.


개념을 경험으로 바꾸고
스스로 감각적 규정이 되도록 
연습할 길을 만들어준다.


진짜로 귀를 뚫어준다는 의미

그동안 인식하지 못하던 감각을 열어주는...


정작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감각적으로 열린 상태에서
스스로 연습해서
그 감각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를 하고 
감정적인 정리까지 도달해야 된다.


음향이 음악적인 의미를 얻게 되는 건
그 이후부터다.



* 에피소드 1-11


음악을 하는 사람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지만
'
비어있다'


좋게 이야기하면 '순수'
나쁘게 이야기하면 '무식'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거기에 따라오는 불성실함과
'이율배반'적 생각들...


지금은 강의(이야기보따리)를 
풀어야 되는 입장이라
절대 그러면 안 되는 상황

하루 2~3시간 강의하기 위해 
보통 이틀 전부터 공부를 한다.
아주 힘들게~


리포트와 시험은
그 강의에 대한 확인 작업이다.

- 과제를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수업을 들은 것과 듣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큰 생각의 차이를 갖게 되는지 알게 된다.

- 꼭 '자필로'의 의미
손으로 직접 쓰는 글씨는
악필이어서 보기 힘든 경우도 물론 있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글씨에서 그 느낌이 먼저 확~!!! 전달된다.

리포트 채점 중 잠깐 쉬면서 드는 생각...

에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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