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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사천사백번째 어른 날

2020.08.30


휴가가 끝났고

결국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시간이 되면 알려줘요. 술 살게요.'

그렇게 말한 몇 주 전부터

여자는 한 번도 다른 약속을 잡은 적이 없었다.


시간을 내서 만나지 않아도 좋으니

시간이 남으면 한 번 보자는 말에도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그랬다.

침묵은 때론 무엇보다 확실한 대답이 되었다.



그리고,

낮부터 줄기차게 틀어 놓은 드라마에서는

하필,


당신을 정말 정말 사랑해

...라는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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