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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btop Feb 16. 2020

20200125 여우 보러 루스키섬 트래킹

@블라디보스톡 @우수리스크

아침 먹고 아지무트 호텔 건물 안에 있는 씨티카 가서 예약해 둔 렌터카 사인하고 픽업했다.

여긴 신기하게 좌핸들도 있고 우핸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현대 엑센트의 러시아 버전인 솔라리스로, 거의 새 차를 주셔서 편히 운전했다.



첫 목적지는 바틀리냐 곶.

한국인 투어 여행객들이 타고 온 미니밴 몇 대 정도만 있고 한산했다.

굳이 맨 아래 바닷가까지 내려 가 바다 보고 앉아서 쉬며 사진 찍었다.



두 번째 목적지는 토비진 곶. 북한 모양을 닮아 일명 북한섬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향했다.

주차하고 한 시간 반 정도 걷는 트래킹 코스였는데, 사실 가는 길에 여우가 있단 얘기를 듣고 여우 보러 가야지 마음먹은 곳이었다.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건가? 아쉬워하던 차에 바라던 여우가 짠 나타났는데, 한국인 여행객들을 인솔 중이던 러시아 가이드 분이 초콜릿 있녜서 초코바를 드렸더니 조금씩 부숴서 여우도 주고 새도 주고 하더라고. 

얘네 몸에 좋진 않겠지만.. 다가와서 먹는 걸 보니 너무 귀여웠다.

 


꺄 진짜 여우라니.



어떤 분들은 육포도 싸 와서 엄청 주더라. 겨울에 배 고플 일은 없겠어.



걷고 또 걷고.



북한섬 도착. 어쭙잖게 닮은 모양이 아니라 정말 북한과 비슷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안전장치나 펜스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라 쫄보인 나는 얼른 돌아가고 싶었다.. 사람들은 거의 절벽까지 가서 사진을 잘도 찍는다.



트래킹 마치고 우수리스크로 이동.

선을 넘는 녀석들에서 블라디&우수리스크 독립운동 테마로 나온 편이 있어서, 영상을 예습하고 우수리스크로 향했다.



고려인 문화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식당으로. 다행히 고려인으로 보이는 직원이 있어서 손짓해 가며 주문은 성공했다. (고려인이라 한국어를 할 줄 알겠거니-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고려인 2세, 3세는 한국어를 아예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여기 직원 분도 고려인으로 보였으나 음식 이름 말고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듯했다.)


제일 인기 있다는 비빔밥과 냉국수를 시켰는데 중간에 한 직원 분이 우리 자리로 와서 러시아어로 블라 블라 비빔밥 블라블라 하길래 '비빔밥?'하고 되물었더니 결국 말이 안 통해서 됐다는 식으로 손을 내저으며 돌아갔다.

근데 알고 보니 이게 우리의 주문을 확인하려 했던 것.. 기다려도 음식이 나오지 않아 영수증 들고 가서 물어보니 그제야 다시 주문이 들어간 각이었다.. 아주 긴 기다림 끝에 겨우 식사. 흑.

심심한 비빔밥과 오이냉국 st의 냉국수. 오랜만에 쌀밥과 한식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밥 먹고 문화센터 들어 가서는 여러 영상, 자료들을 둘러보며 숙연하게 묵념.. 한국인들이 처음 연해주로 간 역사부터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역사 등 상상하기 어려운 고난이 가득했다.

나는 처음 왔을 때 우와 바다가 얼었다! 하며 신나게 산책했는데, 그 시절엔 건너가기 쉽게 두만강이 얼 때까지 기다렸다가 목숨 걸고 강을 건넜다고.. 중고등학교에서 국사 배울 때 여길 먼저 와서 경험했으면 좋았겠어.



문화센터에서 나와 최재형 선생 가옥으로 향하는 길.



최근 들어 이렇게 잘 꾸며 놓았다더라. 안에 들어 가 자료를 둘러보니 고려인 문화센터랑 많은 내용이 겹쳐서 새롭진 않았지만, 그 시절 멋진 의인들에게 감사하며 한 바퀴 돌고 나왔다.



블라디로 돌아가는 길



하루 종일 돌아다녔기에 저녁은 테이크 아웃해 들고 와 숙소에서 먹었다.

피자, 파이, 쁠롭, 사워크라우트와 조지아 와인으로 마무리.


모든 것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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