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ntom Image Maker 12
1-9. 믹싱 접근법
다르다.
이 말이 중요하다.
예술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뭐가 다른데?'
'얼마나 다른데?'
그 '다르다'에서 시작하는
믹싱 작업의 접근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 곡 느낌이 비숫해도
연주자가 다르다.
소스에서 연주자의 특성을 파악한다.
연주자 특성을 반영할 방법을 찾는 방향으로 생각한다.
- 곡 구성이 비슷해도
멜로디 흐름은 다르다.
멜로디의 구성과 흐름을 찾고
매력적으로 들리게 할 방법을 찾는다.
- 악기 구성은 비슷해도
연주는 다르다.
악기 간 매칭에 집중하고
악기 간 만들어내는 울림을 찾는다.
- 분위기는 비슷해도 곡의 메시지가 다르다.
곡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승전결에 기초한 이야기 흐름을 찾는다.
(기승전결이 아닐 수도 있다.)
- 구성이 같아도 곡의 포인트가 다르다.
한 곡 내에서의 포인트는 실제로는 많지 않다.
흐름과 강조 부분을 찾는다.
보컬이 될 수도 악기가 될 수도 있다.
- 곡의 울림이 비슷해도 공간은 다르다.
곡에 가장 잘 어울릴 공간을 상상하고
악기의 배열을 생각해서 위치를 찾는다.
- 악기 톤들이 비슷해도 메시지가 다르다.
메시지에 따라 톤이 결정되니
노래의 메시지를 파악하고
같은 주제의 노래들을 찾아 톤을 구상한다.
위에 쓴 이야기들은
비슷하면서도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인
장점들을 파악하고
극대화하는 방향에 대한 이야기다.
안타까운 경우들이 있다.
단점이 먼저 보일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방법은
단점은 장점이 부각되면
자동으로 뒤로 숨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단점을 숨길 방법을 찾는 것보다
장점을 부각시킬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단점이 보인다면
가장 마지막에 숨길 방법을 찾는다.
뒤의 내용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단점을 숨기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이 글에서 강조하는 이야기는
단점을 가리는 것보다
장점을 부각하는 게
훨씬 유용하고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믹싱에 접근하면서
단점만 파악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나도 그랬고, 대부분의 믹싱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힘들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결정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이
장점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이다.
결과물도 단점을 극복하는 방향보다
더 감성적인 느낌이 강조되는
적극성이 느껴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쉽지는 않다.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한 방법이다.
믹싱 작업에서 접근법은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느끼는 첫인상과 비슷하다.
사람의 첫인상은
호감/비호감으로 바로 나뉜다.
(표현을 하는가 안 하는가의 차이겠지만
경험적인 감성이 그대로 반영된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 하는 작업이다.
첫 시각을 호감으로 전환시키는 게 중요하다.
(새 작업을 시작할 때 항상 이 생각을 하지만
막상 처음 소스를 듣게 되면 솔직히 쉽지 않다.)
그리고 그 호감을 장점으로 표현하려는
첫 생각이 중요하니
지금 작업하려는 이 곡은
'다르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에서 출발하고
(이 다르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생각해본
여러 가지의 생각들 중에
내가 객관성을 얻어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위에 이야기한 요소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1장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중에
큰 줄기는 거의 이야기한 거같다.
다음 글은 이 장의 마지막으로
각 주제들에 포함시키기엔
조금 다른 내용들이지만
이 장의 주제에 부합하는 내용의 글들을 모았다.
믹싱 작업을 하면서
머리 속에 어떤 생각들이 흐르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직 생각을 못해본 부분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비슷비슷한 생각들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에피소드 1-25
지난주부터 좌절의 끝을 맛보구...
왜 좌절이라고 생각했는가?
제주에 내려와서
제주만의 특색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그런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조동진 선생님 6집을 들으면서
이미 완성되어버린 걸 느꼈기 때문...
그것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그런 형태로...
그래서 심하게 좌절했었다... ㅜㅜ;
'이제 뭘 해야 되지?'
'그냥 되는대로 작업하면서 살아야 하나?'
이런 류의 절망감이었음...
오늘 작업하면서 굳어진 결심
어차피 이상향이었는데
선생님 사운드 쪽으로 목표점을 합치시키자~
이렇게 결론 내렸다~!!!
그래서 한결 가벼워진 마음가짐이 되었다는...
열심히 공부해서 대세(?)에 합류하자!!!
할 수 있다!!!!!
앞으로 작업할
구체적인 사운드 방향성이 잡힌 것으로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서 공부할게 겁나 많아진 상태...
* 에피소드 1-26
믹싱을 하면서
드럼 소리를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드러머의 마음 상태가 느껴진다.
어떤 거냐고?
이제 사지분리(손발이 자유롭게)가 된 지
얼마 안 된 연주자이거나
자기 실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일수록
소리가 얕다.
즉, 음표 하나의 중요성보다
이 시점에 여기를 때리는 게 실력이라고
그렇게 믿고 연주한다.
그래서 음표는 많고 소리는 얕다.
한 번의 울림이 제대로 전달되는 깊이를 알기까지
(죽을 때까지 모를 수도 있다.)
연주를 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되는지
그 얘기를 해주고 싶지만...
이런 이야기는
연주자 자존심 건드리기 딱 좋은 소리...
하고 나서 욕먹기도 딱 좋은 소리...
그래서 믹싱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게 된다.
'졸라 얄팍한..., 성의 없는...'
그러면서 연주에서 나오지 않은 깊이를
어떻게든 만들어보려고
컴프 더 주고 이큐 더 주고를 반복한다.
또 중얼거리면서...
* 에피소드 1-27
아주 기초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프로듀서' 정도의 직함을 달고 싶으면?
본인이 녹음, 믹싱 다 직접 다 할 수 있는데,
상상력에 더 비중을 두기 위해
또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실제 녹음, 믹싱은 엔지니어에게 맡기는
그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 직함만 욕심내고
역량 한참 안 되는 누군가가 생각이 나서...
음악 하는 사람이
소리에 대해,
음향에 대해,
믹싱에 대해 공부를 안 하는 건
뜬구름 잡고,
헛소리만 골라서 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연주만 하고
그 이상은 욕심 내지 말든지...
* 에피소드 1-28
소리는
귀에서 감각된 정보를
뇌에서 해석하기 때문에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그 시간은 상상력과 직접 맞물려 있다.
믹싱 작업은
이런 현상을 제일 바닥에 깔고 해야 하는
감성조절 작업.
선명할수록
감각적 상상력과 거리가 멀어진다.
'딱 좋아~'라는 '적당함'이라는 개념의 이해가
노래의 생명력을 좌우하게 된다.
작업하면서
그 적당함을 찾아 헤매는...
그게 바로 믹싱 작업...
그래서 머리 터지는 중...
* 에피소드 1-29
믹싱 작업을 하면서
느낌 하나에
집중이 되어버리면
(자의가 아니라 저절로...)
느낌을 다시 잡는 건 많이 힘들다...
몇 곡 작업이 겹치는 경우
그래서 한 곡에 하나의 느낌을 유지하는 건
특별한 평정심이 요구된다...
공사가 끝나니까 갑자기 작업이 몰려서...
노래에 맞춰 감정 건너 뛰어다니기가
그냥 힘들게 느껴져서...
* 에피소드 1-30
조동진 선생님 6집
CD로 들으면서 하는 생각...
음질?
- 그 이전에 음악을 만들어야 된다.
소스가 그리 좋지 않아도
어떻게 만지는가가
음악의 느낌에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목표는 음악이지 음질이 아니다.
마스킹 회피와 공간 구성
- 저음의 부피감과 인식되는 질감의 관계
악기의 분리도는 음악의 흐름에 맡긴다.
분리시킬 것과 어우러질 것에 대한 구분과 처리...
시간적 한계를 갖는
상업적인 믹싱의 한계를
보기 좋게 뛰어넘은 것인가?
만약 내게 시간의 제약이 없어진다면
이 수준까지 가능할까?
결론은
아직 멀었다...
뛰어넘고 싶은 욕구
아니 비슷하게까지라도 가보고 싶은...
그냥 내게 영원한 이상향일까?
분석부터 다시...
그동안 해온 공부가 헛되진 않았다는
그 정도의 위안은 있는 거 같다.
* 에피소드 1-31
조동진 선생님 음반 영향으로
- 리버브 거는 방식 완전히 바꿈
- 톤 접근법 바꾸는 중
혼란스러운 상황...
머릿속에서 정리되기 전까지
한동안 헤멜 듯...
그래도 까마득히 멀지만 목표점은 확인했으니...
선명함으로 표현하는 한계
감정선을 위해 음악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지
그런 류의 도를 닦는 심정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전혀 모르지만...
수풀을 헤치는 기분도 들고
빛을 본 듯한 느낌도 들고
복잡한 마음...
* 에피소드 1-32
포크의 뻔한 어법...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직접적인 강력한 자극...
어찌 보면 뻔하게 들리면서도
제일 강한 음악은 포크 인지도 모르겠다...
단, 그만큼 연주와 노래가 따라줘야 가능하다는...
그에 걸맞은 녹음과 믹싱은 필수~
잠깐 쉬면서
포크음악 몇 곡 들으면서 하는 생각...
어느 정도 하기는 쉬운데
잘하긴 정말 어려운 음악...
그리고 그게 전달되게 만들기는
더더욱 어려운 느낌...
* 에피소드 1-33
영화 작업 마지막 엔딩곡...
완전히 프로그래시브 한 느낌으로 믹싱 중...
- 타악기 없는 곡에
기타 스트럼으로
야릇한 느낌의 타악기 트랙 만들기
- 메인 보컬 리버브, 딜레이 변칙적으로 걸어서
야릇한 뉘앙스 남기기
- 악기 공간 분할 다중으로 건너 다니기
이런 거 작업하는 중...
조금 무리해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느낌은 진짜 좋은데
뒷수습이 난감해지고 있는...
슬슬 한계가 보이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